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2014. 2. 1. 00:32일상에서...

2014년 1월 31일.

 

음력으로는 정월 초하루날...

아버지가 가족을 모두 북에 두고 피난 내려오신 실향민인지라 비록 산소도 없고 갈 고향도 없지만, 어려서부터 매년 추석과 설날이면 집에서 음식을 해서 차례는 꼬박꼬박 지내왔었는데, 지난 추석 때 아버지가 임진각에 다녀오시더니 이번 설부터는 임진각에 가서 차례를 지내자고 하신다.

어머니가 연세가 드셔서 힘들어 하는 모습이 보기 안쓰럽고, 그렇다고 며느리한테 부담을 지우기 싫어하시는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워낙에 완강하신 분이라 일단을 말씀을 따라 나서보기로 한다.

 

요즘도 지하철을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시길 좋아하는 통에 지하철이 편하신지.. 내 차로 모시겠다는데도 지하철이 편하고 빠른데 왜 쓸데없이 차막히는데 기름낭비하고 다니냐고 고집을 부리시는 걸 겨우겨우 설득해서 승용차로 집을 나섰는데, 이번엔 네비가 가르켜 주는 길이 마음에 안드시는지 자꾸만 이리가라 저리가라 코치를 하시고...

어쨌든, 지난 추석때 지하철로, 국철로, 택시타고 2시간반 걸렸던 길을 한시간만에 도착해서 차례 지내는 망배단 10미터 앞에 딱 내려드리니 흡족해 하기는 하시더라~

 

 

 

 

 

 

 

 

망배단, 매년 추석과 설날에 실향민들을 위해 북을 향해 차례를 지낼 수 있게 상을 마련해 둔다.

오전시간대엔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줄이 제법 길었다고 하는데, 우린 그 시간을 피해 점심무렵에 도착하니 십여분 만에 순서가 돌아와서 바로 차례를 올릴 수 있었다.

우리 이후로 30여분 후에는 줄을 서지도 바로 바로 입장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비용은 전혀 없지만, 우리는 약간의 금액을 봉투에 담아 함에 넣고 차례를 지냈다.

 

 

 

 

 

 

 

 

 

 

 

 

 

 

 

 

차례를 마치고 전망대 위에 올라 주변을 내려다 본다.

자유의 다리, 임진강철교, 그 너머로 뭐가 있고 뭐가 있고... 한참 설명을 해 주시는데, 잘 모르겠다.

 

 

 

 

 

 

 

 

그냥 얼굴만 척 봐도 실향민이라는게 표가 나는지... 하긴 오늘 이곳에 오는 어르신들이야 다 같은 마음일테지.

그냥 오랜 친구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신다.

 

 

 

 

평화누리공원 쪽으로 차를 이동하고, 공원구경도 할겸 잠시 차를 한잔 마시러 카페를 찾는다.

라떼 2잔, 마키아또 1잔, 그리고 모카란 이름이 들어간 복잡한 커피 1잔.

 

 

 

 

 

 

 

 

 

 

 

 

다들 카페에 앉아 쉬는 사이 카메라 들고 나와서 얼른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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