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4. 22:16ㆍ여행일기
작년 걸었던 죽성~해운대 구간의 갈맷길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이기대구간에 들어간다.
원래는 동생말에서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어찌 하다보니 이기대공원 주차장으로 오게 되었고 예정된 거리보다 900미터 정도를 더 걷게 된다.
부산의 해안트래킹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시는 레테님이신데, 오랫만의 어제 금정산행에 컨디션 난조를 보이시며 지켜 보는 나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하지만, 트래킹을 마치고 되돌아 오는 길에 들린 안경점에서 만오천원을 예상했던 안경을 단돈 5천원에 구입하고 나서부터는 갑자기 또 기분이 좋아지셔서 다행~~
부산의 해안트래킹길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기대길을 이제 시작한다.
남녘의 봄이라고는 볼 수 없는 쌀쌀한 날씨 때문에 모두들 꽁꽁 싸매고 몸을 움추린 채로 걷기 시작한다.
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철이를 닮았다고 규리를 살짝 건드려 보았다.
우리가 어제밤 야경을 찍었던 장소에서 마린시티를 사이에 두고 건너 온 지점이다.
때깔 좋은 바닷물빛이 시원하게 펼쳐진 장면은 언제 보아도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인데...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도 그럴까?
햇살도 좋고, 해안을 따라 꼬불꼬불... 오르락 내리락 하는 목책길과 데크길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아저씨~~ 거서 뭘 그리 쳐다 보슈?
뒤돌아 볼 때마다 조금씩 멀어져 가는 광안대교와 마린시티...
참으로 멋진 길...
커다란 바위틈 사이로 밀고 들어오는 파도가 신기해서 담아 보았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별나다고 생각할 수도....ㅋ
과일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었다 가는 시간, 인기가 많은 규리를 향해 양옆에서 대포를 쏴댄다.
반대편 대포에서 나온 사진...
이기대길은 해안가로 걷는 길과 숲속으로 걷는 길이 나란히 뻗어 있는데, 중간에 교차하는 구간이 있어서 해안가 길을 걷다가 지루해 질만하면 숲길로 옮겨 걸어갈 수도 있었다. 지금부터는 숲길로 들어가 걸어 보기로 한다.
앞에 보이는 농바위 뒤로 오륙도가 가까이 온걸 보니 이 길도 거의 끝나감을 느낄 수 있다.
비교적 짧은 거리에 아쉬움이 조금 남았지만, 그 정도가 딱 좋은 법. 그래야 다음에 또 와 보고 싶은거라지~~
징글징글 32킬로씩 한꺼번에 걸으면 다음에 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면서...ㅋㅋ
싱그러운 유채밭길을 지나니 오륙도가 바로 코앞에 다가 온다.
이 걸음을 여기서 끝내기가 아깝지만 배도 고프고 집으로 가야한다는 현실이 앞에 있으니....
오늘도 우리 귀염둥이 아가씨와 기념사진을 끝으로 트래킹을 마무리 한다.
수고했어 규리~~ 삼촌이 쩌~기 멀리까지 가서 국화빵 사다준거 잊지 말아~~~ㅋㅋ
마침 도착한 버스를 타고 이기대공원으로 되돌아가 차를 회수하고, 60년 전통의 맛집이라는 남포동의 18번 완당집으로 향한다.
아주 얇은 피로 빚은 만두의 일종인데, 만두귀신인 내 입맛에는 딱이다.
부드러운 식감이 씹지 않아도 술술 넘어가는 것이 국물 빼고 먹는다면 3~4그릇은 앉은 자리에서 뚝딱할 수 있을 것 같다.
주문한 완당을 기다리는 동안 사온 국제시장의 또 다른 명물 먹거리인 씨앗호떡이란다.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먹어서 유명해지기도 했다고....
이미 시간이 늦어서 예정되었던 태종대길은 다음 기회로 넘기고 이번 부산여행은 여기에서 마무리 하기로 한다.
다음에 또 만날 기대 속에 아쉬운 작별을 하고 여수로, 포항으로, 서울로 향한다.
샷마스타한테 운전대를 맡기고 차에 올라타자 마자 바로 골아 떨어졌는지... 양이레님이 내릴 경주에 도착할 즈음에 눈이 떠졌다.
웬걸, 샷마스타는 조수석에 앉아 졸고 있고... 2종면허를 가진 강선수가 운전을 하고 있다. 순간 오싹한 이 느낌....
경주에서부터는 내가 운전대를 잡고 사당역까지 논스톱으로~~ 스마트폰으로 교통정보 확인해 가며 요리조리 막히는 구간 피해가며 비교적 빠르게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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