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1. 19:03ㆍ일상에서...
2012년 3월 1일.
지난 주에 삐끗한 허리가 아직도 우리우리하다.
모처럼 맞이하는 보너스 휴일, 천마산에 야생화 찾으러 가고 싶기도 하고... 피터팬님 따라 영덕블루로드길을 걷고 싶기도 한데... 이 넘의 몸이 시원치 않으니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마냥 집에서 쉬기에는 너무 아까운 하루... 살살 차 몰고 가까운 경마공원이나 나가 볼까 한다.
갑자기 풀린 날씨에 서울대공원으로 향하는 나들이객들의 차가 인덕원부터 정체다.
과천시내로.. 정부종합청사 앞의 샛길로.. 요리조리 빠져서 대공원 반대편 선바위 쪽으로 진입하니 경주가 없는 오늘의 경마장은 한산하기 그지없다.
너무나 계산적인 성격 때문에 대략 70여원짜리의 기대값을 갖는 마권을 100원 주고 산다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어 경마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비슷한 복권, 카지노 등등도 손해보는 장사라는 생각에 싫어 하는 성격...
그래서 경마가 벌어지는 주말의 복잡함 보다는 오늘 같이 한산한 날의 경마장이 좋다.
주말 같았으면 경주 전, 경주마들의 상태를 미리 선보이는 트랙에 사람들이 버글버글할텐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공원 쪽으로 향하지만, 나는 텅빈 경주관람대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건물 안으로 혼자 들어간다.
갑자기 생각난 개콘의 비상대책위원회...
주말이면 엄청난 인파가 몰려 드는 곳인데, 이렇게 관리가 허술한가 싶은 생각이 든다.
텅빈 건물 속을 마음껏 헤집고 돌아 다녀도 아무도 제지하거나 확인하는 사람이 없다.
음... 여긴 비싼 돈 내고 입장하는 곳인가 싶다.
의자도 푹신하고, 유리로 막혀 있어 훨씬 안락한 분위기.
많은 사람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곳.
그 건너로 가족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그것 좀 걸었다고 허리가 아파온다.
이래서야 이번 주말에도 산에 가긴 글른 것 같고...
경주트랙의 가운데에 위치한 가족공원으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경주로 밑으로 뚫린 지하도로를 지나야 한다.
오늘이 삼일절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태극기를 담아 본다.
근데, 얘네들은 왜 한쪽으로 휘었는지...
서쪽하늘을 바라 보니 희끄무레한 구름이 한무더기, 게다가 안개까지 끼었는지 조망이 좋지 못하고 뿌옇다.
일몰 구경하러 서해쪽으로 나가보려던 생각을 접고, 일찌감치 집으로 향한다.
집 앞 슈퍼에서 새우깡, 자갈치, 초코칩, 예감 등등 과자를 한보따리 사가지고 들어가 마침 케이블에서 방영되고 있던 터미네이터4를 보면서 소파에 등을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