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친구의 북한산 산행기

2012. 5. 7. 01:21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2년 5월 5일

- 산행코스 : 불광역-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승가봉-문수봉-대남문-대성문-보국문-정릉계곡-정릉매표소

- 산행동무 : 샷마스타, 강선수

 

정말 오랫만에 세친구가 뭉쳤다.

또 한가지, 개인적으로 정말 오랫만에 산행다운 산행에 나서는 날이기도 하다.

 

사실, 원래는 강선수가 몇년 전부터 같이 하자던 북한산성 14성문 종주길을 걷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내가 다음날 또 새벽같이 곰배령을 가기로 한 다른 약속이 때문에 부담을 느껴 산행강도를 약간 낮추기로 작전을 짠다.

그냥 산행코스를 바꾸자고 하면 보나마나 강선수가 자기를 개밥의 도토리로 안다느니, 약속를 지 맘대로 이리저리 바꾸네, 산행길이 무서워서 꼬랑지를 내리네... 온갖 궁시렁대는 소리를 다 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세친구 산행"이란 컨셉을 잡아 샷마스타를 영입하여 강선수를 꼬셔보라고 부탁한다.

북한산의 안가본 길로 간다고 하니 샷마스타는 금새 오케이하고, 내말 보다는 샷마스타의 말을 잘 듣는 강선수도 의외로 순순히 따라 오기로 하여 아침 8시30분 사당역 당고개방향 승차장 6-3번에서 접선을 하고 불광역으로 고~~

 

사람을 좋아하는 강선수, 그새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와 친해져서 떡도 하나 얻어 먹고.... 어디 가서 미움은 사지 않을 넘이다. 

 

 

 

 

불광역 1번출구로 나와 어느 빌라 옆으로 보이는 산길을 들머리로 비봉능선 산행을 시작한다.

 

 

 

 

북한산 둘레길이 생긴 이후로 모든 들머리가 둘레길과 연결되었다.

둘레길도 걸어 보고 싶은데... 아직까지 북한산은 산행이 더 좋다. 

 

 

 

 

 

 

 

 

 

 

 

 

오전의 날씨는 연무로 시야가 그리 좋지 못한 날.

하지만, 이 연두빛의 싱그러움이 너무 좋다. 북한산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안그래도 산여인님이 초반부터 급한 오르막경사가 있어 쉽지 않은 코스라고 하던데... 초반부터 깔딱으로 시작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북한산에 쉬운 코스가 어디 있나? 

 

 

 

 

족두리봉을 앞두고.... 사전에 공부하고 온 족두리 모양이 아니어서 적잖이 당황하긴 했지만, 친구넘들 앞에서 의연하게 표정관리를 잘 하고 넘어간 듯하다.

조금 지나서 보니 그 모양은 반대쪽에서 본 모양이더만...

 

 

 

 

족두리봉에 올라서며 내려다 본 모습과 정상 주변 풍경들. 

 

 

 

 

 

 

 

 

 

 

 

 

족두리봉을 다시 내려와 다음 목적지인 향로봉으로 향한다. 

 

 

 

 

오늘의 햇살과 북한산의 푸르름은 산행 내내 나의 기분을 한껏 업시켜 주고 있었다. 

 

 

 

 

향로봉 가는 길, 위에서 내려다 본 족두리봉의 모습. 이제서야 내가 알고 있던 그 그림이 나왔다.

 

 

 

 

 

 

 

 

말 잘 듣는 우리 세친구들.... 가지 말라고 하면 절대로 가는 법이 없다.

조금 위험하긴 하지만 가도 된다 해도 왠만해선 잘 안간다.

 

 

 

 

 

 

 

 

사모바위 방향으로 다음 목적지는 비봉. 

 

 

 

 

 

 

 

 

이곳부터는 의상능선과 그 뒤로 백운대가 조망되기 시작한다. 

 

 

 

 

비봉이 가까이 다가왔다.

 

 

 

 

뒤돌아 내려다 본 향로봉 방향.

 

 

 

 

 

 

 

 

비봉도 헬멧 없이는 올려 보내주지 않는다길래 또 한 번 순순히 물러서고 사모바위로....

근데, 피터팬님은 어떻게 올라 가셨지? 언젠가 시간 남아서 올라가셨다고 했는데...

 

 

 

 

사모바위 앞 헬기장에서... 

 

 

 

 

 

 

 

 

김밥과 닭강정, 그리고 과일 등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사모바위를 다시 담아 본다.

레테님이 우연히 가을향기님을 만나셨다던 그 곳, 나도 혹시 우연히 이효리를 만나지 않을까 두리번거리게 된다.  

 

 

 

 

 

 

 

 

지나 온 능선길. 참 희안하게 생겨 먹은 돌뎅이들.... 멋지다~~

 

 

 

 

승가봉에서 승가사 방향으로... 

 

 

 

 

의상능선, 용출, 용혈, 증취, 그리고 비슷비슷한 이름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들... 예전 12성문 종주를 할 때 가장 힘들었던 구간으로 기억된다. 미련하게 의상봉부터 시작을 했으니...

펭귄님이 오늘은 이 능선을 걸어와 문수봉에서 보자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우리가 너무 늦을 것 같아 보인다. 전화 주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저 열심히 걷는다.

 

 

 

 

문수봉에 가까와질수록 스릴 넘치는 구간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문수봉 오름 갈림길에서 청수동암문으로 향하는 우회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험하고 가파른 지름길을 갈 것이냐? 하는 난상토론을 한바탕 거치고 지름길로 고고~~ 

 

 

 

 

 

 

 

 

 

 

 

 

 

 

 

 

이것이 문수봉일 것으로 생각된다. 문수봉 표시목이 박혀 있는 곳에서....

낮잠까지 자면서 우리를 기다리던 펭귄님은 지쳐서 이미 하산하신지 오래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연무가 조금씩 걷히고 시야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백운대와 노적봉. 

 

 

 

 

문수봉 이후로는 산성주능선을 따라 걷는 편안한 길.

대남문에서 또 한바탕 바로 구기동으로 하산할 것인가? 애초 계획대로 보국문에서 정릉계곡으로 하산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거친 끝에 보국문까지 가기로 결론..

보국문 가는 길, 대성문 앞에서....

 

 

 

 

 

 

 

 

 

 

 

 

말 안듣고 물을 조금만 가지고 온 강선수, 목말라 죽으려고 한다.

이미 나도 몇모금 뺏기고 쏟아 버리는 한이 있어도 더 이상은 못주겠다고 버티는데, 샷마스타가 물을 건네 준다.

아~~ 나만 나쁜 넘 되버리네....

저러니 강선수가 샷마스타 말을 잘 듣지. 먹을 것으로 사람을 이렇게 자기 편으로 만드는 샷마스타의 능력은 배워 둘 만 하겠다. 

 

 

 

 

 

 

 

 

 

 

 

 

이제 하산 시작~~ 

 

 

 

 

 

 

 

 

수질검사표에 음용부적합이라고 써있는데... 목마른 강선수는 우물을 파서라도 먹을 기세다. 

 

 

 

 

 

 

 

아웅다웅 퍼터지게 싸워 가면서도 재미난 산행.

오죽하면 지나가던 산님들한테서 말로 하지 말고 바닥에 널린 돌팍들고 싸우라는 권유까지 받고....ㅋㅋ

소갈비에 냉면까지 배터지게 먹고 각자 집으로, 나는 사당역 위, 관음사 앞에 있는 아버지 댁으로 간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사당역에서 은행을 잠시 들렸다가 가는 바람에 낯선 길로 올라가다 보니 어찌 산길이 나오냐?

본의 아니게 관악산에 살짝 발을 들여 놓았다가 다시 빠져 나온다. 이렇게 하루에 북한산과 관악산, 두개를 타고 내려 온 날....

어린이날, 평일인 낼모레 어버이날을 앞두고 효도하러 갔다가 아버지로부터 곧 있을 생일날 양복 하나 해 입으라고 금일봉까지 받고 온 날... 오랫만에 받아 본 어린이날 선물이다.

 

북한산에서 눈이 호강하고, 호주머니까지 두둑해진 완전 땡잡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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