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2. 22:18ㆍ일상에서...
여태껏 일출이란건 새벽잠 없는 노인네들이 시간이 남아서 보러 가는 것인줄 알았다.
가끔 박산행할 적에는 일출을 봤지만, 그건 산행 중에 그냥 보이는 일출이고... 내 평생 일출 그 자체만을 보기 위해 스스로 새벽에 일어나 집에서 나가 보기는 처음이다.
금요일 저녁, 제주지역 눈 소식에 두 번이나 연기시켰던 한라산행을 또 다시 하루 미루어 일요일에 잡아 놓고, 근교 출사지를 이리 뒤적 저리 뒤적하던 차에 한강 선유도공원이 눈에 들어 온다.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에서 사진들을 감상하던 중, 여의도 쌍둥이 빌딩 사이로 비집고 올라오는 뚱뚱한 햇님사진이 눈에 확 꼽혀 버리게 된 것이다.
나도 그런 사진 한 번 담아 봐야지... 하고 촬영 포인트까지 확인해 놓고, 토요일 새벽 졸린 눈을 비비며 선유도공원으로 향한다.
조금 일찍 도착하니 가로등과 다리의 불빛, 그리고 멀리 여의도 도심의 건물 불빛이 남아 있어 야경을 한 장 담아 본다.
어랏!! 근데 올라 오기로 한 장소에서 안 올라 오고 엉뚱한 곳에서 올라 오기 시작한다.
쌍둥이 빌딩 사이에서 올라 오는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한 장도 아니고 여러 장을 봤는데....왜 엄한데서 올라오냐....
당황스럽기 시작한다.
나중에 한강시민공원내의 편의점 주인한테 물어 보니, 해 올라 오는 자리가 날짜가 바뀌면서 조금씩 이동을 한단다.
쌍둥이빌딩 사이에서 올라오는 것은 신년 해맞이 할 무렵의 사진들이라고....
학교 다닐 때 지구과학 공부 좀 열심히 할 걸.... 오늘에야 알았다. 일출 포인트는 매일 조금씩 이동을 한다는 것을.....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그래도 아침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새벽을 여는 느낌이 나쁘진 않았다.
일출이 끝나고, 선유도공원으로 들어가 본다.
여기가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에서 선유도공원으로 이어지는 무지개다리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무지개 다리 위에서 여의도 방향을 다시 쳐다 본다.
하트 뿅~뿅~ 낙서들...
새벽 기온에 좀 쌀쌀했는데, 온실이 보여 들어 갔더니 따뜻해서 한참동안 몸을 녹이고 나온다.
온실 안에는 여러가지 봄꽃과 식물들이 오랫만에 내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선유도 안내센터 건물에 들어 갔다가 길을 잘 못 찾아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 갔는데, 미국영화에서 본 것 같은 독특한 분위기의 장면들이 눈에 들어 왔다.
자세히 보니 "순찰"이란 글씨가 보인다. 미국영화는 아닌가 보다...ㅋㅋ
출사지로 유명하다는 선유도공원도 겨울철에는 별로 눈에 들어 오는 것이 없다.
어제부터 큰 딸래미 승민이가 모락산에 한 번 데려가 달라고 하는데, 해 줘야지...당연히..
마눌님도 따라 붙는다.
작년에는 힘들어 죽는다고 인상 팍팍 쓰면서 올라 오던 것이 요즘 다이어트 한다고 운동을 좀 하더니 제법 잘 따라 온다.
의왕시와 안양시가 다 내려다 보인다.
모락산을 내려와 집에 와서 씻을 틈도 없이 배낭정리만 하고 또 여의도에 있는 결혼식장으로 나간다.
내일 한라산 가려면 새벽 4시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걱정이 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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