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28. 14:43ㆍ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3년 10월 27일
- 산행코스 : 산성탐방안내소-중성문-태고사-북한산대피소-동장대-대동문-대성문-대남문-715봉-행궁지-태고사-산성탐방안내소
- 산행동무 : 혼자
그넘의 게으름병이 도져서 요즘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에 가는게 힘들고 귀찮아 일요일 북한산에도 느긋하게 출발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날 북한산을 찾은 강선수가 알려 오기를 인파가 난리통이라고 한다.
주차장에는 만차가 되어 들어가지도 못하고 멀찌감치 대로변에 주차를 했다고 하고, 펭귄님 또한 버스가 후끈거린다고 하는 말에 계획을 급수정하여 아침에 일찌감치 집을 나선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눈 뜨는 순간 잠시 힘들 뿐이지 차 안막혀 좋아.. 인파도 덜하고... 산의 공기도 좋고... 산에는 아침 일찍 찾는게 무조건 정답인 것 같다.
나무사이로 은은하게 비춰주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기분좋게 발걸음을 시작한다.
안개가 조금 낀 아침... 먼곳의 조망은 그리 썩 좋지가 않은 하루다.
산성계곡 초입부터 단풍의 색깔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중성문을 지나 중흥사지에 이르니 나무의 색깔이 확연히 짙어지고 본격적인 단풍길이 시작된다.
중흥사지에서 간식을 하는데, 옆에 어느분 통화하는 것을 들으니 만나기로 한 일행이 인파 때문에 북한산 가는 버스를 타지 못해 안달인가 보다.
일찍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작년 이맘때 숨은벽을 거쳐 북한산대피소에서 하산을 하고는 그 며칠뒤 소울님이 다녀간 코스를 보고 나서 그 길이 훨씬 좋아 보여 다음해에는 소울님 코스를 그대로 따라 하리라 마음을 먹었었다.
한편으로는, 작년에 내가 걸었던 길을 이어서 걷는다는 의미도 있었다.
대피소로 오르는 길, 역시나 불타오르고 있었다.
누군가 그런다. 내장산을 갈 필요가 없다고... 맞는 말이다. 사실 내장산은 행락지이지 산의 단풍을 보러 가는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북한산대피소. 이곳의 은행나무는 아직 조금 이른 듯 하다.
숲길의 단풍은 올라 오면서도 많이 봤고, 하산길에도 또 볼 것이므로 성벽을 따라 조망을 즐기며 이동한다.
올해 단풍이 늦어서 그런지, 능선위의 단풍들은 물들기도 전에 다 말라 비틀어진 듯 하다. 색깔도 그다지 곱지가 않고...
칼바위능선에도 암릉사이 곳곳에 단풍이 박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칼바위갈림길 지나 헬기장에서 나도 점심보따리를 풀고, 따스한 햇살을 한동안 쪼이고 앉아 있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
지나온 대동문 뒤쪽으로는 도봉산 줄기가 어슴프레 눈에 들어 오고...
대성문.
청수동암문을 지나는데, 반대쪽 의상능선쪽에서 오는 여성분들 일행에서 어느 분이 힘이 드셨는지 이게 대남문인갑다~ 하고 반긴다.
그중에서 리더격으로 보이던 또 다른 분께서 웃으면서 하시는 말씀에 혼자 빵터졌다. 대남문은 조금 더 가야지~ 이건 그냥 이름없는 굴다리야... ㅋㅋㅋ
715봉에서 의상능선쪽으로 잠시 내려와 의상능선을 조망해 본다. 그리고 다시 올라가 행궁지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삼각산도 조망해 보고...
행궁지 하산길에 조망처에서 다시 의상능선~
행궁지 하산길의 초입은 이미 늦가을이 찾아 왔다.
계곡이 가까와지면서 산길은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하고, 오늘의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이곳에서 만난다.
아~ 저기 공사중 테이프... 누가 지워주실 분 없나요?
함께 산을 찾은 부부들 기념사진도 찍어 드리고...
아주머니께서 힘에 겨워 내림길을 절뚝거리며 걷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손을 잡아 준다거나 하다못해 근처에서 돌봐주지도 않고 혼자 쌩~ 하니 내려와 혼자 단풍을 즐기는 아저씨를 보면 그분들은 부부임에 틀림 없었다.
풍경소리님의 백운산 산행기를 본 이후로 나도 구별법을 터득하게 되었다는 사실~~ ㅎ
이시간에 올라가는 또 다른 부부 한쌍, 여자분이 계속 투덜대며 "날 산에 델고 와서 굶겨 죽일라고 하냐? 밥 좀 도~~" 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 남자분은 "그럼 잔소리 말고 빨리 따라 오란 말이야~~" 하며 지지고 볶는 모습도 보이고... ㅋㅋ
능선길에서 오늘 많이 보였던 잡아주고 끌어주던 알콩달콩 커플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들... ㅎ
다시 중흥사지로 길이 합쳐지고...
아래쪽은 아직까지 초록빛이 더 많이 보였다.
내주중에는 이곳도 알록달록 보기 좋게 물이 들것이다.
아래쪽에서 이제 올라오는 분들은 간간히 보이는 포토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고 줄을 서고...
위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활활 타오릅니다요~~
저렇게 이쁘게 물든 단풍을 멀찌감치서 바라보며 밥을 먹던, 한잔을 하던 그편이 훨씬 좋을 것 같은데... 그속에 굳이 비집고 들어간들 단풍보다 이뻐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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