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방태산에서 혼자 놀기

2012. 10. 14. 01:15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2년 10월 13일

- 산행코스 : 방태산 자연휴양림-주억봉-구룡덕봉-매봉령-휴양림 (원점회귀)

- 산행동무 : 혼자

 

몇군데 그런 산이 있지만, 방태산도 나한테는 참 가기 어려웠던 산 중에 하나였다.

보기 드문 원시림을 지니고, 야생화도 많으며, 조망도 좋다는 말을 듣고 수차례 계획만 잡았다가 어긋나 미루고 미루던 방태산...

마침, 블벗님들이 이번 주말엔 영남알프스로 다들 비박이다, 무박이다 하며 떠나기로 하고... 나는 지난 주말에 다녀왔던 영알을 또 가기엔 너무 힘이 부칠 것 같아 너무 멀지 않은 곳으로 홀로이 단풍구경을 계획한다.

 

오대산의 상원사-월정사 옛길 구간과 방태산을 놓고 저울질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 방태산으로 낙점!!

매스컴에서 설악산 단풍의 절정기가 이번주라고 떠들어 대는 바람에 새벽부터 경춘고속도로가 버글버글 댄다.

동홍천을 빠져 나와 화양강 휴게소 화장실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서서 한껏 다리 오무리고 발 동동 구르는 아짐씨들을 구경하며, 엊저녁 사다 놓은 만두와 커피 한잔으로 차안에서 아침식사를 가볍게 마친다.

 

화양강 휴게소 가던 길에 잠시 차를 세우고 황금빛 들녘을 구경도 하고... 혼자라고 너무 느긋한건 아닌지...

 

 

 

 

산여인님이 휴양림 입장료는 없다고 했는데, 매표소 앞에 두명이나 지키고 서서 주차비와 입장료를 4천원씩 걷어 간다. 그럼 그렇지...

이건 분명 산여인님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그 여인이 책임을 져 줄런지 의문이다.

 

 

 

 

사실, 올해 단풍은 설악 구곡담계곡에서 원없이 보았기 때문에 방태산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에서도 웬만한 단풍은 눈에 들어 오질 않더라.

하지만 방태산의 적가리골 계곡에는 크고 작은 폭포들이 많고, 그 폭포의 물줄기와 주변의 단풍이 어울어진 모습을 보는 것이 방태산으로 결정한 주 이유였다.

ND필터도 없이.. 싸구려 삼각대로 하다 보니 화질도 떨어지고, 물줄기의 흐름이 삼각대에 전달되어서인지 미세한 흔들림이 보인다.

 

 

 

 

 

 

 

 

방태산에서 가장 유명한 이단폭포. 역시 가장 많은 진사님들이 몰려 계셨다.

 

 

 

 

 

 

 

 

 

 

 

 

 

 

 

 

 

 

 

 

이렇게 놀다 보니 어느덧 두시간이 흘러 가고... 시간 차~암 잘 간다~~

더 올라가면 복잡할 것 같아, 그리고 계곡 구경도 좀 할겸, 2단폭포 근처 넓직한 공터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갈림길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좌측 구룡덕봉 쪽으로 방향을 잡는데, 나는 우측의 주억봉 방향으로 오르기로 한다.

왜냐하면, 오늘 제대로 땀 좀 빼 보려고...

 

 

 

 

 

 

 

 

음... 생각했던 것 보다 땀 나오는 속도가 많이 빠르다. 배도 고프고, 작전상 잠시 후퇴...

과일로 시장끼와 갈증을 좀 달래 주고...

 

 

 

 

과연, 그 오름길의 경사도가... 2010년 어느 비오던 여름날, 반대로 하산하며 펭귄님이 밧줄에 코박고 가을향기님은 쫄라당~ 철퍽할만 하다.

이 근처 어디에선가...

 

 

 

 

휴~~ 누구 말대로 되다~~ 한숨 돌리고 바로 주억봉으로..

 

 

 

 

 

 

 

 

주억봉 정상에선 사방팔방 조망이 시원하다.

혼자 신나서 이리저리 미친 멍멍이 마냥 뛰어 다니며 열심히 찍었는데, 세팅이 이상하게 잡혀서 그림이 이렇게 멍청하게 뭉그러지고...

구룡덕봉 방향으로 걸어갈 능선길.

 

 

 

 

 

 

 

 

설악 방향으로... 서북능선과 대청봉 라인이 뚜렷했는데, 사진은 이리...

 

 

 

 

주억봉 아래 조망 좋고 따뜻한 양지에 자리 펴고 눌러 앉아 옆집 54년생 아저씨들이랑 이야기 하며 점심 먹고, 커피까지 한잔하고...

그 아저씨들, 퇴직하고 여유롭게 이산 저산 찾아 다니신다는 말을 들으니 좀 부럽기도 하다.

어제 홍천으로 와서 한잔하며 자고, 오늘은 또 속초가서 자고, 내일은 설악공룡에 가신다던데...

구룡덕봉까지는 걷기 딱 좋은 완만한 내리막이니 한달음에 뚝딱 도착했다. 

 

 

 

 

구룡덕봉에서 바라 본 주억봉.

 

 

 

 

매봉령 방향으로...

 

 

 

 

구룡덕봉 아래 헬기장을 지나 좌측으로 리본이 잔뜩 묶여진 샛길을 그냥 지나쳤는데, 곧 나올 줄 알았던 갈림길이 나오지 않아 불안하다.

앞에 가는 분한테 휴양림 내려 가는 길을 물어 봤더니, 이길은 아침가리로 가는 길이라네... 워메~~

순간, 당황해서 스마트폰 켜서 확인해 봤더니 갈림길 코앞이드만.. 맞게 가고 있었는데.. 요즘 스마트폰이 산에서도 길찾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다리 뒤로 내 카니발이 보인다. 휴~~ 오늘 오름길, 내림길 열나게 달렸다.

방태산도 정상부근, 매봉령 위로는 단풍이 다 지나갔고, 매봉령 아래 쪽에서 계곡 상단까지 단풍이 절정이었다.

신기한 것은 계곡 중단부분은 아직도 푸르기만 한데, 더 내려온 계곡 하단과 휴양림 구간은 다시 단풍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

 

 

 

 

덤...

50킬로 우습게 봤다가 1000미터 고지 한개 포함 총 두개의 꼬불꼬불한 고개를 넘어 한시간 이상 달려 찾아간 은행나무.

3~40분이면 갈 줄 알았는데... 너무 늦어 도착하니 이미 해는 떨어지고... 후다닥 다녀 갔다는 증거만 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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