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1. 12:33ㆍ산행일기
- 산행일자 : 2016년 3월 13일
- 산행코스 : 화북탐방지원센터 - 오송폭포 - 문장대 - 법주사
한달이 금방이다.
치악산 다녀온지 며칠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또 평제산악회의 정기산행일이다.
뉴페이스 남성회원들을 유난히 반겨하는 이곳에서 이번 정기산행에 안선배와 한선수를 모시고 가겠다고 하여 칭송을 이미 다 받았는데, 산행일 며칠을 앞두고 두명 다 사정이 생겨 불참을 하겠다고 하니 내 모양새가 많이 빠졌다.
이번 산행지는 나에게 국립공원 중에 유일하게 미답으로 남아 있던 산인 속리산이다.
그래서 더욱 더 기다려졌던 산행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평제산악회의 이동을 책임져 오셨다는 박기사님이 이번에 새 버스를 뽑았다고 한다.
범계역에서 새 차 냄새가 폴폴 풍기는 새 버스에 올라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화북이라네~
버스 앞에서 간단히 무사운행을 위한 고사를 지내고, 산행길로 들어선다.
간단히 몸풀기 체조를 하는데, 여성회원들은 다들 열심인 반면 남성회원들은 대부분 농땡이질이다.
산고파님은 막걸리 흡입에 앞서 입풀기 운동~~
등로에서 살짝 벗어난 오송폭포를 잠시 구경하고 간다.
솔맨님이 오셨다면 이 날씨에도 뛰어 들어가셨을런지 궁금하다.
산고파님이 솔맨님의 유럽도보횡단완주한 내용을 이곳 산악회에 자랑글로 써 올리면서 나의 진짜 애인이라 소개한 덕분에 모두들 솔맨님을 궁금해 하며 나한테 이것 저것 많이 물어 본다.
괜시리 으쓱해지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고, 약간의 허풍도 섞어 가며 자랑질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후미팀은 역시 다닥다닥 붙어서 수다떨며 걷는 재미....
선두팀들은 각자 자기 발걸음에만 신경쓰며 걷는데 집중한다.
나는 앞뒤로 번갈아 가며 사진 찍는 재미~
오늘의 산행대장 썬님.
요즘 유행하는 손가락 하트라나?
역시나... 문장대 가는 길 곳곳에 암릉으로 된 조망터가 간간히 등장을 한다.
산욕심이 많으신 분들은 하나하나 빠짐없이 다 올라 보고...
안그래도 바위에 부담을 갖고 아래쪽에서 서성대고 있는데 누군가 옆에서 나한테 "형석님도 산고파과라서 바위에 약세를 보이시나요?"라고 툭 던진 농담에 욱해서 "사진 좀 찍어 주고 올라가려구요~" 라며 마음에 없는 소리를 내뱉고 만다.
오르는 길 좌측에 낭떠러지에 어찌나 다리가 후들거리던지...
하지만 곧 올라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래쪽에선 전혀 보이지 않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드디어 문장대 도착!!!
처음 발을 올려 놓은 곳인지라 나도 인증샷 한장 남기고 간다.
눈발이 날리고 시야가 흐릿한 와중에도 속리산의 산세는 감탄을 자아낸다.
필히 날 좋은 때에 다시 와 보아야 할 산으로 꼽아 놓는다.
문장대에서 적당한 공터를 잡아 점심식사를 하고,
원래 일정인 천왕봉까지 가는 팀과 이곳에서 바로 법주사로 하산하는 팀으로 나눈다.
갑장 친구 바다는 종아리에 쥐가 나서 한참을 주무르고 쉬는데도 풀리지 않는다고 하산을 해야겠다는데... 나는 원래 천왕봉까지 가려고 마음을 먹었었지만, 백말띠의 의리를 지키고 함께 하산하는 것으로 결정한다.
천왕봉팀과는 최소 1시간반 정도는 차이가 날 것으로 생각하고 하산팀 8명은 세월아 네월아 하며 여유롭게 걷는데, 천왕봉에 대한 아쉬움의 반면에는 산에서의 이런 여유로움이 참 좋기도 하다.
하산팀 중 또 한명의 여성회원 벼리님은 무릎통증으로 힘들게 내려 서다가 마침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고 편하게 내려 가신 이후로 홍일점이 된 바다는 7명의 남자를 양옆으로 거느리고 여왕벌 놀이에 심취해 있다.
너는 일벌 하고, 너는 병정벌 하고, 또 누구는 무슨 벌 하고.... 보직까지 지정해 준다.
법주사에 도착했는데, 거대한 황금색 불상을 보면서.. 또, 그 어느 사찰보다 비싼 4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는다는 사실까지 생각이 미치면서 거부감이 확 밀려 온다.
하여튼 까칠하기 이를데가 없는 내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지만, 경내를 둘러 보는 것이 내키지 않아 함께 한 동료분들 사진만 대충 찍어 주고 빠져 나온다.
하산팀에 합류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문장대에서 하산하는 길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길었고, 천왕봉 팀은 해가 져서야 하산을 완료 하였다.
기다리는 사이에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던 세기의 바둑대결을 지켜 보다가 드디어 인공지능에게 3패 끝에 1승을 거둔 인간의 환호성을 듣게 되었다.
거의 2시간 반을 기다린 끝에 천왕봉팀이 모두 하산을 완료하였고, 버스를 타고 나오는 길에 정이품송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가자며 하차하라고 한다.
우르르 몰려 나가 자리를 잡고 서는데... 그림이 왠지 살지 않는 느낌이다.
이리 저리 둘러 보니 이쪽이 포토존이라고 팻말이 붙어 있는데... 이쪽도 여전히 나무의 한쪽이 사라져 있어 볼품이 없긴 마찬가지다.
찾아 보니 병충해와 태풍의 피해를 입어 저리 되었다고...
'산행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천 "걷고 싶은 둘레길" - 동원대에서 백사마을까지 (0) | 2016.04.13 |
---|---|
천마산의 야생화 (0) | 2016.03.29 |
수리산 시산제 2016 (0) | 2016.03.17 |
사명산 (0) | 2016.02.25 |
치악산 (0) | 2016.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