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4. 18:49ㆍ산행일기
- 산행일자 : 2014년 10월 23일
- 산행코스 : 백둔리-소망능선-연인산-용추계곡-승안리
- 산행동무 : 솔맨, 산여인, (그리고 수가님)
올해 단풍구경이라고 별 재미를 못 보았는데, 그러다 보니 다소 시들해지기도 하고...
또 이름난 단풍명소라는 곳에는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몰리다 보니 평일에도 복잡하기만 하다.
작년 블벗님들이 다녀온 조무락골 같은 계곡이 가깝기도 하고 덜 알려져 사람이 많지도 않으며 단풍 또한 명소 못지 않게 좋았다는 기억이 있어 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용추계곡을 타겟으로 삼았다.
태릉입구역에서 만나기로 한 시각이 거의 다 되어 수가님으로부터 전화가 들어 온다.
이 때쯤에 오는 전화는 대개 문제가 생긴 건데...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알람이 안울렸다고.. ㅋㅋ
준비하신 샌드위치를 하루종일 드시려면 힘드시겠다는 문자를 남겨드리고 셋이서 출발을 한다.
결국 수가님은 대중교통편으로 용추계곡으로 바로 오셔서 오늘의 단풍구경을 놓치지는 않으셨다.
천마산이 있는 마석을 지나기 전, 운전하는 시야에 물안개가 미친 듯이 피어 나고 있는 것이 들어왔다.
잠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산 전체를 뒤덮으며 앞으로 쏟아져 내리는 운해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쓰나미가 밀려 오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백둔리에서 오르는 길, 산의 때깔이 곱다.
이곳에 넓은 공터가 있는데, 매번 다음에는 차를 여기까지 몰고 와야지~ 하면서도 늘 아랫쪽 슈퍼 앞에다 주차를 한다.
아마 다음에도 또 그럴 듯...
두분은 오늘 완벽한 은신복을 입고 왔다며 단풍속에서 숨바꼭질 놀이를 하신다.
능선길에 보이던 단풍들이 고도를 높일 수록 점차 그 수가 줄고....
발빠른 두 양반을 쫓아 오려니 쎄가 빠진다.
그래도 짧고 굵게 오름짓을 하고 나니 개운함을 느낀다.
정상주변의 풍경을 스케치하고 과일도 한쪽씩 나눠 먹고...
점심은 계곡에 들어가서 먹기로 하고 빠르게 하산을 시작한다.
능선오름길과 반대로 고도를 낮춰가며 점차 붉은 기운이 강해지더니...
계곡에 가까와질수록 오름길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색의 향연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산여인님 발명작>
어찌나 생색을 내시던지... ㅋㅋ
너무 화려한 풍경이 연속적으로 펼쳐지다 보니 오히려 이런 수수한 풍경이 더 눈에 들어 온다.
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고 길을 전세내서 쓰다 보니 등로가 넓직하게 트여지는 이곳에 그냥 자리를 깔고 점심상을 펼친다.
내내 오가는 사람을 못만났는데, 하필이면 이때 오늘 유일하게 산행객을 만난다. 일단 죄송하다 사과부터 하고...
내가 좋아하는 만두국을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싹싹 다 먹고~~
본격적으로 기나긴 용추계곡으로 들어선다.
이름난 계곡이라 그런지 가뭄철에도 수량이 제법 되었다.
물가의 등로를 따라 걷다가 풍경이 좋으면 계곡으로 내려와 계곡치기로 걷기도 하고...
여름엔 풍덩풍덩 잘도 들어가시더니... 요즘 같은 날씨에는 물개님도 몸을 사리신다.
늦가을의 약간 황량한 느낌으로도 담아 보고....
역광의 아스라한 느낌으로도...
펜션이 자리잡기 시작한 이곳에서 그만 택시를 부르기로 한다.
이 아래쪽의 색깔도 오색찬란함이 계속 이어져 있었지만, 오늘은 이 정도에서 만족하기로....
물감놀이에 푹 빠졌다가 나온 날이다.
계곡안에서 핸드폰이 터지질 않아 수가님과 연락을 할 수 없어 답답했지만, 다행히 혼자서도 계곡 위쪽으로 올라가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내려 오셨다고....
혼자서 계곡을 울리던 소프라노의 독창이 늦게나마 차안에서 듀엣으로 울려 퍼지니 훨씬 듣기가 좋다.
여기까지 혼자 달려 오신 것도 미안스러운데, 수가님이 저녁까지 근사하게 쏴주시니 이보다 더 좋은 날이 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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