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2. 14:15ㆍ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2년 7월 1일
- 산행코스 : 선어치고개-소구니산-유명산-유명산계곡-유명산휴양림
- 산행동무 : 레테, 초록별
오랫만의 비소식 때문에 아무런 계획을 잡지 않았던 지난 주말, 토요일 오후 들면서 수도권지역은 대부분 비가 그치기 시작하고 예보 상으로도 일요일은 비가 오지 않는 것으로 나온다.
갑자기 머리 속이 바빠지기 시작하고, 여기저기 혼자서 갈만한 산을 생각해 보는데...
비 내린 다음날 아침 운무가 끝내줄까? 계곡에는 이제 물줄기가 좀 시원해졌을까?
고민하던 차에 마침 레테님께서 산악회를 따라 소구니산과 유명산을 가시겠다고 하시길래 내차로 함께 가자고 했더니 바로 콜~~
오랫만에 놀멍쉬멍파의 챔피언급 3인이 유명산으로 소풍길에 나선다.
집에서 나와 두분을 픽업하고, 선어치를 향해 한참을 달리던 중... 도착하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조급증이 있으신 두 여인네들은 벌써부터 산행준비를 하시는지 부시럭 부시럭... 도착해서 차에서 내려 편하게 준비해도 누가 재촉할 사람도 없는데 말이다.
순간, 띵~~해지는 내 머리 속은 뭐지? 등산화를 차에 실은 기억이 없다. 혹시나 지난 번 내시경할 때 받은 수면마취 때문에 기억이 사라졌을까 싶어 찾아 봐도 역시... 깜빡하고 안가져 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운전할 때 늘 신던 신발이 캠프라인의 스포츠샌달이라서... 쪽팔린데 아예 계곡산행하며 물에 첨벙거릴 생각에 애시당초 샌달신고 산행하려고 했다고 포장을 해 볼까?
이미 본 모습을 다 보고 킥킥대고 계시는 두 여인네의 입막음을 할 자신이 없다.
어쨋든 선어치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폼 좋고~~ 여유로운 자세가 더운 여름날 일부러 시원한 샌달을 신고 산행에 나온 사람 같지 않은가?
선어치고개로 올라 온 순간부터 구름에 갇혔고, 산행 내내 "구름 속에서 산책"을 한다.
레테님이 이 "구름 속에서의 산책"이란 말씀을 하셔서 좀 더 은유적이고 고급스러운 표현이 없냐고 되물었더니 원래 머리가 나빠서 그런 표현 쓸 줄 모른다고 톡 쏘아 붙이신다. 재밌어~~ ㅋㅋ
주위가 온통 흑백톤의 배경이다 보니 주황색의 나리꽃이 유난히 예뻐 보인다.
여전히 구름 속에 싸여 있는 소구니산의 정상에서...
유명산으로 가는 길, 안개 자욱한 숲속으로 가끔씩 뚫고 들어오는 햇살의 느낌이 몽환적이다.
유명산 정상도 구름 속에....
밀려 오는 단체산행객들 틈에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빈 정상석을 담을 수 있었다.
정상 아래 넓은 공터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이미 예까지 오면서 먹은 음식들이 수박, 감자, 생토마토 주스 등등인데... 또 점심을 먹는다고...
소풍 나온 아지매들 맞다. 여기서 또 다양한 종류의 떡, 삶은달걀 등등으로 배를 채우고...
내려오다 뒤돌아 본 정상. 순식간에 구름이 몰려와 숨바꼭질하기를 하루종일...
어제 비도 내렸고 유명산에 왔으면 계곡을 봐야지.. 라는 생각에 조금 먼 계곡하산길을 택한다.
정말 시원한 계곡물소리... 오랫만에 들어 보는 소리다.
이젠 아예 양말까지 벗어던지고 맨발로 첨벙첨벙 다닌다.
오랫만에 계곡에 물을 봐서 그런가? 계곡의 숲이 오늘따라 무척 아름다워 보여서 자꾸만 카메라를 들이댄다.
거의 다 하산할 무렵에는 바지도 걷어 올리고 걷다가 한쪽이 주르륵 흘러 내리는 바람에 맹구 같다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이래 저래 맹구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날인갑다~~
설악택시를 콜해서 다시 선어치고개까지 올라가는데 2만원.
산행하며 하도 이것저것 줏어 먹은게 많다 보니 배가 고프지도 않고.... 해서 하남의 맛집에서 쪽갈비로 저녁을 먹는다.
쥐꼬리만큼 산행하며 이래저래 잘 먹고 잘 놀은 하루... 집에 들어가 체중을 달아보니 전날 저녁보다 오히려 체중이 500gr정도 늘었다.
열심히 줄넘기와 숀리의 복부다이어트 비디오를 따라하며 똥배를 집어 넣어야 할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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