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6. 22:18ㆍ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2년 6월 6일
- 산행코스 : 은티마을-지름티재-미로바위-정상삼거리-희양산-정상삼거리-성터-희양폭포-은티마을
- 산행동무 : 펭귄
주중의 한가운데에 끼인 공휴일에 원래 가려고 했던 설악 서북능선길이 어찌저찌해서 무산되어 가던 나, 그리고 부인님과 오대산 옛길을 가려고 계획했다가 버림받은 펭귄님, 이 갈 곳을 잃은 두 남자가 전격적으로 뭉쳐 희양산으로 향한다.
평소 솔맨님이 100미터 직벽.. 어쩌고 하시면서 잔뜩 겁을 줬던 산이라 내심 긴장도 하고, 배낭도 가볍게.. 땀이 많아 평소 장갑을 끼지도 않던 펭귄님은 휴게소에서 비싼 장갑까지 하나 장만하시면서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은티마을에서부터 산행을 출발한다.
은티마을 입구에 산행객 주차장이라고 만들어 놓은 곳에 주차비 3천원을 내고 주차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조금 속은 듯한 느낌.... 산길이 시작하는 들머리입구까지 차를 가지고 가면 넉넉한 주차공간이 있었고, 발바닥에 불나는 시멘트길을 걸을 필요도 없었는데...
하지만, 한편으로는 덕분에 아름다운 은티마을을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긴 하다.
오른쪽 뒷편에 보이는 봉우리가 희양산이다.
마을풍경과 길가에 피어난 꽃을 구경하며 등로입구까지 걸어 간다.
이곳이 산행들머리. 주위에 제법 넓은 주차공간이 확보되어 있다.
산길의 출발은 아주 편안한 흙길로 시작한다. 언제 그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낼런지...
좌측으로는 계곡물이 흘러야 하는데.... 물이 보이질 않는다.
하산할 때 탁족이라도 해야 하는데, 이미 포기하고 오름한다.
산의 아래쪽은 전형적인 육산인데, 곳곳에 뜬금없이 커다란 바위덩어리들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정상 쪽에서 굴러 떨어진 것들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무성한 숲 사이로 간간히 들어오는 햇살이 아름답고....
이곳, 봉암사에서 사유지 표시를 위해 만들어 놓은 목책 경계가 시작하는 지름티재까지는 비교적 편안한 길.
미로바위. 커다란 바위들이 마구잡이로 배열되어 있어 그 사이사이로 빠져 다니는 것이 미로 같아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 같다.
바위 위에 올라서 미로 사이로 지나는 사람들을 담아 보았다.
바위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하고...
오래 묵어 멋들어진 소나무들도 등장하기 시작한다.
밧줄구간 시작. 적당히 재미를 느낄 정도... 생각했던 것 보다 위험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이곳, 정상 아래 삼거리에도 봉암사에서 쳐 놓은 경계목책이 길을 막고 있다.
군부대에서 막고 있는 정상도 있고, 사찰에서 사유지라고 막고 있는 정상도 있고... 정말 다른 방법이 없는지 생각을 좀 해볼 일이다.
평소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오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책 옆으로 나있는 길을 통해 올라가기에 우리도 따라 들어간다.
정상까지 가는 길에는 멋진 바위와 소나무 등이 조화를 이루는 조망 좋은 곳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조망터라고 생각되는 곳은 다 들어가 보고, 올라 본다.
앞에 보이는 뜀바위를 건너 뛸 준비를 하고 계신 펭귄님.
헤이즈가 많이 낀 날씨 탓에 조망거리가 길지 않은 것이 아쉽다.
정상에서 내려와 삼거리를 지난 적당한 장소에 자리를 펴고 남자 두명이 준비해 온 밥상을 차린다.
평소 여성동지들과 함께 했던 산행의 점심메뉴와는 너무나 차이가 있는....
그래도 이 한적하고 숲이 우거진 산속에서 편안하게 누워 쉴 수 있어 너무 좋다~~
오늘 여유가 많은 시간... 한참을 뒹굴뒹굴 누워 쉬다가 겨우 몸을 일으켜 하산길을 시작한다.
시루봉 방향으로 가는 길, 성벽이 남아 있는 성터에서 다시 은티마을로 원점회귀하기로 한다.
이곳에서 은티마을로...
엄청나게 거대한 시루떡 쌓아 놓은 모양의 바위.
펭귄님 말에 의하면, 은티마을은 두개의 계곡물이 Y자 모양으로 합쳐 지는 곳으로 음기가 강하기 때문에 이를 중화시키기 위한 남근바위를 마을에 세워 두었다고 한다.
항상 해가 질때나 되어야 하산을 하던 우리의 전통이 오늘 깨지는 날이다.
산에 야생화가 보이질 않으니 그렇게 느긋하게 걸었는데도 아직 3시반, 게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고속도로도 막히는 구간이 없다.
집에 들어갈 때까지도 날이 훤했던 기록을 세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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