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길... 무갑산-관산 산행기

2012. 6. 23. 23:22산행일기

- 산행일자 : 2012년 6월 23일

- 산행코스 : 무갑리마을회관-무갑사-무갑산-웃고개-관산-건국대연습림-무갑리

- 산행동무 : 혼자

 

야생화 안찍으러 간지도 제법 오래 되었다.

금대봉과 대덕산, 만항재와 함백산... 눈앞에서 어른거리는데, 이번 주엔 여건이 썩 좋지가 않다.

그래서 대안으로 찾아 본 곳이 무갑산... 초봄에 너도바람꽃이 많이 피어나는 산인데, 인터넷으로 이곳 저곳 알아 보던 중에 누가 무갑산에 여름야생화탐방을 갔다는 글 제목만 보고 냅다 결정해 버린다.

 

야생화가 많으면 적당히.. 별로 없으면 관산까지 가보리란 생각으로 일단 무갑리 마을회관 앞에 주차를 하고 산행시작. 

 

 

 

 

고추밭에 주저 앉아서... 

 

 

 

 

 

 

 

 

무갑사까지 올라 가는 시멘트길, 나중에 산행 마치고 이 길을 다시 걸어 올라가려면 더 힘들 것이란 생각에 아예 차를 아래쪽 마을회관에 두고 가는 잔머리를.. 

 

 

 

 

 

 

 

 

무갑사 앞에서 이제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된다.  

 

 

 

 

 

 

 

흔히 보는 것들이지만 오랫만이니 그래도 나름 정성을 다해서 담아 본다.

가방 속에 있는 접사렌즈는 본격적인 야생화밭을 만나면 꺼내리라는 허황된 꿈을 아직까지는 품고 있다. 

 

 

 

 

 

 

 

 

 

 

 

 

 

 

 

 

고도를 높여갈수록 그나마 흔하디 흔한 야생화들의 개체수도 줄어들고, 반면 귓전에서 윙윙대는 온갖 날벌레들의 개체수는 점점 늘어 난다.

안그래도 올해들어 가장 무덥게 느껴지는 날, 무갑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경사의 연속으로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버리고... 양손은 날벌레를 쫓느라 바쁘고....

다행인 것은 정상에 올라서니 그 많던 날벌레들이 다 사라졌다.

 

 

 

 

무갑산 정상에서 바라본 관산-앵자봉-소리봉 능선길.

야생화도 없는데 운동이나 해야겠다. 지난 겨울에 붙은 뱃살을 기필코 원상복구하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늘의 점심포인트. 김밥과 복숭아통조림, 그리고 후식으로 냉커피까지...

무갑산까지의 가파른 오름길과는 달리 관산까지 가는 길은 비교적 편안한 편이다. 

 

 

 

 

그 편안한 능선길에도 날벌레들의 스토킹은 여전하고...그 웽웽대는 소리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니 그러려니 하게 된다.

그런데, 아까부터 등로 옆 낙엽숲속에서 자꾸만 부시럭대는 소리가 들린다.

오늘 만난 사람의 숫자가 5~6명 정도? 아주 조용한 숲길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리고 심지어 낙엽이 들썩거리기까지... 불안한 마음을 뒤로 하며 걸음을 조금 빨리 하지만 여전히 내 앞에서 계속되는 소리...

곧이어 알게된 그 녀석들의 정체는 꼽등이와 비슷하게 생긴 이 녀석. 모양새는 둥그렇게 꼽등이를 닮았는데, 색깔이 다르다.

밧줄을 잡으며 올라가다 정말 소리를 지르며 화들짝 놀라게 만든 이 녀석... 사방팔방으로 톡톡 튀는 모습이 왜 그리 징그러운지....

능선길에서 내 발 앞에서 튀는 녀석만 수백마리, 등로 옆 숲속에서 튀던 녀석들까지 합치면...수천, 수만마리?

자꾸만 연가시 생각이 떠올라서 등짝이 스물스물거린다.

 

 

 

 

이곳에서 소리봉-앵자봉능선과 관산능선이 갈라진다.

 

 

 

 

 

 

 

 

그늘 숲으로만 다녔지만 푹푹 찌는 날씨에, 머리 주변에는 날벌레들이, 바닥에는 톡톡 튀는 벌레를 밟기 싫어 피해가며 힘들게 관산까지 왔다.

물도 한모금 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제부터는 하산길이니 그래도 마음은 편하다.

 

 

 

 

여기서 계곡길로 접어 들어 본격적인 하산길이 시작된다.

 

 

 

 

계곡길로 접어 드는 순간, 바닥에서 튀는 벌레는 많이 줄었는데... 머리주변에서 맴도는 날벌레들의 숫자는 순식간에 10배도 넘게 늘어 난 것 같다.

도대체 이 녀석들은 나한테 원하는 것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몰려드는걸까? 피를 빨아 먹으려는건지...땀을 핥아 먹으려는건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일부러 가만히 있어 보기도 했는데, 그냥 머리주변을 배회하기만 한다.

시끄럽고 눈앞이 어질어질할 정도로 많이 달라 붙길래 인증사진을 여러장 찍었는데... 왜 사진에는 안잡히는거야?

그나마 사진을 확대해서 발견한 날벌레를 빨간색원으로 표시했다.

 

 

 

 

 

 

 

 

무갑산의 계곡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바닥을 다 보인다.

이 정도의 고인 물 옆에 텐트를 치고 발 담그며 노는 가족도 보였는데, 왠지 피부병에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채로 마을길을 걸어 내려가는 20여분간... 발바닥은 화끈거리고...

마을회관 화장실에서 수돗물에 얼굴과 머리를 씻으니 그 행복감이란 말로 표현을 못하겠다.

그리고 차에 시동을 걸어 놓고, 누가바 한개와 파워에이드 한캔... 너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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