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산 익근리계곡

2014. 10. 26. 15:02산행일기

2014년 10월 25일.

 

그저께 다녀왔던 용추계곡의 단풍이 너무 좋았던 나머지 동네방네 자랑질을 하다가 L님한테 딱 코가 꿰고 말았다.

그 좋은 풍경을 함께 할 수 없어서 너무 안타까왔네...  L님의 좋아 하는 환호성을 너무 듣고 싶었네... 이딴 식으로 깐죽대던 중, 그저 약올라 하실 줄만 알았던 L님의 느닷없이 들어 오는 역공 한방에 K.O.

그렇다면 함께 할 기회를 내줄테니 내일 당장 가자 하시는데, 그동안 뱉어 놓은 말이 있는지라 마땅히 방어할 구실이 생각이 나질 않는다. ㅋㅋ

 

이렇게 하루 전날 저녁무렵에 급작스럽게 결정된 터이라 여기저기 알아 볼 시간도 없이, 마침 같은 날 강씨봉으로 비박하러 간다는 일행을 따라 논남기계곡을 구경해 보려던 계획을 급하게 마련하였으나 우여곡절 끝에 무산이 되고, 피터팬님이 연인-명지산행을 계획하고 계셨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에 당일날 아침에 전화드렸더니 마침 혼자시라니 피터팬님 하산길 익근리계곡에서 랑데뷰하기로...

 

명지산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등로입구에 들어서는데 왠지 색깔이 엊그제 용추에 비해 많이 바랜듯한 느낌이 든다.

 

 

 

 

올 늦은 봄에 있었던 사향봉의 추억을 돌이켜 보면서....

 

 

 

 

 

 

 

 

 

 

 

 

단풍의 색깔과 이곳 승천사의 연지바른 부처님의 모습이 왠지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우연찮게 부처님의 가슴 앞에 늘어진 전선줄은 현악기를 연주하고 계시는 것 같고....

 

 

 

 

 

 

 

 

명지폭포.

가까이 가니 한기가 피부에 강하게 와닿는다.

그래서인지 바로 옆동네인 용추계곡에 비해 이곳 명지산 계곡에는 가을색이 많이 깊어져 있었다.

 

 

 

 

 

 

 

 

 

 

 

 

 

 

 

 

 

 

 

 

 

 

 

 

 

 

 

 

명지1봉으로 향하는 계곡길과 능선길 삼거리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피터팬님을 기다리기로 한다.

워낙에 걸음이 빠른 피터팬님의 속도를 감안하면 2~30분 전에 마주쳤어야 했는데, 오늘 독감예방주사 후유증으로 컨디션이 안좋다고 하시더니 조금 늦으시나 보다.

 

 

 

 

10분을 지나지 않아 위쪽 코너길을 돌아 등장하신 피터팬님~~ 반가운 마음에 손흔들며 내려오시다 미끄덩. ㅋㅋ

싸가지고 온 삶은달걀, 연시, 커피 등을 몽땅 풀어 놓고 배낭을 비운다.

 

 

 

 

 

 

 

 

먼길 걸어 와서 힘드실 법도 한데, 풍경에 사람이 없으면 허전하다며 굳이 모델해 주시겠다고 앞으로 달려 나가신다.

 

 

 

 

 

 

 

가을이 지나가고 있는 계곡길에서 살랑살랑 가벼운 걸음, 시끄럽지 않게 소근대는 수다, 그리고 산길에서의 반가운 만남이 좋았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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