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 23:26ㆍ여행일기
2011년 7월 1일
급작스러웠던 대구에서 출장업무를 마친 금요일 오후, 휴무일인 토요일을 앞두고 그냥 집으로 올라 가기엔 왠지 아쉬움이 있어 가까운 창녕의 우포늪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원래 계획은 이 날 새벽 물안개 올라 오는 우포늪을 일출과 함께 담아 보고 업무를 보려고 했는데, 새벽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어 포기하고 내쳐 자 버렸다.
오후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급한 마음에 네비에 우포늪이라고 입력하고 가장 앞에 나온 목적지를 찍고 대구 성서에서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 그냥 우포늪의 어느 한 귀퉁이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엄청나게 넓은 면적을 가진 우포늪에 대한 자세한 사전 조사도 없이 무턱대고 달려온 내 잘못이 크지만, 다른 블로그에서 본 사진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황량한 늪의 물 밖에 보이질 않는 곳이었다.
다시 네비에 입력을 하고 찬찬히 살펴 보니 우포늪의 여러 포인트별로 목적지가 많이 나오는데, 어디가 어딘지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단은 안내와 설명을 해 줄 곳이 필요하기에 우포늪 생태공원을 찾아 다시 길을 나선다.
늪을 빙~ 돌아 다시 찾아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또 30분.... 오늘은 다음 날의 본격적인 출사를 위한 답사 정도로만 둘러 보기로 한다.
생태공원을 찾아 나가는 길에 제방으로 가는 길목에서 잠시 몇 컷 담아 본다.
생태공원에 도착하여 지도도 얻고, 몇몇 포인트에 대한 설명도 듣고 보니 이렇게 잠시 짬내서 둘러 볼 만한 곳은 아닌 것 같다.
늪 주위의 둘레길을 돌아 원점으로 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4시간 이상은 소요될 것 같았다.
단골로 등장하는 우포늪의 새벽 뱃사공의 촬영 포인트는 생태공원의 맞은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안내소에서 안내를 받아 오늘은 사초군락지까지만 다녀 오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안내소에서 우포늪으로 나가는 포장도로.
가는 길에 전망대라는 이정표가 있어 따라 올라가 본다.
올라가 보니 좀 속은 듯한 느낌...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 밖 테라스로 통하는 길은 막아 놓았고 건물 안에서 잔뜩 때묻은 유리창을 통해서만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물론 막아 놓은 울타리를 살짝 넘어가서 사진을 담을 수도 있었지만...예의바른 내가 참기로 한다.
공연히 땀만 빼고 다시 내려와 늪 언저리 길을 따라 걷는다.
왕버들나무 인가... 물가로 가까이 갈 때마다 개구리들이 꽥꽥 거리며 물속으로 뛰어 들어 간다.
친절하게 얼음물을 한컵 건내 주시던 우포지킴이 주영학님.
잠시 이야기를 나눠 보니... 이 분이 그 유명한 새벽 일출무렵의 뱃사공 모델이시란다.
여지껏 이 곳 주민이 이른 새벽마다 고기 잡으러 나가는 자연스러운 모습인줄 알고 있었는데, 출사 나오는 진사분들의 부탁을 받고 연출한 사진이라는 말을 듣고 왠지 우포늪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초군락지로 가는 길은 얼마전 내린 장마비로 침수가 되어 들어가기 좀 곤란할 것이라는 말을 사전에 듣고 왔는데, 와 보니 테이프를 쳐 놓았다.
들어가지 말라는 말도 없었고, 살며시 살펴보니 물도 거의 다 빠진 것 같기에 넘어 들어가 본다.
물이 빠지면서 미처 나가지 못한 피라미들이 아직도 아가미를 뻐끔대며 퍼덕대고 있었다.
난코스. 발이 빠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아가며 게걸음으로...
어려서 타잔영화에서 본 기억으로는 늪이란 곳이 일반적인 땅과 비슷해 보여서 무심코 걷다가 빠지면 움직일수록 더 빨리 빠져들어 혼자의 힘으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그런 곳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곳을 걸으면서 문득 그 생각이 들어 겁이 나기 시작했다...ㅋㅋ
또 한 편으로는 악어가 갑자기 튀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보다.
물속에 완전히 잠긴 나무가 어떻게 이렇게 잘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고....
사초군락지를 늪에 빠지지 않고 무사히 다시 돌아 나와 생태공원으로 되돌아 간다.
오늘 하늘이 이쁜 것이 일몰이 볼 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음날 새벽에 약속되어 있는 바우길트래킹이 마음에 걸려 일몰을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집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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