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0. 13:05ㆍ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2년 5월 19일
- 산행코스 : 검산1리 - 아미산 - 660봉 - 고양산 - 풍암교
- 산행동무 : 아리, 솔맨, 몽몽, 산여인, 산고파
불량 산행팀, The SssaM에서 이번 주에 기획한 특별산행에 초대를 받았다.
무궁화의 고장, 동학혁명의 얼이 깃든 곳, 그리고 산여인님이 태어난 홍천의 서석에 있는 아미산과 고양산을 찾아가는 성지순례 컨셉이라고 한다.
서석에서 돈까스집을 하고 있다는 어느 분의 아드님이신지... 오늘 산행의 날머리 근처에 있다는 "우빈이네 집"을 찾아간다.
우빈이네 집 지나 어디서 만나기로 하고 찾아 가던 중, 산여인님의 산행을 지원하기 위해 총 출동하신 그 분의 오빠내외분을 만나 차량 두대를 동원하여 우리들을 들머리인 검산1리까지 안전하게 이동시켜 주신다.
덕분에 마을길을 걸어 들어가는 수 Km를 편안히 앉아 간다.
오늘의 성지순례 산행을 위해 엊저녁 목욕재개하고 복장까지 그 컨셉에 맞추어 태극기가 연상되도록 입고 오셨다는 솔맨님.
정상 등로를 놓치고 이곳에서 약간 우왕좌왕하다가 그냥 좌측사면을 치고 능선으로 올라 서기로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일관되게 땅에 코를 박고 올라서는 빡센 경사도.
잠시의 숨돌릴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 그분의 이미지를 꼭 닮아뺐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1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끊임없이 몰아친 거친 호흡 끝에 드디어 그 가파른 경사의 끄트머리에서 평지를 밟으니 바로 아미산 정상이다.
정말로 이런 산 처음 본다. 거의 죽다 살아 나온 느낌....
고양산으로 향하는 능선길도 만만치 않다.
삼형제봉을 지나면서 거치는 암릉길은 소소한 재미거리, 오히려 가파른 내리막 흙길이 더 위험하고 힘들었다.
아리님이 준비해 오신 골뱅이무침과 묵밥, 그리고 몽몽님이 가져 오신 45도짜리 발효주 "芳香".
이때부터 산행은 삼천포로 향하기 시작하는데....
부어라 마셔라, 저 한병을 다 비우면서 세 남자의 입담과 코미디쇼는 계속되고 아리님의 양봉여인쇼까지 가세하면서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배꼽 줏어 담느라 정신없었던 점심시간이 지나고, 두 여인은 길을 떠났지만 나를 포함한 네 남자는 한숨 자고 간다.
껴안고 부비부비, 간지르고 뒹굴고... 그 짓도 오래하니 힘들다.
한참을 이렇게 싱그러운 풀숲을 지붕삼아 누워 쉬다가 다시 길을 걷는다.
고양산 정상.
이곳에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솔맨님의 태극기 코스프레쇼가 시작된다.
태극문양이 서서히 깨어나는 모습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솔맨님...ㅋㅋ
산여인빠 몽몽님의 열정적인 설명을 사진에 옮겨 보았다.
어찌나 쫓아 다니면서 귀에 박힐 정도로 강조하시던지...ㅋㅋ
우리나라 최고령의 무궁화가 자라고 있는 곳.
왼쪽에 있는 커다란 나무가 바로 그것이라고....
무궁화자생지 뒷편에 위치한 동굴 속 샘터.
산행을 마치고, 그 파란지붕의 성지를 찾는다.
뒷뜰에서 밭일을 하시던 그 여인의 아버님께서는 어느새 기척을 느끼고 나오셔서 사위와 딸래미 친구들이 찌들은 땀과 먼지를 씻어 내는 모습을 푸근한 눈빛으로 쳐다보시며 인자한 미소를 띠우신다.
산고파님이 산행 중 채집한 취나물을 식당에서 손질하여 바로 저녁식탁에 올리신다.
동의나물 잎이 한두장 섞여 있을지 모른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볼불복 나만 안걸리면 된다는 생각에 다들 맛있게 고기를 싸 먹는다.
서울로 올라오는 차안은 산고파님의 라이브노래방으로 채워진다.
카오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7080 노래모음을 목청 높여 따라 부르던 사람들도 하나씩 둘씩 지쳐 잠이든 와중에도 홀로 꿋꿋이 한시간 넘게 완창해 내신다. 박자와 음정, 가사를 가끔 무시해 버리는 그만의 음악 스타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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