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생화 보러 가는 길 - 물매화랑 해란초

2012. 9. 9. 11:10여행일기

2012년 9월 8일.

 

휴가까지 하루 쓸 작정을 하고 야심차게 계획하고 준비해 온 가을맞이 지리산 구절초산행이 일/월요일 비소식 때문에 허무하게 무산되어 버리고, 요즘 흔한 말로 "멘붕" 상태에 돌입, 멍하니 하루를 보내고 있던 금요일...

게다가 마눌님은 금요일 저녁에 아이들 데리고 1박2일 놀러 갔다 오겠다고 한다.

 

비예보가 있으면 왠만해서 잘 움직이려 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이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는 비를 감수하더라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지금 막 피어나기 시작한 가을 야생화들을 보러 가기로 계획하게 된다.

 

강원도의 어느 계곡으로 접어 드니 철철 넘쳐 흐르는 물길 옆으로 물매화 몽우리들이 이제 막 꽃을 피울 준비를 마치고 있었고, 성격 급한 몇몇 아이들은 이미 몽우리를 터뜨리고 있었다.

그리고 물길 옆 바위절벽 틈에는 처음 본 병아리풀이 앙증맞게 자리를 잡고 있고....

차를 타고 계곡물길 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오락가락 하는 빗줄기 속에 차안을 들락달락하면서 노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보기에는 너무나 예쁘고, 고고하며, 한편으로는 섹시해 보이기까지 한 "립스틱 바른 물매화"... 하지만 사진으로 그 느낌을 옮기기에는 너무 어렵다.

너무 일찍 찾아 온 덕에 피어난 개체수도 얼마 되지 않아 모델들도 별로 없고...

잘 담을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 뻥뻥치는 그녀를 조만간 만나 한수 배워 봐야겠다.

 

 

 

 

 

 

 

 

 

 

 

 

 

 

 

 

 

 

 

 

 

 

 

 

 

 

 

 

솔체꽃.

 

 

 

 

 

 

 

 

물봉선.

 

 

 

 

물매화가 있는 계곡에서 한참을 놀고, 강릉의 바닷가로 해란초를 구경하러 자리를 옮긴다.

아주 오래 전, IMF 이전 이니까 15년도 더 되었지... 그때 아는 사람을 따라서 강릉에 왔다가 먹어 봤던 감자옹심이가 강릉에만 오면 생각이 나곤 했다.

그래서 옹심이를 먹자고 해서 펭귄님이 찾아 내신 맛집.... 그런데, 이 집에 나의 15년전 어렴풋한 그 기억 속의 그 집일 줄이야....

허름한 옛날 가정집대문의 분위기부터 집안으로 올라서는 현관문, 그냥 가정집 방안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 듯한 그 독특한 분위기... 새록새록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 난다.

 

 

 

 

그래서였을까? 옹심이 칼국수의 맛 또한 일품~~

 

 

 

 

올봄부터 바다가 무척 그리웠다. 가까운 인천 앞바다 말고, 맑고 투명한 느낌의 동해나 남해 바다의 그 느낌이....

동해안이 가까와 지면서 강릉시내에서부터 느껴지는 바다위 하늘의 그 느낌.. 이미 가슴이 설레이기 시작했고, 모래사장에 도착하는 순간, 이곳에 온 주목적인 해란초는 잠시 잊혀진다.

그냥, 해안도로를 따라 통일전망대까지 드라이브나 할까?

 

 

 

 

물기 하나 없어 보이는 모래밭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이 녀석과 눈맞춤해 보겠다고 함께 납작 엎드려 본다.

 

 

 

 

 

 

 

 

 

 

 

 

 

 

 

 

 

 

 

 

 

 

 

 

순비기나무.

 

 

 

 

이녀석은 갯씀바귀.

 

 

 

 

 

 

 

 

 

 

 

 

 

 

 

 

 

 

 

 

 

 

 

 

 

 

 

 

 

 

 

 

 

 

 

 

해질녘까지 마냥 머물고 싶은 이 바다와 멋진 하늘을 뒤로 하고 이제 집으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