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빈산~운길산

2014. 6. 7. 10:26산행일기

- 산행일자 : 2014년 6월 6일

- 산행코스 : 천주교 소화묘원-예빈산-예봉산-적갑산-새재고개-운길산-수종사-조안보건지소

- 산행동무 : 혼자

 

언제고 혼자 길게 걷고 싶을 때에 가보리라고 점 찍어 놓았던 길을 걸어 본다.

삼일연휴의 마지막날 소백에 들기로 했기 때문에 이날은 아무런 계획도 없이 늦잠이나 자고, 나머지 이틀 중에 하루는 수리산이나 가볍게 다녀오리라 생각했었는데...

전날 저녁까지 다 먹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느닷없이 훅~ 올라오면서 이 길에 필이 딱 꼽혀 버리고, 번개같이 산행준비까지 끝!!

 

오랫만에 나서보는 네글자 산행, "예예적운"이라 이름 붙여 본다.

연휴의 첫날이라서 외곽고속도로부터 곳곳이 정체다. 

어째 똑똑한 네비가 일반도로로 안내를 하더니만... 또 말 안듣고 고속도로로 들어서더니 꼴 좋다~

 

소화묘원 아래 넓직한 공터에 주차를 시켜 놓고 출발~~

 

 

 

 

오랫만에 만나는 파란하늘에 기분은 좋은데....

소화묘원의 가파른 사면을, 그것도 그늘도 거의 없이 후끈거리는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려니 초반부터 미칠 지경이었다.

 

 

 

 

출발한지 30분만에 포장도로를 벗어나 본격적인 숲길로 접어드는데, 한여름 도심을 걷다가 에어컨 빵빵 돌아가는 시원한 카페에 들어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첫번째 봉우리에 올라서서 배낭을 내려놓고 숨도 돌리고 신발끈도 다시 묶으며 한참을 쉬었다 간다.

 

 

 

 

두물머리.

 

 

 

 

오~ 예빈산, 이쁘게 생겼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앞의 견우봉이네.

 

 

 

 

강 건너로는 얼마전 걸었던 검단~용마의 산줄기가 또렷하게 드러나고...

 

 

 

 

견우봉.

잠시후 올라설 예빈산이 직녀봉이라고 표지목에 써 있다.

 

 

 

 

드디어... 예빈산.

바닥에서부터 시작해서 그러기도 했겠지만, 그 오름의 경사도 또한 만만치 않아 체력이 많이 소진되어 앞으로 남은 갈길이 걱정되었다.

평소 산행하면서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데, 벌써 가져온 물의 1/3은 마셔 버린 듯하고... 아까 산여인님이 카톡으로 알려준 약수터를 놓치면 안되겠다고 머리 속에 꼭꼭 기억해 둔다.

 

 

 

 

오른쪽 율리봉과 왼쪽의 예봉산.

 

 

 

 

지나온 예빈산 방향.

 

 

 

 

율리봉.

 

 

 

 

예빈산 이후로는 길이 순해졌다.

조망이 트인 곳은 거의 없지만, 그늘진 숲길에서 가끔 불어 오는 산바람을 맞으며 걷다보니 그다지 덥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까 예빈산 오름이 너무 힘들어서 그랬는지, 예봉산까지 약간의 경사도가 있었지만 그다지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새재고개 이후로 운길산까지 걸어야 할 능선길이 울퉁불퉁하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해 보이고, 운길산 정상 끄트머리가 조금 힘들 것 같아 보인다.

 

 

 

 

 

 

 

 

예봉에서 적갑까지 1.68킬로미터, 너무나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길은 또 너무나 빨리 끝이 나더라는...

 

 

 

 

오늘 산행중 거저먹은 적갑산.

 

 

 

 

산여인님이 아까 알려준 약수터정보가 본인이 이길을 여러차례 걸으면서 얻은 고급정보인 줄 알고 무척 고맙다 했는데... 이정표에 딱!!

걷다보니 마실 나온듯한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도 약수터에서 만나자네 어쩌네...

예봉산 이후로 길이 착해져서 물소비량도 많이 줄어들어 결국은 약수터에 들릴 일도 없어졌다.

 

 

 

 

예봉산 이후로 새재고개까지 완만한 내림의 편한 길이 이어지고, 이후로는 수차례 작은 오르내림이 있는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진다.

오늘 산행 중에 가장 걷는 재미가 느껴졌던 구간이기도 했다.  운길산 정상을 300미터 남겨 놓기 전까지....

아까 예봉산에서 짐작했던 것처럼 남은 300미터는 가파른 계단과 바위길에 마지막 남은 땀방울을 흠씬 뽑아내게 만들어 주었다.

 

 

 

 

 

 

 

 

드디어 운길산 정상에 도착했다.

 

 

 

 

한참을 기다려 정상인증을 하고, 비비빅 하나 사먹고 바로 하산길로 접어 든다.

 

 

 

 

수종사.

예전에 두물머리에서 안개도시 사진을 담고 차를 타고 올라 왔던 기억이 떠오른다.

 

 

 

 

 

 

 

 

 

 

 

 

수종사 보호수 앞에서 내려다 본 두물머리.

 

 

 

 

 

 

 

 

 

 

 

 

안그래도 장시간 산행에 발바닥에 불이 나는데, 포장도로를 걷는 것이 힘들던 참에 잘되었다 싶어...

 

 

 

 

아까 산행중에도.. 다산길 표지판이 많이 보였다.

나는 어차피 버스를 타고 소화묘원으로 되돌아 가야하니까 굳이 운길산역까지 갈 필요가 없이 차도로 빨리 떨어지는 길이 낫겠다 싶어 좌측길로 선택을 했다.

그런데, 피아노화장실이 나온다는 좌측길을 십여분 걸어 내려가다 만난 이정표에는 우측으로 크게 휘어지며 다시 올라가는 운길산역방향 표시뿐...

그 옆으로는 아무런 표시가 없는 작은 내리막 오솔길이 하나 보여 이 길인가 싶어 따라 걷는데, 급기야 길이 희미해지고 가시덤불 속으로...

되돌아 올라가기에는 너무 많이 온듯하여 잡목을 헤치고 결국은 생길을 치고 올라가니 아까 우측으로 휘어진 그길과 만난 듯 하다.

 

 

 

 

그렇게 해서 빠져 나온 곳이 조안리 보건지소 앞.

네이버 지도앱으로 소화묘원까지의 대중교통 검색을 해보니 167번을 타라고 나왔는데, 마침 "잠시후도착"이란 전광판이 눈에 들어 온다.

씻을 틈도 없이 바로 도착한 버스에 올라타서 장비를 접어 정리하고, 얼굴과 목을 만져보니 자연산 굵은소금이 한종지는 나오더라. 바닥에 다 털어내고.. ㅎ

 

 

 

동서울휴게소에서 대충 세수만 하고 집에 와서 찬물에 샤워하고, 아직까지 얼굴에 올라오는 열기를 식히느라 다시마팩을 붙이고 누워있으니 적당한 피로감과 함께 온몸의 세포가 살아 있다는 느낌이 전해지며 깔깔하던 입안에 식욕이 느껴지고...

내일도 쉬는 날, 무진장 편안한 밤이 될 것 같은 예감에 소소한 행복감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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