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6. 23:20ㆍ일상에서...
2011년 5월 16일.
곰배령 가기 전날, 카메라 뷰파인더를 들여다 보니 뭔가 지저분한 것이 잔뜩 묻어 있기에 오랫만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분해청소를 했다.
UV필터와 렌즈도 안밖으로 깨끗이 닦아 주고, 미러와 센서주변도 뽁뽁이로 시원하게 불어 주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센서에 이물질이 오염되었는지, 곰배령에서 담은 모든 사진의 한쪽 귀퉁이에 동그란 점이 박혀 있었다.
집에서 아무리 뽁뽁이로 세게 불어줘도 없어지지 않고... 결국, 월요일 출근길에 카메라를 들고 나와 회사 근처에 있는 캐논 A/S점에 청소를 맡겼다.
캐논 직원이 말하기로, 렌즈에 묻은 먼지나 이물질은 왠만해서는 사진에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센서에 묻은 것은 쉽게 표가 난다고... 그리고 센서에 묻은 것이 잘 떨어지지 않으면 집에서 어설프게 청소하지 말고 꼭 가지고 오라고 한다.
점심 먹고 맡기고, 약 한시간반 후에 찾으러 오라는 말을 듣고 느긋하게 5시 넘어 찾으러 갔더니 센서 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깨끗하게 청소를 해 주어 카메라가 반짝거린다. 기분이 좋아서 주변 건물에 테스트샷 몇방 날려 준다.
오후에 사무실에 앉아 등뒤의 창으로 기분좋게 쪼이는 봄햇살을 맞으며 꾸벅꾸벅 졸다가 문득 한강의 일몰을 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날씨도 쾌청한데다 마침 카메라도 들고 나왔고, 낮시간이 길어져 퇴근 후에 한강을 찾아 가도 시간의 여유가 있다.
매일 4호선을 타고 동작대교를 건너면서 내심 봐두었던 포인트도 있었기에 바로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계획은 이촌역에서 내려 동작대교 북단으로 올라가 다리를 건너면서 촬영을 하는 것이었는데....이촌역에서 동작대교 북단까지 올라가는 길이 정말 멀고도 험했다.
한참을 걸어가서 겨우 동작대교 아래까지 와서 계단을 올라 갔는데, 중간에 인도가 끊어진다. 아마도 내려갔다가 다시 저만치에서 올라가게 되어 있는 것 같다.
길을 찾을 자신도 없고, 눈앞에 보이는 약 300미터의 차길만 지나면 다시 인도가 나타나는데... 그냥 차인 척 하고 차가 다니는 길 가장자리로 바짝 붙어서 열심히 걷는다.
내가 생각해 두었던 일몰 포인트까지 걷는 길에 한강시민공원에 저녁노을을 받으며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담아 본다.
한참을 걷다 보니 발뒤꿈치가 까칠까칠한 느낌이 온다. 신발을 벗어 보니 양말이 빵구가 났다...ㅋㅋ
일몰 포인트에 거의 다와 가는데, 뒤돌아 보니 다리를 절반은 건너 온 것 같다.
바보~~ 이럴거면 동작역에서 내려서 반대로 조금만 걸으면 될 것을... 고생을 사서 한다.
해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기에 나의 일몰 징크스가 다시 떠오른다.
설마 이렇게 끝나는 것은 아니겠지?
다행히 구름 아래로 다시 햇님이 빼꼼히 비집고 나온다.
동작대교 남단에 위치한 일몰카페 옥상에서도 한 진사분이 일몰을 담고 계셨다.
잠실 방향으로 눈을 돌리니 반대편에서는 보름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저기 보이는 남산타워 너머 아래, 솔맨님이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계신다 했는데....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늦은 오후의 올림픽공원 (0) | 2011.05.28 |
---|---|
새로 산 워킹화 (0) | 2011.05.25 |
비오는 휴일의 하루 (0) | 2011.05.10 |
우면산 자연생태공원 (0) | 2011.05.07 |
[외식] 셰프의 국수전 (0) | 2011.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