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2016. 1. 19. 14:01산행일기

- 산행일자 : 2016년 1월 16일

- 산행코스 : 모악산 유스호스텔-화율봉-배재-장근재-남봉-모악산 정상-북봉-심원암-금산사 (원점회귀)

- 산행동무 : 산고파, 바다, 써니, 연우

 

12월 비봉산행 때 코가 꿰였던 모악산행 날짜가 돌아 왔다.

버스 안에서 그날 처음 얼굴을 내비친 나를 산고파님이 나름 띄워주신다고 "전국의 명산 원정산행하는데 프로페셔널"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엮인 산행지가 모악산이고 말 나온 김에 날짜도 잡아 버리자며 한게 오늘이다.

그러는 사이에 평촌제일산악회 정기산행에 한 번 더 다녀오고 나니 이제 웬만한 주요인사(?) 분들은 다 낯을 익혔고, 오늘의 멤버들도 제법 친해진 터라 약속할 당시에 걱정했던 서먹서먹하던 분위기는 거의 없어지고 스스럼 없는 농담도 주고 받을 정도가 되었다.

 

마침 같은 날, 블친님들은 샷마스타의 차를 이용하여 무등산행을 하러 간다는데, 얼추 시간을 계산해 보니 우리랑 고속도로 경로나 시간대나 비슷할 것 같아 전화를 해 보니 바로 1킬로미터 뒤에서 달리고 있다고...

그리하여 여산휴게소에서 상봉을 하게 되는데....

 

퍽!! 퍽!!

복싱을 배우는 나비공주님으로부터 체중이 실린 복부 훅 두방, 곧 이어 수가님한테서 옆구리 또 한방!! 배신자에 대한 응징이라고 하신다. ㅋㅋ

그렇게 한바탕 소란을 피우며, 그 와중에 저쪽 팀 남자멤버 한명을 영입해 보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지조가 강한 펭귄님과 강선수는 꼼짝을 하지 않고, 샷마스타는 차만 자기 차가 아니면 오겠다는 접대성 멘트만 날려대고...

 

뻔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악산 등산코스를 요상하게 구부리고 늘려서 14킬로로 만들어 놓았다.

뭐 대외적으로는 금산사 입장료 두당 2천5백원을(하산 때 보니 3천원으로 올랐더라~) 아끼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산이 고파서 그런 것이리라고...

하산해서 피터팬님께 산행보고를 드렸더니, 그분도 그러셨다. 그러게 왜 산이 고픈 사람한테 코스디자인을 맡기냐고... ㅎ

 

5명이면 만이천오백원이 작은 돈이냐고 다시 한 번 중얼거리며 화율봉을 향해 앞장 서 걸어가고 있는 산고파님.

 

 

 

 

아무것도 모르고 눈이 보인다고 좋아하며 그 뒤를 따라 가는 순진한 시골 아낙네 세분, 전주댁, 나주댁, 정선댁...

 

 

 

 

초입에 산고파스타일의 능선접근방식 때문에 길 같지도 않은 사면을 대충 치고 올라간 것을 빼고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순탄한 산길이 이어지고...

출발한지 약 한시간 정도 지났을까? 술상을 보라는 대장님의 지시가 떨어진다.

 

 

 

 

안주는 홍어와 홍어코(풍경소리님이 알려 주셨음), 전과 문어 등등...

주종은 더덕주와 소주, 매실주 등등...

나는 더덕주 한입 맛보고 엣퉷퉷!! 매실주는 굿~~

 

 

 

 

홍어에는 삼합을 먹어야 한다며 가져온 편육을 썰기 시작하는 산고파님.

 

 

 

 

나 같으면 이미 취해서 자빠졌을만큼 마셨는데도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는.... 오히려 혈색이 좋아지신 듯 하다.

 

 

 

방금전 내려온 조망 좋은 봉우리가 화율봉이었지 싶다.

 

 

 

 

모악의 母자를 닮아 부드럽고 편안한 능선길이 계속 이어지며 남은 거리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줄어 들기 시작한다.

 

 

 

 

 

 

 

 

정상을 얼마 남겨 좋지 않은 넓은 공터에는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이 소복히 덮여 있고, 그곳에 오늘의 점심상을 펼친다.

 

 

 

한시간여를 넘게 먹고 마시며 간간히 19금 토크도 곁들여 가면서...

 

 

 

 

이제 정상이 바로 코앞이다.

 

 

 

 

 

 

 

 

뒤로는 우리가 오늘 걸어 온 화율봉부터의 산줄기가 펼쳐져 있는데... 시야가 썩 좋지 않은 날이다.

 

 

 

 

정상에 도착하니 산행객들이 몇몇 보인다.

연우님은 고향땅에 있는 산에 처음 올라보니 감회가 깊은 모양이시다.

언젠가 구례 출신 안선배가 지리산에 처음 올라 그랬던 것처럼....

 

 

 

 

발 아래는 하산길에 거쳐갈 북봉이 하얗게 눈을 이고 있는데, 매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제법 걸을만 하게 보인다.

 

 

 

 

 

 

 

 

이제 하산길이다.

씨유 어게인 모악 마운틴~~~

 

 

 

북봉에는 장사집도 있는 걸 보니 평소에는 산행객들이 많이 찾는가보다.

 

 

 

 

 

 

 

심원암.

이후로는 계속 포장도로를 걷는다.

 

 

 

 

 

 

 

 

 

 

 

 

 

 

 

 

금산사.

이곳에 도착하니 비로소 타계하신 숯댕이눈썹님의 추억이 짙게 그리워진다.

2011년 4월 2일, 들머리에서 산에 올라가 먹으라며 음식보따리 한아름 안겨주시던 모습, 손수 차량을 날머리까지 이동시켜서 가능한 많이 걷지 않도록 바로 매표소 앞까지 올려다 놓아 주셨는데... 오늘도 걸어 내려가면서 그때 그 자리를 확인해 본다.

정말 사람좋고, 정 많은 분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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