2011. 3. 3. 15:11ㆍ여행일기
테헤란에 도착한 날, 금요일 아침이다.
이란은 목, 금이 주말이기 때문에 금요일는 우리나라의 일요일과 같다.
호텔에 가서 짐을 풀어 놓고, 가져온 핫플레이트와 코펠을 꺼내어 라면 한 개 끓여 먹은 후, 피곤하고 졸리지만 잠을 깨기 위해 공원 산책에 나선다.
지금 자면 밤에 또 잠이 안와 시차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잘 시간이 될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공원의 초입이다.
만들어진 정원이지만 꽃들이 제법 피어 있는 모습이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따뜻한가 보다.
공원에 산책 중인 한 가족을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어 주었다.
딸래미 사진 몇 장 찍어 주었더니 나한테 줄 선물이 있다고 헐레벌떡 차까지 뛰어 가서 들고 오는 것이 자기 고향에 대한 안내 책자.
솔직히 별로 도움이 안되는 책이지만, 그래도 성의를 봐서 챙겨 넣고 사진을 보내 주기 위해 이메일을 교환했다.
이렇게 일상에서는 정감이 넘치는 이란사람들이지만, 사업이나 거래의 대상이 되면 약속도 잘 안 지키고 엄청 빡빡한 스타일로 바뀌게 된다.
이건 오리도 아니고, 백조도 아니고... 펠리컨 비슷하게 생긴 것이...
곳곳에 배드민턴과 배구공을 들고 나와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또 한 편에서는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아 놓고 싸가지고 온 음식들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들도 많이 보인다.
이 정도가 이란 사람들의 오락거리라고 할 수 있다.
음주가무 문화가 전혀 없는 나라이다보니 서민들의 생활은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별히 할 일이 없으신 노인 양반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앉아만 있는다.
수풀 속으로 들어가 야생화들이 자라고 있는 장소를 발견하였다.
공원을 한바퀴 돌고 나와 정문 근처에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들이 여럿 있다.
어느 가게가 가장 높게 쌓는가를 경쟁하는 듯...까딱 잘 못하면 땅바닥에 엎어 버려서 먹지도 못 하는데...
언젠가 한 번 사먹어 봤는데, 엄청 달아서 반도 못 먹겠더라.
도로 무단횡단은 기본이다.
횡단보도 표시가 있어도 그건 그냥 도로의 장식이다.
고속도로에서도 중앙분리대를 넘어 다닌다.
처음에 와서 길 건너는데 무섭고 적응이 안되어 한참을 머뭇거리곤 했는데, 이젠 나도 주머니에 손 꼽고 유유히 건너 다닐 경지에 이르렀다.
이 할아버지... 엄청 웃긴다.
내 카메라 들여다 보고는 자기도 한 사진 한다면서 자기를 찍어 달라면서 어이없는 포즈를 취한다.
그래서 찍어 줬더니 고맙다며 그냥 또 자기 가던 길을 간다. ㅋㅋㅋ
이란에서는 3월20일이 연말이다.
우리나라의 음력 설 같은 것인데, 신년을 맞이 하면서 약 보름 정도를 공휴일로 놀아 제낀다.
지금 한창 그들의 신년인 "노르즈"를 맞이 하기 위한 준비를 하려고 거리가 복잡할 시기이다.
시내의 중심상가 쪽은 발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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