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5. 12:11ㆍ산행일기
- 산행일자 : 2016년 2월 20일
- 산행코스 : 웅진리(선정사 앞)-사명산-헬기장-웅진리 (반시계방향으로 원점회귀)
- 산행동무 : 산고파, 바다, 연우
2014-15 겨울은 참 힘들게 보냈던 기억이 있다.
등산을 시작한 이후로 감기에 걸린 적이 없었고 감기기운이 도는 듯 하다가도 하루 푹 자고 나면 말끔해지곤 했는데, 이전 약 2년간 꾀가 나서 산행을 게을리 했던 결과가 그 해 겨울에 나타났던 것 같았다.
그 겨울은 왜 그리도 춥고, 감기를 내내 달고 살았으며, 심지어 큰 맘을 먹고 산행하러 나섰다가 컨디션 난조로 산길을 시작도 못하고 철수하질 않나.... 그러다 보니 몸도 늘 찌부둥, 삐져 나오는 뱃살은 감당이 안되고....
그때 건강관리 실패로 쓴 맛을 본 것이 약이 되어 2015년에는 열심히 산행을 다시 시작했더니 올 겨울은 거뜬한 느낌이다.
이날도 어디 산길을 물색하고 있던 중, 들개님이 민주지산 제안이 있어 흔쾌히 콜을 외쳤는데...
의외로 소심(?)한 구석이 있는 그 양반이 내가 얼마전 민주지산 다녀오고 또 가는게 영 마음에 걸렸는지, 본인은 수차례 다녀왔지만 내가 아직 미답인 사명산으로 산행지를 바꾸었다.
그렇게 구성된 평제산악회의 두번째 번개산행 참석이다.
산고파님은 의정부에서 평촌까지 오는 새벽 첫차를 타느라 바빴지만, 나머지 3인은 다 집근처이니 느긋하게 범계역으로 나와 접선을 하고...
춘천이 고향인 산고파님은 고향모습을 보여주고 싶으셨는지 춘천휴게소에 잠시 들르자 하여, 내친 김에 라면도 한그릇씩 먹고 나온다.
바로 앞에 보이는 산이 말의 안장을 닮았다 하여 안마산, 그 우측 뒤로 춘천시내가 훤히 보인다.
아침 춘천휴게소에서는 써늘한 기운이 강했는데, 들머리에 도착하니 햇살이 나와 한결 따뜻해졌다.
산에 오면 늘 개구장이 같은 산고파님.
산행 시작한지 한시간 정도 지났나? 주유소를 차리기 시작한다.
연우님은 메밀전병을 납짝만두라고 한번 잘못 이야기 했다가 오늘 내내 들개님한테 무식하다고 구박을 받으시고.. ㅋㅋ
각자 배낭에서 꺼낸 주류들... 이 사람들은 술을 마셔도 취하는 기색이 없고, 술냄새도 나질 않는다.
나중에 하산할 때 내 물이 다 떨어져서 물 남은 것 있으면 좀 달랬더니 물은 안가지고 왔다네... 술은 저만치 가지고 다니면서..
상고대나 눈꽃은 없었지만, 빙화는 있었다. ㅎ
사방팔방 조망이 시원하게 뚫린 사명산 정상.
1월에 다녀왔던 봉화산이 눈앞에 우뚝서서 나 좀 바라봐 줘~ 하는 듯이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북으로는 대암산 줄기가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며 버티고 서 있었다.
덩치만 보고 나는 처음엔 설악인가 했는데, 들개님이 대암산이라 알려 주셨다.
솔봉이 어디고 주봉이 어디고...
정상에서 봉우리 두개를 후딱 넘어가니 나타난 헬기장.
이곳에서 점심상을 차린다.
메뉴는 의정부 부대찌게, 내가 좋아하는 쏘시지가 듬뿍 들어 있었다.
나는 안주빨 세우고, 나머지 세분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 주량을 자랑하며 술을 마시는건지 물을 마시는건지...
지난번 모악산행 때에는 예상치 못했던 19금 토크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는데, 이번에는 받고 레이스까지 하는 여유까지 생겼다.
한 달 후면 또 어느산 기슭에서 봄꽃들과 눈맞춘다고 뒹굴고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산길 더 가까이 잡힐 듯 다가온 봉화산.
선정사 앞 정자에 앉아 남은 술을 기어이 다 비워버리고야 마는 이 분들은 진정한 프로라 아니 할 수 없다.
산고파님은 동네산에 왔으니 춘천닭갈비를 사주겠다고 하시지만, 점심을 하도 먹었더니 다들 더 들어갈 공간이 없다며 사양해서 곧바로 평촌으로 차를 몬다.
한 두시간 지나서 평촌에 가까와지니 술도 깨고 소화도 되신 모양들이다.
아주 가볍게 뒷풀이를 마치고 나오는데 식탁 위엔 또 쏘주병이 몇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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