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 22:44ㆍ여행일기
어제 오후 날씨를 봐서는 일출이 크게 기대되지 않았지만, 놀면 뭐하겠나 하는 생각에 오늘도 새벽잠을 설쳐가며 잠도 덜 깬 상태에서 낑낑대며 용눈이를 올라 본다.
어제와 같은 정도의 일출까진 바라지도 않았고, 용눈이의 부드러운 곡선 뒤로 올라 오는 따뜻한 기운 정도만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동쪽 성산일출봉과 우도 방향의 하늘은 붉은 기운은 커녕 허연 빛만 계속 보여 준다.
소들도 나와 보지 않는... 이렇게 완벽하게 맹탕인 일출도 있는가 보다.
다랑쉬와 아끈다랑쉬.
등로로 돌아 나오는 것이 귀찮다고 사면을 가로질러 내려 오는데... 소들이 항상 풀을 뜯어 먹던 그 곳은 온통 지뢰밭.
요리조리 잘 피해서 걷는데, 그곳에는 물매화가 코스모스 피어 나듯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눈을 씻고 찾아 봐도 립스틱 바른 녀석은 안 보이고...
다시 숙소로 돌아 와서 양치하고, 세수하고... 이제야 잠이 좀 깨는 듯 하다.
성산 일출볼 앞 뚝배기 식당가로 가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그래도 성산에 왔으니 일출봉에 눈길 한 번 주고 떠난다.
이제 제주공항을 향해 차의 방향을 잡고, 올라가는 길에 우선 사려니숲에 들러 산책로를 걸어 본다.
편도 5킬로, 왕복 10킬로의 거리이지만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편안한 길이라서 그다지 부담이 없다.
이름이 알려진 곳이라 그런지 주차장엔 제법 많은 차량이 들어서 있었다.
이곳 사려니숲도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이미 지나 겨울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나마 구름다리가 있는 이 부근은 아직도 단풍이 남아 있어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물찻오름은 올해말까지 휴식년제로 출입통제기간.
오전 내내 꾸물꾸물한 날씨가 계속 되더니 사려니숲을 다 걷고 나오니 해가 쨍하고 나온다.
야속한 하늘... 비록 조금 늦은 시기였지만 빛이 들어 오는 사려니숲은 훨씬 더 아름다웠을텐데...
그 사이에 펭귄님은 꿀빵하나 사드시고... 점심식사를 하러 찾아 온 교래의 국수집.
고기국수 각자 한그릇에 물만두 한접시.
평소 같으면 뚝딱이었겠지만, 제주에 와서 워낙에 잘 먹고 다닌데다 아침까지 든든히 먹었더니 만두를 다 못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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