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2014. 5. 4. 09:50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4년 5월 3일

- 산행코스 : 영화주제공원-황매평전-황매산정상-황매평전-산불감시초소-철쭉군락지-모산재-돛대바위-모산재-철쭉군락지-황매평전-영화주제공원

- 산행동무 : 혼자

 

올해는 황매산철쭉을 꼭 보고 넘어가야겠다고 진작부터 마음을 다지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일림산을 다녀오고 나서는 철쭉에 대한 미련이 많이 사그러 들면서 올해도 그냥 넘어가는가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어느 블로거의 황매산의 새벽 일출과 운무와 어울어진 철쭉사진을 보고 다시금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연휴후반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기에, 갈 수 있는 날은 토요일 아니면 일요일..

토요일이 날씨도 좋다는데, 하루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시간에 부랴부랴 코스 파악하랴 일출포인트 파악하랴... 참 부실하게도 준비했다.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집에 와서 옷갈아 입고 바로 나가려는데, 고속도로교통정보가 하행선이 온통 빨간색이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면서 새벽에 일어나지면 가고 아님 말자.  이렇게 또 황매산이 물건너 가는가 싶었는데, 잠도 못자고 뒤척이다 보니 12시.

다시 배낭 싸고, 맥도널드와 편의점에서 먹거리 좀 사고 1시쯤 황매산으로 출발~~

 

부실했던 사전 정보 덕분에 일출을 찍는다면서 차를 가지고 올라가는 들머리를 아무 생각없이 능선 서편에 위치한 영화주제공원으로 삼는다.

덕분에 컴컴한 새벽, 능선을 넘어 동편으로 이동하는 와중에 미로와 같은 키높이 철쭉밭에 잘못 들어가 길을 잃고 빠져 나오느라 등산복과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어렵게 능선에 오르긴 했는데, 광활한 평전 위에서 괜찮은 일출포인트를 찾기에는 너무 막막했다.

당연히 진사님들이 진을 치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애시당초 시작지점이 잘 못 되었으니 진사님들이 있을리가 없었다.

 

어찌어찌 어설픈 철쭉군락지 하나 발견하고, 동쪽을 겨냥하여 카메라 장전을 하고 있는데...

일출시각이 다 되어도 붉은빛이 보이질 않고 하늘엔 두터운 구름층만 보인다.

게다가 어찌나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지....

 

 

 

 

일출시각으로부터 한시간이 지나도 빛이 들어 올 생각을 않으니...

 

 

 

 

 

 

 

 

일출이고 뭐고, 약이 오를만큼 올라 산행이나 해야겠다 생각하는데...

어제 누가 그랬다. 캠핑장에서 올라 정상을 찍고 그대로 직진하면 모산재라고... 그렇다면 저기 정상 반대방향으로 보이는 베틀봉을 먼저 찍고 와야 하는가?

GPS지도를 보면 정상을 찍고 다시 내려와 반대방향으로 가야 모산재인걸로 나오는데...

칼바람이 몰아치는 속에서 한참을 갈팡질팡하다가 어느 믿을 만한 분의 말을 듣고 나서야 지도가 맞다는 것을 알았다.

 

 

 

 

황매산 정상으로 가는 도중 뒤돌아 본 황매평전.

이제서야 햇살이 살며시 비추기 시작한다.

능선데크길을 중심으로 좌측이 동쪽, 우측이 서쪽이다.

따라서 일출포인트는 좌측인데, 진사님들이 많이 포진하여 그럴듯한 사진을 담아 오는 곳은 좌측 평전 끝에 하얗게 보이는 오토캠핑장 주변이라는 것을 나중에 산행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측서편에서는 일몰도 많이 찍는 모양이더라.

 

 

 

 

 

 

 

 

 

 

 

 

정상 아래 따스한 바위 위에 자리 잡고 얼었던 몸을 녹이며 햄버거와 커피로 아침식사를 마친 후, 다시 황매평전으로 내려와 베틀봉을 지나 모산재까지 천천히 걷는다.

 

 

 

 

오토캠핑장 주변에서 오늘 많은 시간을 보낸다.

왜냐하면 이 주변의 철쭉이 지금 가장 많이 피어있어 보기 좋았고 철쭉과 어울어지는 주변경관이 보기 좋았기 때문에.

그러면서 내가 장소를 잘 못 잡았구나.. 하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운무가 펼쳐지는 날에는...

 

 

 

 

 

 

 

 

 

 

 

 

때때로 뒤돌아 보기도 하면서... 걸어 내려온 산불감시초소 방면.

 

 

 

 

 

 

 

 

 

 

 

 

 

 

 

 

 

 

 

 

 

 

 

 

황매산에서 철쭉과 어울어진 사진을 멋지게 담으려면 카메라의 높이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키가 큰 황매산의 철쭉 위로 쏟아지는 일출 무렵의 노란햇살과 그 뒤로 펼쳐지는 풍경을 앵글에 담으려면 사람의 눈높이에서는 절대 불가능하겠더라.

철쭉군락지 주변 길을 걷다 보면 사람이 앉아 쉬기에는 꽤 높아 보이는 평상들이 곳곳에 보이는데, 그 용도를 알게 되었고, 이곳의 진사님들이 사다리를 가지고 다니는 이유도 알게 되었다.

 

 

 

 

 

 

 

 

 

 

 

 

 

 

 

 

 

 

 

 

모산재에 도착하여 뒤로 돌아본 평전의 모습.

 

 

 

 

모산재 끄트머리 바위 위에 앉아 멀뚱멀뚱 주변을 내려다 보는 시간이 참 좋다.

풍경소리님이 알려준대로 저기 돛대를 찍고 와서 순결바위능선으로 하산하여 택시를 불러 내가 차를 댄 곳을 가려면??

합천에서 산청까지 요금이 만만치 않겠다 싶어 그냥 같은 합천에 있는 오토캠핑장까지만 와서 능선을 걸어 넘어야겠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돛대바위.

 

 

 

 

다시 모산재로 올라와 아까 그자리에 앉아 또 멍때리기 시작~~

 

 

 

 

 

 

 

 

오늘 운동량도 많이 부족하고 택시를 부르기도 번거롭다.

게다가 아직 12시도 안되었는데, 그냥 주차한 곳까지 걸어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토캠핑장에서 능선을 가로질러 반대쪽 사면에 위치한 영화주제공원까지 길이 연결되어 있다.

그 옆으로는 지름길도 있어 나는 지름길로~

 

 

 

 

오후 들면서 사람들도 많이 올라 왔다.

대부분이 행락객들.  여성분 중에는 짧은 치마에 뾰족구두도 가끔 눈에 띄고...

 

 

 

 

 

 

 

 

영화주제공원으로 원점회귀.

 

 

 

날밤을 꼴딱 세웠는데도 이상하게 피곤함이 없다.

졸리면 한숨 자고 출발하려고 했는데, 몸에서는 기운이 샘솟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 "안의" 표지판을 보고 급차선변경을 하여 고속도로를 빠져 나가 갈비탕 한그릇 사먹고 갈비찜 대짜로 하나 포장해 달라 하고...

역시 배부르고 등이 따시니 졸음이 몰려 온다.

졸음쉼터에서 한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나니 개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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