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2015. 6. 12. 15:41산행일기

- 산행일자 : 2015년 6월 6일

- 산행코스 : 무주리조트-곤돌라-설천봉-향적봉-중봉-동엽령-삿갓재골대피소-황점

- 산행동무 : 레테, 수가, 피터팬

 

지난주, 설악에 들었다가 컨디션 난조로 쌩고생을 하고 내려온 후유증이 삼일이나 지나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설악 가기 전에 주문해 놓았던 새신발도 택배가 도착하고, 내친 김에 기분전환한다고 바지랑 티셔츠까지 질러 놓고 주말 산행지를 물색해 본다.

 

이번 주엔 몸상태 점검도 할 겸, 가벼운 산행지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마침 곤돌라가 있는 덕유산이 떠올라 가볍게 동엽령까지만 걸어 보자는 제안이 나온다.

작년 소백에서 이맘때 보았던 신록의 반짝거리던 색채를 덕유의 산그리메 스케치에 입혀 보기도 하고,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철쭉도 조금 남아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품어 본다.

 

약한 감기기운 탓에 함께 하고자 했던 멤버들 중에 몇분이 요즘의 메르스 확산 분위기에 위축되어 자체 격리에 들아가는 바람에, 애시당초엔 만차를 예상했지만 비교적 넉넉해진 차를 몰고 무주리조트로 고고씽.

 

그래도 주말인데... 고속도로도 비교적 한산하고, 무주리조트의 곤돌라도 휑~하다.

 

 

 

 

 

 

 

 

설천봉에 곤돌라를 내려 슬슬 신발끈도 다시 묶고 주위를 둘러 보는데, 피터팬님을 선두로 다들 향적봉으로 내달리신다.

오늘 동엽령까지.. 그것도 완만한 내림길인데, 이 속도로 가면 너무 일찍 끝나는데... 끝나고 뭐하지?

나중에 생각해 보면, 이미 피터팬님의 계획에는 무룡산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쉬어 갈 법한 향적봉대피소도 그냥 패스~~

 

 

 

 

 

 

 

 

약간의 철쭉이라도 남아 있을까 하는 기대를 솔직히 했지만, 전~혀~

하지만, 고지대에 적당히 불어 주는 바람이 시원하고, 막 올라오기 시작한 신록의 색깔이 기분을 업시켜준다.

 

 

 

 

 

 

 

 

중봉에서 둘러보는 이 풍경이 참 좋다~

 

어디쯤에선가 피터팬님이 본색(?)을 드러내며 제안을 하신다.

무룡산 너머 꼭 보여주고 싶은 풍경이 있는데, 시간도 충분하고 길도 좋아 하나도 힘이 들지 않으니 삿갓재골까지 고하자고...

나는 우리 연약하신 여성멤버 두분이 체력을 이유로 아마도 거부하실 것이라 예상을 했는데...

이미 그 풍경이 어떤 것인지 아시는 L님은 반듯하신 평소 이미지와 달리 은근히 무대포 기질이 있으셔서, 그리고 두분 모두 귀가 습자지만큼 얇으신지라 약간의 갈등 끝에 결국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콜을 받으신다.

이렇게 피크닉으로 시작한 산행이 약간은 긴 14킬로짜리 산행으로... 누구 말대로 그때그때 다른 산악회 아니랄까봐서.. ㅎㅎ 

 

 

 

 

무룡산 지나 남덕유, 서봉까지 이어지는 덕유의 줄기

 

 

 

 

 

 

 

 

 

 

 

 

 

 

 

 

파란하늘에 흰구름이 모양을 바꾸어 가며 풍경에 조연으로 출연을 해주시고...

 

 

 

 

포토존이라 생각되는 곳에서는 모델놀이도 맘껏 즐겨가면서...

바쁠 것 하나 없이 여유롭게 오늘의 하루를 충분히 즐긴다.

 

 

 

 

나도~~

 

 

 

 

 

 

 

 

 

 

 

 

동엽령에서 양푼이 비빔밥으로 점심식사시간도 느긋하게 갖는다.

 

 

 

 

 

 

 

 

새신에 새옷을 입어서 그러나?

별로 힘들이지 않고 무룡산까지 왔다.

사실 무룡산까지의 길은 완만한 오르막이라서..비교적 쉬운 코스이기도 하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구간인 무룡산 데크길.

주변의 산군들이 한눈에 펼쳐 보이는 시원한 조망과 발밑에 펼쳐진 초원의 싱그러움이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이었다.

솔깃해서 콜을 받기는 했지만, 약간 힘든 오름길에서는 불평을 토하시던 S님도 탄성을 지르며 원추리 필 때에 다시 오겠다고 다짐을 하다 못해 근처에 있는 고향에 올 때마다 들리겠다고까지 하신다.

 

 

 

 

인물이 없으면 심심하다며 혼자 마구 뛰어가 모델을 자청하신 피터팬님.

 

 

 

 

 

 

 

 

친화력 좋으신 피터팬님은 지나가던 산객과 벌써 친해지셔서...

나중에 삿갓재골대피소에서는 사이다도 얻어 드시고, 하산후 차량회수할 택시를 공동이용하는 방안 등에 대해 협상을 하시기도... ㅋㅋ

결국, 그쪽에서 영각사까지 이용한 택시를 그대로 이어서 이용하는 묘수를 찾아내어 택시비 만원을 세이브하는 큰 공헌을 하셨다.

 

 

 

 

이곳에 원추리가 피면 그렇게 장관이라지?

언제고 꼭 보고야 말겠다고 다짐한다.

 

 

 

 

 

 

 

 

타이머를 맞추어 놓고 단체사진을 찍는데, 인물의 한쪽으로 쏠려서 다시 찍었지만 똑같이 나오고 말았다.

이유는 셔터를 누르고 달려온 나의 우측이 낭떠러지라서 불안한 마음에 왼쪽으로 자꾸만 붙게 되더라~ ㅎㅎ 

 

 

 

 

 

 

 

 

대피소에서 배낭을 다 털어내고 하산 시작.

 

 

 

 

한낮엔 덥지만, 그래도 계곡에 햇살이 사그라지면 한기가 올라 오던데...

부지런히 뛰어 내려가 본인의 전용독탕에서 알탕을 마치고 말끔하게 옷까지 갈아 입고 택시까지 다 불러놓고 슈퍼 앞에서 여유부리고 계신 피터팬님.

리조트로 되돌아가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도 연신 오늘 여기까지 오길 정말 잘했다며 서로서로 칭찬을 나눈다.

 

 

 

 

뭔가 분위기있게 잡힌 것 같아서... 색감을 살짝 넣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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