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19. 19:05ㆍ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2년 10월 19일
- 산행코스 : 상가지구-동심바위-마천대-낙조대-칠성봉전망대-금강구름다리-상가지구
- 산행동무 : 산여인
갑자기 대둔산이 끌린다. 그것도 새벽의 아련한 풍경이...
저 아래 넓게 펼쳐진 산그리메에는 운무가 철철 넘쳐 흐르고, 그 위로 드리워진 일출의 붉은 기운... 그 풍경을 보고자 하는 기대를 품고 새벽 02:30분 서울을 출발한다.
아주 널널한 고속도로를 과속도 하지 않고 천천히 달려도 2시간만에 상가지구에 도착하고, 30분 정도 차안에서 대기하다 5시 정각에 출발~
아~~ 이런!! 요즘 정신을 어디다 놓고 사는지.. 일출산행한다면서 렌턴을 안챙겨 오다니...
마음씨 고운 산여인님, 자신이 나의 등불이 되어 주겠다며 앞장 서 걸으신다.
그 여인의 잰걸음을 쫓아 가려니 아주 죽을 맛... 게다가 불 비춰 주면서 있는 생색, 없는 생색 다 낸다. 내참~ 더러워서...
몇차례 발도 헛디디고, 이대로 쫓아가다가는 정상에 오르기도 전에 퍼질 것 같은 예감에 비장의 무기인 핸드폰 렌턴을 밝히니 헤드렌턴 보다 10배는 밝은 것 같다.
발걸음만 빠르지... 겁은 또 딥따 많은 산여인님, 이제 신경쓰지 말고 먼저 올라 가라 해도 밤길이 무서워 어차피 빨리 가지도 못한다. ㅋㅋ
결국 1시간 10분만에 마천대 도착, 앞으로 내 평생 대둔산에서 이 정도의 랩타임을 끊을 일을 결코 없을 것 같다.
여명이 밝아 오는 동쪽하늘을 바라 보니, 지평선에 두툼한 구름띠가... 깨끗한 일출은 글렀고, 아침 요기를 하며 느긋하게 움직인다.
일출시각을 한참 지나 겨우 구름띠를 뚫고 올라 오는 태양.
그리고 또 한참을 더 기다려 햇살이 산의 사면을 비추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풍경을 감상하기 시작한다.
오늘 내려 오면서 기대했던 운무, 일출, 단풍... 이 세마리 토끼 중에 두마리는 이미 멀리 달아나고, 그나마 볼만한 단풍만 열심히 사냥한다.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이 내려다 보이는 멋진 풍경.
운무에 대한 아쉬움에 산그리메라도 담아 보고...
이제 마천대를 떠나야 할 시간. 낙조대로 향하는 이 능선길에서 진사님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는 장군봉포인트를 탐색해 보기로 한다.
우측 맨앞에 보이는 봉우리의 바로 뒷편, 소나무 한그루와 사람들이 서 있는 봉우리가 바로 그 곳.
뒤돌아 본 마천대.
적당한 곳에서 전망이 보이는 봉우리를 기어 올라 와 봤는데, 지나쳐 왔다.
우리가 올라 온 곳이 이 곳, 능선을 따라 다시 마천대 방향으로 빽!!!
드디어 찾았다. 장군봉 포인트.
이곳에서 바라본 운무깔린 풍경이 멋지던데.. 오늘은 영 아쉽다.
아까 마천대에서 일출이 반대쪽에서 올라 오는 것으로 알고 계시던 오두막III 유저 진사님께서 하시던 말씀... 오늘이 최악의 상황이란다.
하지만, 이곳에서 며칠째 머무르며 기다리시던 한 도인 같은 분께서 최악의 상황은 비오고 안개낀 날이라고... 맞는 말씀이시네.. ㅋㅋ
그분 말씀이 내가 기대하는 그런 운무는 여간해서 보기 힘들다고 하신다. 자신도 지금 며칠째 기다리는데 못만났다고... 아마도 만나야 내려가실 듯.
장군봉이라고 한다. 이 장군봉 바로 위에 있는 전망터라 장군봉포인트라 불리운다고...
낙조산장.
낙조대에선 별다른 풍경이 없어 그냥 내려 와서, 마천대 방향으로 걷다 만나는 능선삼거리에서 용문골 방향으로 칠성봉전망대를 찾아 내려 간다.
용문굴.
내가 좋아하는 칠성봉의 전경.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6장을 찍어 이어 붙였다.
칠성봉의 풍경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따로..
칠성봉 전망대를 나오는 길에 서있던 입간판에 붙어 있던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어 3명의 블벗님들께 장난 삼아 보내 본다.
한 분은 마침 갈 곳이 마땅찮던 차에 당장 내일 대둔산에 가겠다고...
또 한 분은 대번에 입간판 사진으로 장난 치지 말라는 경고...
마지막 한 분은 애니팡하는데 방해되니 이런 메시지 보내지 말라고 짜증.. ㅋㅋ
재밌다~~
저기 중턱에 보이는 칠성봉 전망대에서 금강구름다리 쪽으로 다시 이동하는 중.
이곳 금강구름다리 주변에서 오늘의 마지막 풍경을 담아 본다.
비록 원하던 운무는 못보았지만, 대둔산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졌던 하루... 만족!! 만족!!!
아 맞다!! 오늘 새벽, 나의 등불이 되어 주신 그 분께도 감사~~
하산 하니 이제 겨우 12시. 하산해서 점심 먹어 보기도 처음인데... 일러도 너무 이른 시각에 잘 적응이 안된다.
하지만, 내일과 모레를 위해 일찌감치 귀가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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