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29. 14:09ㆍ산행일기
- 트래킹 일시 : 2013년 7월 27일
- 크래킹 코스 : 내송교-내송마을-개미정지-구룡치-사무락다무락-천진암-구룡폭포-육모정
- 동행친구들 : 레테, 블랙로즈, 수가, 펭귄, 양이레
무더운 여름철, 지리산 둘레길 1코스를 조금 걷다가 옆으로 살짝 빠져 구룡계곡을 타고 내려오며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놀멍쉬멍풍덩 컨셉의 트래킹코스가 있다고 해서 진작에 콜을 받아 놓고... 이번 주말에 그 날을 잡는다.
평소 산행길에서 뵙기 쉽지 않은 수가님과 멀리 포항에서 양이레님까지...
날머리인 육모정 주차장에서 양이레님을 접선하기에 앞서, 미리 들머리인 내송교에 들러 세 서울여성분들을 내려 드리고 펭귄님과 둘이만 차를 타고 가다 보니 장난끼가 발동... 평소 "연약한 여자"임을 강조하시는 양이레님께 서울 여성분들이 모두 펑크를 내고 안나왔으니 우리 부실한 두남자를 데리고 오늘 하루 트래킹을 하셔야 한다고 구라를 치는데, 바로 믿으신다. ㅋㅋ
내차는 육모정에 세워두고, 양이레님 차로 다시 내송교로 이동하여 대면을 하고는 모두가 한바탕 깔깔대고 출발~~~
개미정지.
조금은 경사진 오름길과 편안한 숲길이 교차하며 적당히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지리산 서북능선의 한봉우리일텐데.. 만복대가 아닐런지. 풍경소리님이 알려 주실 것이다.
가늘게 시작하던 빗방울이 점차 굵어지더니 급기야는 쏟아붓기 시작하고...
목동의 한 성당에서 왔다는 학생들은 갈 길이 먼제 벌써 힘들다 난리들인데, 자기네들이 어디쯤 와있는지도 모르고 있기에 잠시 설명을 해 주고 카메라는 이후로 배낭에 집어 넣는다.
내 속에는 악마가 있는지... 평소 비를 싫어하지만, 이 시각에 덕유를 걷고 있는 어느 분들을 떠올리며 그쪽에서도 이처럼 비를 맞으며 원추리밭을 걸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며 시원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사무락다무락. 사무락은 소망, 다무락은 담벼락을 뜻하는 사투리라고 한다. 그러니까 소망을 비는 담벼락인셈이다.
옆에는 돌을 쌓아 올린 작은 돌탑들이 있었다.
사무락다무락을 얼마 지나 적당한 지점에서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니 구룡사 위로 이어지는 임도길을 만난다.
이 길을 보이는 반대방향으로 따라서 내려가면 구룡계곡과 만나게 된다.
방금 비가 지나간 터이라 길이 미끄러워 다들 조심조심~~
구룡폭포. 물색이 좀 흐리고, 차갑지도 않아서 지난 주에 다녀왔던 명지계곡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구룡계곡을 위에서 내려보니 엄청나게 깊은 골이라는 생각이 든다. 큰 비가 오면 물이 많이 불어나서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구룡폭포 이후로 계곡의 하단부에 닿을 때까지는 산기슭을 따라 만들어 놓은 계단길을 주로 걷게 된다.
역시나 깊은 계곡이라서 그런지 오르내리는 계단의 각도가 장난이 아니다.
계곡 하단부에 닿고 넓직한 바위를 골라 기다리던 식사시간을 갖는다.
이미 브랜드화 되어 버린 레테표 묵밥, 블랙로즈표 김밥과 수가표 부침개로 배불리 먹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마시는 정체불명 펭귄표 냉커피와 양이레표 수박쥬스까지...
주차장을 몇백미터 남겨놓지 않은 한산한 소에서 오늘 흘린 땀을 깨끗이 씻어내고...
육모정. 이 동네에선 유명한 곳이던데... 모르고 지나칠 뻔할 정도로 수수하게 생겼다.
오히려 맞은편에 보이는 춘향묘가 더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오늘 트래킹을 마무리하고, 남원맛집인 서남만찬에서 돌판 오징어볶음과 제육볶음으로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귀가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