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17. 20:53ㆍ여행일기
2011년 8월 16일
테헤란에서 이스파한으로 이동한다.
이란에서 비행기를 타는 것이 무서워서 서울-부산과 비슷한 거리를 나는 항상 택시를 렌트하여 이동한다.
약 5시간을 달려 이스파한에 입성하였지만, 운전기사가 이곳 이스파한의 지리를 전혀 몰라 내가 묵을 호텔도 못 찾는다.
IT강국인 한국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를 딱 꺼내 들고, GPS를 활성화 시키니 내 위치가 바로 뜨고... 구글맵에서 내가 묵을 호텔의 위치를 확인한 후, 모스타김(직진), 챱(좌회전), 러스트(우회전)을 시켜 가며 본의 아니게 이란의 네비게이션이 된다.
이번 출장길에서 가장 가슴 뿌듯한 순간이었다..ㅋㅋ
호텔에 짐을 풀고, 이스파한에 오면 항상 찾아 가는 전통식당에 저녁식사를 하러 간다.
항상 사람이 북적대는 곳이라서 거의 한시간을 기다린 끝에 자리를 받고, 양고기 냄새가 싫어서 항상 새우케밥을 시켜 먹곤 했는데 오늘은 왠지 다른 음식이 먹고 싶어 쇠고기 스테이크를 주문한다.
기다리는 동안 찍은 식당의 입구 출입문.
자세히 보면, 양쪽 문에 달린 문고리가 다르게 생긴 것을 알 수 있다.
오래된 전통적인 형태의 문고리인데... 밖에서 봤을 때, 우측은 기다란 막대기 모양, 좌측은 타원형의 고리 모양.
이 두가지 모양 문고리 각각의 용도나 그렇게 생긴 이유를 알아 맞추시는 분께 신선한 피스타치오 한봉지 쏩니다~~
풍경소리님께서 문고리 가까이서 찍은 사진 올리라기에... 좀 많이 흔들려서 안올리려고 했는데...
양쪽의 문고리 모양이 각각 다른 이유는 남녀의 구분을 위한 것이다.
현재까지도 외간남자에게 여인의 얼굴을 보이는 것을 꺼려, 지방도시로 갈수록 전통 차도르를 걸친 여성들이 많고 남자와 마주치면 반사적으로 차도르를 더 오므려 얼굴을 가리려는 동작을 취하는 여성들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문화에 기인하여, 양쪽 문고리의 모양을 다르게 하고 소리도 다른 소리가 나게 만들어 안에서 듣고 남자가 오면 남자주인이, 여자가 오면 여자주인이 문을 열어 주며 손님을 맞이했다고 한다.
문제는 어떤 모양이 남성용이고 여성용인지 인데..... 확실한 것은 큰소리를 내는 문고리가 남성용, 조그마한 소리를 내는 문고리가 여성용이라고 한다.
여러명의 현지인들한테 물어 보았는데, 길죽한 것이 남성용이고 동그란 것이 여성용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약 70%, 나머지 30%는 그 반대로 말한다.
남/여의 모양새를 보고 유추해 봐도 70%의 말이 맞는 듯 하다.
아래 메모는 이스파한의 한 아주머니가 직접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해 준 내용....
호텔과 식당이 그 유명한 시오세(33) 브릿지 주변에 위치하고 있어, 저녁식사를 하고 산책도 할 겸, 야경을 담으러 시오세 브릿지로 향한다.
얼핏 이란 친구 누군가한테서 다리의 교각이 33개라서 이름이 "시오세"라고 들은 것 같은데... 게으르고 별 관심이 없었던 탓에 검증해 보질 않았다.
누가 좀 검증해서 알려 주세요~~
지금 한창 갈수기라서 강물이 말라 바닥이 다 드러나 있다.
7~8년 전에, 이렇게 수시로 메말라 버리는 강물에서 물고기 잡아 보겠다고 낚시대를 드리웠던 적이 있는데...ㅋㅋ
이제 다리 위로 올라 와서... 바닥에 마땅히 카메라를 고정시킬 데도 없고, 오로지 손각대에 의존하여 담아 본다.
이란은 주변의 다른 아랍국가들과 차별화 되어 페르시아란 이름으로 불리운다.
이 페르시아란 이름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페르시아 사람들한테는 조금 미안하지만, 아라비안 나이트의 분위기가 풍기는 야경...
다리 아래에는 유명한 찻집이 있는데, 찻집이라고 해 봐야 차 끓여 주고 테이블 몇개 밖에 내 놓은 것 밖에 없지만...
불과 3~4년 전까지만해도 여기에서 홍차와 물담배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았는데, 언젠가부터 이란 정부에서 풍기문란을 이유로 물담배를 전면 금지시켰다고 한다.
솔직히 내가 봐도 이곳에서 물담배 피우던 젊은애들은 복장이 모두 양아치와 날나리들 같아 보이긴 했다.
다리 건너에 보이는 건물이 아마도 코사르호텔인 것 같다.
5스타 호텔인데, 비싸기만 하고 쓸데없이 호화로운 로비에 비해 방은 후질근하기만....
난 이란에 출장오면 절대로 비싼 호텔에 묵지를 않는다.
대부분의 특급호텔들이 겉모습만 으리으리하고 실제 객실내부의 시설들은 몹시 낡아 있고, 인터넷 사용도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교적 최근에 오픈한 3~4성급 호텔들이 오히려 더 깨끗하고 최신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무엇보다 객실에서 인터넷사용이 자유로운 호텔만 찾아 다닌다.
강변을 따라 조금 걷다가 건너편에 보이는 찻집을 당겨 담아 본다.
동화 속에 나오는 집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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