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산, 백운봉~장군봉

2014. 12. 22. 20:50산행일기

- 산행일자 : 2014년 12월 20일

- 산행코스 : 연수리 연안마을-백운암-부채골-형제약수터-백운봉-장군봉-상원사

- 산행동무 : 피터팬, 몽몽, 산여인, 산고파, 샷마스타, 강선수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통 산행을 못하다가 두달만에 산길을 나선다.

하도 오랫만에 산길에 나서려다 보니, 게다가 지난 단풍산행 이후로 처음 나선 산행이 눈산행이다 보니 장비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옷도 얇은 것 입었다 두꺼운 것 입었다... 그러다 보니 만날 약속 시간이 되어 헐레벌떡 뛰어 나간다.

샷운전수는 카메라를 집에 놓고 나왔다고 다시 빽~, 그 다음 강선수를 픽업하러 가는데 한 5분 늦는다고 전화를 했더니 그제서야 잠이 깬듯...

오랫만에 산행하러 가는 길이 어수선 하다.

 

이란산 피스타치오와 아몬드, 캐슈넛을 차안에서 간식삼아 먹으려고 가지고 나갔는데, 사전에 먹겠냐고 물어 보지도 않고 접시도 아닌 봉지째 꺼내 놓았다고 한 타박을 받으며 떠들다 보니 어느새 산행 들머리인 연수리에 도착이다.

좌측길로 올라가 우측길로 내려오는 원점회귀산행.

 

 

 

 

 

 

 

 

요기서 살짜쿵 알바를 했는데, 알바한 길의 풍경이 이쁘다~~

 

 

 

 

 

 

 

 

 

 

 

 

경기북부산길에 빠삭하신 산고파님이 멀리 우뚝한 봉우리가 한국의 마테호른이라 불리우는 백운봉이라고 알려 주신다.

일단 생긴 모습이 위풍당당, 오르려면 힘 좀 쓰게 생겼다.

 

 

 

 

주능선에 올라 섰다.

여기까지 오면서 너덜바위길과 가파른 급경사에 욕이 한바가지 나오는데, 또 욕쟁이란 말을 들을까봐 꾹꾹 씹어 삼켰지만 얼떨결에 튀어나오는 단발의 쌍욕을 완벽히 차단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약 5년전 처음으로 1000미터 이상 고지를 올라 보겠다고 용문산 정상을 오를 때도 거의 죽다 살았던 기억이 있는데....

 

 

 

 

하지만, 조망이 터지면서 내려다 보이는 주변의 모습에 방금 전까지 힘들었던 기억은 잊혀지고....

 

 

 

 

계단을 싫어 하지만, 지금까지 걸었던 그 길에 비하면 너무나 편안한 길.

게다가 주능선에는 반짝이는 상고대가 환하게 앞을 비추고 있으니 지금부터는 욕 대신 환호성 연발이다.

 

 

 

 

 

 

 

 

 

 

 

 

백운봉 정상이 코앞이고..

 

 

 

 

 

 

 

 

백운봉 뒤로는 용문산 정상이 금방 잡힐 듯이 가까이 보이는 날씨~

 

 

 

 

지난 여름에 정상에 올라서서 이곳을 바라보았던 유명산에도 눈길을 한 번 주고...

 

 

 

 

백운봉 바로 아래 바람이 잠잠한 장소를 찾아 점심상을 펼친다.

집구석에서 10년째 썩고 있던 로얄살루트 한병을 배낭에 넣어 와서 눈밭에 꺼내 놓고 인증샷을 찍는데... 그 옆에서 자리를 뜰 줄 모르고 계속 서성대는 한 분의 그림자가 함께 잡혔다.

먹이감을 노리며 다가오는 어둠의 그림자 마냥....

부대찌개, 청어과메기, 라면, 그리고 과일 등등, 푸짐한 안주거리에 양주한병은 금새 바닥을 보이고....

 

 

 

 

예전 직장생활 초창기에 폭탄주 한잔을 억지로 받아 먹고는 꺽꺽대며 몸을 가누지 못했었는데...

이날은 기네스맥주에 타먹는 폭탄주 두잔이 꿀물인 것 처럼 목구멍으로 잘 넘어 가더라~~ 이후로는 쏘맥이 맛이 없더라는...

하지만, 그 이후로 한시간,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말았다.

남들은 술을 마시면 몸에 열이 난다는데, 나는 몸이 추워지고 다리는 힘을 잃어 휘청휘청... 장군봉에 거의 다 가서 제 컨디션을 찾는다.

 

술기운에 뒤돌아 담은 백운봉.

 

 

 

 

 

 

 

 

장군봉 가는 길, 만약 우측으로 떨어지는 하산길이 있었다면 무조건 탈출을 했을텐데 계속 좌측 사나사로 빠지는 길만 나타난다.

 

 

 

 

 

 

 

 

드디어 장군봉에 도착.

예상보다 길어진 산행시간 때문에 곧바로 상원사로 하산 시작한다.

 

 

 

 

하산길도 오름길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욕나오는 급경사 너덜길.

발밑이 조심스러우니 속도가 나오질 않고, 어찌나 밧줄을 많이 잡았는지 팔이 다리보다 더 욱씬거린다.

장군봉 도착 전에 술기운이 사라져서 제 컨디션으로 걸음해서 천만 다행이라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해가 완전히 넘어지기 전에 상원사에 도착해서 잘 포장된데다 제설작업까지 완벽히 된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선두하산팀 두명이 먼저 내려가 가지고 올라 온 차를 중간에 올라타고 편안히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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