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30. 19:30ㆍ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1년 5월 29일
- 산행코스 : 삼가리매표소-비로봉-제1연화봉-연화봉-희방사주차장
- 산행동무 : 레테, 몽몽, 산여인 외 찬조출연 피터팬, 블랙로즈
작년 이맘때 소백에 들었던 좋은 기억에 올해에도 비슷한 시기를 맞추어 소백으로 간다.
작년과 같은 코스로, 하지만 작년에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을 찾으러 시간도 넉넉하게 잡아 아침 일찌감치 출발을 한다.
피터팬님도 블랙로즈님도 오늘 소백에 들어 온다 하셨는데, 이 넓은 산 위에서 이 많은 사람들 틈에서 제대로 만날 수나 있을지... 기대와 함께 전화도 잘 터지지 않는 곳에서 무작정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도 하면서...
삼가리에서 오름길을 시작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색의 그림을 왜 작년에는 제대로 못 보고 지나쳤는지...
비로사 갈림길 앞에서 나누어 주는 손수건과 사탕을 챙겨 넣고, 오름길에는 철쭉 군락지가 나올 때까지 별 볼거리가 없으므로 열심히 걷는다.
전날, 피터팬님으로부터 소백철쭉은 기대하지 말라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철쭉이 이쁘고 싱싱하게 피어 있었다.
아랫쪽은 이미 시들었고 정상부근은 아직 몽우리, 하지만 7~8부 능선에는 절정인 것 같았다.
신자는 아니지만, 누군가가 나무에 걸어 놓은 묵주를 보고 내 주변 모든 분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산행을 잠시 빌어 본다.
레테님 作 - 꽃보다 남자???
비로봉 정상을 향하는 사람들... 하늘 속으로 들어간다.
하루종일 이 자리에 서서 주변을 둘러 보아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은 풍경들... 역시 소백이다.
하지만, 오늘은 사람들이 너무 많고 시끄러워서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
원래는 저 오른쪽 길을 타고 연화봉 방향으로 진행하여야 하지만, 어의곡 방향의 길을 조금만이라도 걸어보려고 이리로 와서 점심을 먹고 간다.
오랫만에 맛보는 레테님표 묵밥과 산여인님이 초딩입맛인 나를 위해 특별히 준비해 오신 계란말이 반찬.
삼가리에서 올라 오시는 줄 알았던 피터팬님, 어의곡에서 올라와 비로봉으로 올라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다.
그렇게 전화연락을 시도해도 연결이 되지 않아 못보나보다 했는데...만날 사람은 이렇게 다 만난다.
지난 겨울 덕유종주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비로봉 방향 하늘이 예쁘니 자꾸만 뒤돌아 보고, 연신 셔터질을 해 댄다.
천동계곡 갈림길에서 또 한명의 반가운 얼굴을 만나게 된다.
마찬가지로 전화연결이 되지 않아 기대하지 않았는데, 여기서 딱 마주친다. 신기한 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블랙로즈님은 천동으로 하산하시고, 우리는 예정대로 희방사로....
연화봉까지 걸어야 할 능선길.
야생화 담는다고 두 여인네와 한 남자가 걸핏하면 길바닥에 주저앉고 심지어 엎어지기까지 하며 걷다 보니 시간이 어느덧 6시가 넘어 간다.
일찌감치 분위기 파악하고 먼저 하산하여 차량회수하러 가신 몽몽님... 두시간째 기다리고 계시고...
야생화에 대한 열정과 부군님에 대한 미안한 마음 사이에서 가끔 갈등에 빠지는 것 같아 보이는 산여인님만 딱 믿고 있으니 나는 그래도 마음이 편하다.
연화봉에 이르러 본격적인 하산준비를 마치고, 카메라 촬영금지 약속을 하고 부리나케 희방사를 향해 달려 내려간다.
차 안에서 느긋하게 기다리고 계신 몽몽님, 덕분에 편안하고 여유롭게 자~알~ 놀다 내려왔습니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산여인님은 춤을 추고...ㅋㅋ
하루를 꼬박 채운 소백산행... 언제나 설레일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