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3. 16:23ㆍ산행일기
소청대피소를 떠나면서부터 서서히 단풍색이 짙어지기 시작하는데, 한편으로는 태양이 거대한 구름대 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빛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답사대장님이 일러주신 시간안배계획은 이미 물건너간지 오래이고, 지연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발걸음을 빨리 해야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단풍들 때문에 오히려 속도는 더 떨어진다.
에라이~~ 늦으면 용대리까지 슬슬 걸어 가지 뭐....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사람들이니까~~
처음 찾아 본 봉정암. 이 깊고 험한 산중턱에 있는 암자가 이렇게 거대하고 사람들이 바글대는지...
머리 속으로만 그리던 그 이미지가 확 깨던 순간...
저 멀리 사리탑이 보인다.
사리탑 오르는 길.
신성한 경내에서 나도 모르게 마구 튀어 나오는 욕지꺼리... 아~ 1818 , 너무 멋져~~~
곰돌이 바위와 용아장성. 이곳에서 금줄만 넘으면 바로 용아 시작이란다.
강선수의 논리에 의하면 신선대에 발만 담그면 공룡 갔다 온거라던데... 그렇다면 나도 용아나 잠시 다녀올까?
이 길이 다른 계절에도 이렇게 아름다울까?
비록 햇살이 없어 조금 밋밋한 느낌은 있지만, 그 나름대로 그림같은 풍경.
오늘 코디 제대로 하고 오신 솔맨님. 단풍에 파묻히면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되어 버리는 탓에 사진 속에서 사람 찾느라 애 많이 먹었다는....ㅋㅋ
쌍폭??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단풍 사이로 흘러 내려 하나의 담으로 합쳐지는 두개의 폭포 줄기.
수렴동대피소를 못미처 단풍의 색이 서서히 사라지고, 그와 함께 봉정암에 놓고 왔던 정신줄도 돌아 오고....
눈 앞의 현실은 백담사에서 7시에 용대리로 출발하는 마지막 셔틀버스를 타느냐 하는 문제가 놓여 있다.
장거리 산행에 지쳐 있을 법한 레테님이 뛰기 시작한다. 나도 따라서 뒤쫓아 가고... 다행히 길은 순탄한 평지와 다름없는 길.
언젠가 지심도에서 나가는 배시간에 맞추기 위해 땅을 쿵쿵 울리며 뛰어가던 펭귄님이 연상되던 순간.
영시암을 지나면서 속도를 더 내고, 결국 7시에서 2~3분 모자란 시각에 버스에 올라 탄다.
하지만, 우리보다 더 한 사람들... 늦게 하산하는 일행을 위해 버스를 잡고 있는 한 무리의 산행객들.
뒤늦게 도착한 그 일행들을 보니 내가 열나게 뛰어 내려갈 때 영시암에서 룰루랄라 구경하던 아지매들... 대단해요~~
'산행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방태산에서 혼자 놀기 (0) | 2012.10.14 |
---|---|
밀양 재약산 산행기 (0) | 2012.10.07 |
설악산 - 오색에서 소청대피소까지 (0) | 2012.10.03 |
추석연휴 첫날, 관악산에서... (0) | 2012.09.29 |
장흥 천관산 산행기 (0) | 2012.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