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빛이 아름다운 영취산

2012. 4. 15. 12:26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2년 4월 14일

- 산행코스 : 예비군훈련장-가마봉-진례산-도솔암갈림길-봉우재-시루봉-영취산-흥국사

- 산행동무 : 반더룽산악회, 피터팬, 풍경소리

 

작년 이맘때 블벗님들과 함께 밤을 달려 새벽에 도착하여 진달래 만발한 산위에서 일출을 맞이하였던 영취산, 충분히 만끽하였다고 생각하여 올해는 건너 뛰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다지 궁금해 하지도 않았고, 물어 보지도 않았는데... 여수에 사시는 풍경소리님이 영취산 진달래 개화상황에 대한 포스팅을 슬그머니 올려 놓으신 순간부터 공연히 가슴이 뛰기 시작하고 안절부절이 시작된다.

너무나 먼 거리가 부담스러웠던지라 부러 모른 척하고 버텨 보았지만, 돌팍님의 사진이 또 부채질을 하고, 피터팬님이 반더룽을 리딩하여 가기로 하였다는 말을 듣고는 이미 내 마음 속은 그로기 상태가 되어 게임 끝!!

 

한동안 내 곁을 떠나 새 애인과 바람을 피우시던 솔맨님, 이번 주말엔 새 애인한테 버림 받고 홀로 남아 슬쩍슬쩍 나한테 입질을 하신다. 생각 같아서는 확~ 걷어 차버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내가 거두어 주지 않으면 누가 받아 주겠나 싶어 함께 가자고 했는데.... 나쁜 남자, 솔맨님!! 막판에 가서 회사일이 생겨 못가신단다.

 

미우니 고우니 해도 혼자 가는 것 보다는 둘이 알콩달콩 버스타고 가면 훨씬 재미났을텐데... 괜히 더 쓸쓸해진 기분으로 토요일 아침 양재에서 버스에 올라탔는데,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피터팬님의 배려로 나처럼 혼자 오신 인상좋고 여여쁜 누님을 옆자리에 짝꿍으로 앉혀 주신 바람에 솔맨님에 대한 아쉬움은 봄볕에 눈 녹듯 스르르... 내내 생각도 안나더라.

 

어느덧 버스는 여수에 도착하고, 풍경소리님과도 부산여행 이후 재회를 하고 누님을 보필하여 산행 시작!!

예비군훈련장에 마련된 축제장에서 올려다 본 영취산의 색깔에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져 나온다. 

 

 

 

 

 

 

 

 

올라 갈수록 그 고운 핑크빛 물결이 가까워지고...

 

 

 

 

여수시민의 자격으로 자원봉사 나오신 풍경소리님, 오늘은 규리 배낭을 메고 오셨는지 무척 귀여워 보인다. ㅋㅋ

이곳 저곳에 대한 설명도 해 주시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나들이객들의 사진을 찍어 주시느라 바쁘다.

이날 저녁에는 회사의 야간근무조에 편성되어 또 근무하러 출근하셔야 한다던데... 이따가 산행 마치면 술 드시지 말고 댁에 가서 푹 쉬셔요~~

 

 

 

 

본격적인 진달래 군락지가 시작되면서 선두권에서 점차 뒤로 처지기 시작한다.

찍고 뛰고.... 방법이 없지. 

 

 

 

 

작년에는 저지대부터 고지대로 순차적으로 피어 올라 온 바람에 아래 쪽에서 시들시들한 모습을 많이 봤는데, 올해는 늦게까지 이어진 추위 때문에 정상부근을 제외하고는 산 전체에서 한꺼번에 개화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싱싱하고 진 꽃들이 거의 보이질 않았다.

대체적으로 작년보다 풍성하고 산뜻한 모습들, 과거 몇년간 가장 좋은 개화상태라고 한다. 

 

 

 

 

 

 

 

 

내 사진 곳곳에 숨어 계신 풍경소리님.

이 많은 사람들이 다른 때 같았으면 무척이나 짜증으로 다가왔겠지만, 워낙에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내 마음도 관대해 지는 것 같다. 

 

 

 

 

 

 

 

 

 

 

 

 

 

 

 

 

 

 

저 사람들... 자기네들의 모습이 이렇게 아름답게 보이고 있었는지 알까? 

 

 

 

 

 

 

 

 

풍경소리님이 옆에서 "이선수님, 또 작품 만드신다~~" 하며 놀리신다. 작품은 무슨 개뿔~~ ㅋㅋ

작년에도 여러차례, 이번 영취산에서도.... 현장에서 내가 판타스틱을 외치며 뽕 맞은 듯이 취해서 산행하며 찍은 사진들은 집에 와서 들여다 보면 영락없이 실망이다.

그 당시의 감동을 10%도 담아 오질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진실력의 문제라고 밖에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아무렴 어때? 그 때의 그 느낌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에는 없겠지만, 내 가슴 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테니...

 

 

 

 

 

 

 

 

풍경소리님이 일러 주신 촬영포인트로 들어가서...  

 

 

 

 

 

 

 

 

 

 

 

 

 

 

 

 

 

 

 

 

사진 골라 놓고 보니, 작년에도 이 자리에서 이렇게 찍었었더라~ 

 

 

 

초록반, 분홍반~~ 

 

 

 

 

새로 만든 진례산 정상석. 작년, 이 주위에 널부러져 있던 군시설물들을 다 철거하고 깔끔한 전망데크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산봉우리들의 이름도 바로 잡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막연하게 영취산이라고 불리우던 이 곳의 정확한 명칭은 진례산, 그 다음 나오는 봉우리가 시루봉, 그 뒤에 두번째 돌탑이 세워져 있는 봉우리가 영취산의 주봉이라고 한다.

 

 

 

 

여기에도 풍경소리님이...ㅋㅋ 

 

 

 

 

봉우재로 내림하는 벚꽃길, 맞은편에 보이는 시루봉을 향해....

 

 

 

 

봉우재에는 무지막지한 인파들이 몰려 왔다. 

 

 

 

 

몇시간째 연주하고 계신 섹소폰 동호회원님들... 악기소리가 고음에서 많이 갈라지던데, 리드가 오래 되어서 그런지...

 

 

 

 

 

 

 

 

 

 

 

 

누님이 사주신 커피맛 아이스크림 한개 맛있게 얻어 먹고... 

 

 

 

 

 

 

 

 

작년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던 헬기장 옆의 자리가 보인다. 

 

 

 

 

 

 

 

 

이후로 영취산까지는 진달래 끝.

우리가 꼴찌라는 말을 듣고 부리나케 또 내달리기 시작한다.

다행히 하산길에 반더룽 꼬리표를 달고 계신 두분을 추월했으니 최소한 꼴찌에서 3등이상은 확보. 

 

 

 

 

새로 돋아나기 시작하는 신록의 반짝임이 눈부시다.

계곡물에 발담그고 한참 놀다 가고 싶었지만, 늦을까봐 얼른 세수만 하고... 

 

 

 

 

흥국사 도착. 

 

 

 

 

 

 

 

 

 

 

 

 

오늘의 내 기분을 잘 표현해 주신 풍경소리님의 사진.

금정산행 포스팅에 이어 이번에도 위의 모든 사진들보다 이 한장만 주목을 받을 듯....ㅋㅋ

그래도 어쩌랴. 내 맘에 쏙 들어 온걸~~

 

 

 

서울에서 쌀쌀한 새벽 기온 때문에 입고 온 기모바지 때문에 쪄 죽을 뻔, 그 동안 거의 물을 먹지 않고 산행했던 습관 때문에 조금 밖에 준비하지 않았던 물 때문에 목이 말라 또 죽을 뻔.

소매를 걷어 올린 팔뚝에는 선명하게 탄 자국이 남고, 버스에 도착하자 마자 근처 수퍼에 가서 흠뻑 젖은 옷 갈아 입고, 게토레이 1.8리터 하나 사 와서 벌컥벌컥... 거의 절반은 내가 먹은 것 같다.

 

짝꿍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양재역이다.

여수에서 가득 채워 온 이 행복감으로 또 일주일을 살아 가야지.

다음 주말엔 또 어디서?? 청산도가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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