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30. 21:31ㆍ여행일기
2013년 8월 17 ~ 30일까지.
지난 10년간 매년 2~3번, 많을 땐 4번씩 다니던 이란인데, 이번엔 딱 2년만에 나간다.
최근 몇년 사이 이란경제제재니 뭐니 하면서 시황이 나빠진 이유도 있고, 또 나 말고도 출장을 나갈 직원도 생겼고... 한창 때는 안그랬는데, 오랫만에 나가다 보니 출장가방 싸는 방법도 잊어 버리고, 계속 머리 속엔 뭐가 빠진 것 같은 느낌에 수시간 동안 가방을 뒤척뒤척거리다 겨우 마무리 한다.
공항에 나가 짐을 부치고, 세관 검색대를 통과하는데 여성세관직원이 뭔가를 집어 주길래 보니 딱지처럼 접은 쪽지다. 헐~ 이 여자가 나한테 관심있나?
뭔데요? 하고 물어 보니 내 크로스백에서 빠져 나왔다고 한다.
내꺼 아닌데... 그래도 궁금하니 받아서 펼쳐 봤더니...
3열 좌석에 옆자리가 다 비어서 편안하게 누워서 한숨 자고 일어나니 경유지인 두바이다.
5시간 정도의 환승시간, 라운지를 찾아 들어가 시간을 때운다.
테헤란의 호텔에 들어 온 사각이 새벽 6시. 몹시 피곤하다.
동반한 거래처 사장님과는 12시쯤 점심을 먹기로 약속하고 쿨쿨 자려는데, 시차가 안맞으니 깊은 잠도 오질 않고... 그러던 중 이란파트너한테 전화가 울려 받아 보니 10시부터 미팅이 있다고 나오란다. 증말... 힘들어 죽겠는데, 오자마자 뺑뺑이 돌리기 시작한다.
저녁에도 일찍 들어와 쉬고 싶은데, 나름 대접해 준다고 저녁약속까지... 남산타워와 비숫하게 생긴 밀라드타워 꼭대기까지 간다.
타워 안에는 쇼핑센터와 이란의 문화를 소개하는 공간들이 있다.
짝퉁 시티뱅크~~
타워 꼭대기로 올라가기 위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들.
이란도 한여름은 지났지만, 아직도 낮기온은 40도를 넘고.. 하지만 건조한 기후 탓에 해만 지면 선선해져서 8시가 넘어가면서부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한다.
세계최고품질을 자랑하는 페르시아 수제카페트를 직접 직조하는 기술자.
55인치 티비만한 것이 3~4천만원 정도 한단다.
어디선가 들은 말이 있어서 이곳 수제카페트는 반출하는데도 이란세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니 못사겠다고 했다가, 그건 대형사이즈만 그렇고 이 정도는 아무 문제없다는 역공에 진땀을 줄줄~~
타워 꼭대기 층에 있는 회전하는 레스토랑. 고급 음식점이다.
여태 이란보다 훨씬 열악한 나라들을 비롯해 수십개 국가들을 다니면서 한국음식을 싸가지고 다닌 적이 없는데, 이란음식은 도통 적응이 안된다.
양고기에서 나는 노린내를 즐기는 사람들... 그것 보다 더 힘든건 점심, 저녁을 고기로 때운다. 그것도 엄청 많은 양으로... 나는 일주일에 한끼 정도 그렇게 먹으면 적당하겠구만...
도착 다음날은 거래처 사장님과 공장에 가서 하루 종일 기계설치와 교육을 도와 주고, 그 다음 날은 또 새벽 5시 마샤드라는 지방 도시로 출장.
힘들어 죽겠다~~
먀샤드란 도시가 종교적으로 역사가 깊은 도시라서 혹시나 싶어 대포를 가지고 왔는데, 이란 파트너 녀석이 그걸 자랑하고 싶었는지 핸드폰으로 찍어도 되는 것을 굳이 내 카메라를 꺼내서 찍잔다. 어우~ 민망스러워..
건조하고 일조량이 많은 날씨 탓에 과일들은 죄다 꿀맛이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이란산 납작복숭아.
거래처 4곳의 방문을 마치고, 밤 11시 테헤란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기 위해 시내 어느 곳의 박물관을 잠깐 들러 본다.
박물관 옆 철창 담벼락 옆에서는 뭔가를 흥정하는 사람들이 바글댄다.
물어보니 오래된 반지들을 거래하는 사람들이라고....
힘들어서 구경하기도 싫고, 공항 가는 길 호마호텔내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고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