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21. 11:11ㆍ산행일기
- 산행일자 : 2016년 4월 17일
- 산행코스 : 미꾸지고개-고려산-혈구산-퇴모산-농업기술센타
- 산행동무 : 피터팬, 솔맨, 펭귄, 나비공주, 몽몽, 산여인, 샷마스타
고려산 진달래,... 좋기는 한데...
그래서 매년 봄마다 유혹을 받긴 하는데, 막상 가려고 하면 오가는 교통체증, 엄청난 인파, 날리는 먼지 등등... 이런 걸 피하려면 정말 새벽같이 움직여야 하니 그것도 부담스러운 일인지라 3년 전에 한 번 가보고 그 외에는 건너 뛰는 해가 많았다.
올해에는 딱 좋은 날에 순천의 풍경소리님이 마침 서울에 볼 일이 있어 오신다고 하니, 비록 그 동네 영취산과 비교할 정도는 못되지만 그래도 수도권 최고의 진달래 명산인 고려산을 구경시켜 드리기로 진작에 약속을 잡아 놓고 있는데....
D-day를 며칠 앞두고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주인공격인 풍경소리님은 기권을 하시지만, 함께 하기로 하셨던 나머지 일행은 약간의 비소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명의 이탈자 없이 그대로 참석하기로 한다.
안그래도 못가게 되어 누구보다 아쉬워할 풍경소리님께 위로는 커녕 "존재감 제로"라고 약올리는 카톡을 날리니 조만간 존재감을 급부상시키겠다고 하시는데, 어서 다른 산행 이벤트 날을 잡으시길... 그 날이 자꾸 늦어질 시에는 제로에서 마이너스로 존재감은 점점 더 떨어질 것이니... ㅎㅎ
미꾸지고개에서 06:30에 집결, 45분에 출발~~
3년전만해도 도로옆이나 매점 앞에 간신히 주차를 했는데, 근처에 아주 넓직한 공터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산행출발할 즈음에 딱 맞춰 비는 그치고, 강풍에 따라 구름이 빠른 속도로 걷히기 시작한다.
주작-덕룡을 아직 못걸어 보았는데, 이런 느낌이라고 한다.
기대하지 않았던 햇살까지 내려 비추기 시작하니 또 마음이 급해지며 발걸음이 빨라지는 여인이 한 분 등장하신다.
오늘 산행 마칠 때까지 몽몽님이 혀를 차는 소리를 수차례 더 듣는다.
두번째 걸음해 보는 산길, 처음 걸었을 때 보이지 않았던 풍경이 눈에 들어 온다.
진달래 군락지의 대규모 분홍색보다 멀리에 간간히 박혀 있는 것들이 주변의 다른 나무의 색과 잘 어울어져 참 조화롭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고비고개 반대쪽 혈구산 방향에도 흐릿하지만 진달래의 붉은 기운이 감지되고, 고비고개에는 하얀 벚꽃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진달래 군락지에 도착하니...
몸상태를 고려하여 고비고개에서 슬슬 올라 오겠다며 차량이동을 자원하신 피터팬님과 샷마스타도 이미 도착해 있었다.
이 여인의 기억력이란 정말...
쓱~ 지나가는 말로 나한테 "3년전 다녀올 때는 5월초순이었죠?" 하고 밑밥을 던진다.
순간, 지금이 4월중순이고 올해가 예년에 비해 조금 빠르다고 하니 4월말경에 다녀 왔겠구나... 그리고 5월초라면 산에는 철쭉이 필 무렵인데 말이 안된다고 대꾸를 했더니,
옳거니!! 이거 걸렸구나!! 하는 표정으로 대끔 만원빵 내기를 하자고 한다.
이 여인, 요즘은 은근히 베팅의 기술이 늘어서 살짝 자신없어 하는 멘트까지 날리면서 상대방이 더욱 완벽하게 걸려들기를.. 내지는 콜 받고 레이스가 들어 오기를 유도한다.
슬그머니 핸드폰으로 나의 지난 포스팅을 검색해 보니 떡 하니 써 있는 날짜가 2013년 5월 4일!!
내기는 둘째 치고, 어찌 3년 사이에 꽃이 피는 시기가 보름이 넘게 빨라졌을까?
사랑하는 솔맨님... 자꾸 내눈을 피하신다. ㅋㅋ
나보다 월등히 키가 큰 몽몽님을 의도적으로 한계단 밑으로 밀어 버리고... ㅎ
고비고개를 지나 혈구산으로 올라 선다.
혈구산의 진달래는 고려산의 것보다 상대적으로 싱싱하고 색감도 좋아 보였다.
솔맨님은 유럽에 가 계시는 동안에는 이제 우리랑 차원이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는데, 한국에 돌아온 이후 몇번 보니 뭐... 예전이나 지금이나 하는 행동이 똑같다~ ㅋㅋ
1봉을 우회, 재미가 들어 내친 김에 2봉도 우회..
하지만 2봉은 올랐어야 했는데... 덕분에 그 위에서 조망하는 혈구산의 전체적인 진달래 군락 모습을 놓쳤다.
3년전 피터팬님을 만나 나란히 앉아 햄버거 까먹으며 쉬었던 자리.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쉬엄쉬엄 오시겠다며 고려산에서 먼저 가라고 하시던 분이 벌써~~~
3년전 당시, 피터팬님을 만나 퇴모산을 지나 외포리까지 가보자며 그 길을 걷다가 지루지루한 탓에 중간에 빠져 나왔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오늘은 일찌감치 농업기술센터로 하산 하는 것으로 정하고...
농업기술센타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벚꽃이 화사하게 반긴다.
따뜻한 온수가 나오는 화장실에서 깨끗하게 세면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니 고비고개팀이 차 두대를 각각 몰고 들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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