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월출산 산행기

2012. 2. 19. 22:52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2년 2월 18일

- 산행코스 : 천황사매표소-구름다리-천황봉-구정봉삼거리-도갑사

- 산행동무 : 피터팬, 양이레, 소울, 나비공주, 마눌님

 

일주일 내내 대둔산에 눈이 내릴까 하며 기상청의 일기예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었다.

남서쪽에서 눈구름이 밀고 올라 오는데 차가운 대륙성고기압에 가로막혀 좀처럼 내륙으로 진출하지를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올겨울 지상목표이던 대둔산 설경은 물건너 간 듯하고, 일기도를 펼쳐 놓고 설경을 볼만한 대체산행지를 찾아 보니 무등산과 월출산이 레이더에 걸렸지만 월출산은 혼자 다녀 오긴 거리상 좀 껄적지근하고... 다행히 집앞으로 지나가는 산악회 버스가 안양산 백마능선을 코스로 잡아 간다기에 내심 결심을 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피터팬님이다.

월출산 설경을 보러 가자신다. 이런 텔레파시가... 방금 전까지 월출산을 포기하고 아쉬운 마음에 쩝쩝거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월출산행, 순식간에 멤버가 구성되고 이튿날 아침 6시30분에 양재에서 만나 출발~~

 

포항에서 따로 차를 몰고 오신 양이레님과 도갑사주차장에서 만나 한 차에 옮겨 타고 반대쪽 천황사주차장으로 이동한다.

분명 새벽에 눈이 그친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펄펄 내린다.

당장은 보기 좋지만 눈 속에서 산행할 생각에 약간은 심란해진다.

 

 

 

 

천황사 쪽 산행 들머리의 대나무 숲을 지나는데, 눈을 맞으며 산행하는 것도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2년전, 등산을 시작할 무렵에 와 봤던 월출산...

당시엔 구름다리가 있었던 산이라는 것 하나 밖에 기억이 안나는데, 이번 산행에선 꽤 많은 것들을 보게 된다.

동백나무 숲에 소복히 내려 앉은 눈꽃... 아름답다.  아직도 내리는 눈 때문에 조망이 없어도 좋을 듯 싶다.

 

 

 

 

 

 

 

 

 

 

 

 

구름다리에 도착할 무렵, 눈은 대충 그쳐가지만 또 하나의 난적인 칼바람을 마주친다.

어찌 구름다리와 깔맞춤을 하고 온 우리 마눌님.. ㅋㅋ

 

 

 

 

 

 

 

 

서서히 하늘이 벗겨지기 시작한다.  간간히 햇살도 비친다.

여수에서 풍경소리님이 눈구름을 몰아 내기 위해 강력한 선풍기를 돌리고 있다는 전갈을 받았는데, 그래서 그렇게 칼바람이 몰아쳤는 모양이다.

 

 

 

 

 

 

 

 

돌팍님이 말씀하셨던 월출산에서 내려다 본 황금들판을 상상해 본다.

그 포인트는 경포대에서 오르는 길이라고 기억되는데, 이곳도 멋지다~

 

 

 

 

 

 

 

 

 

 

 

 

 

 

 

 

좀 있다 점심을 먹고 가게 될 장소가 저기 보이는 네모난 돌덩이 옆인가?

 

 

 

 

눈보라를 헤치며....

 

 

 

 

 

 

 

 

 

 

 

 

천황봉 오르기 전, 시간이 너무 늦어 햇살이 잘 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소울님이 준비해 오신 떡만두국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내가 좋아한다고 일부러 준비해 오신 만두국~~ 땡큐~~

제가 준비한 달걀 두알 서비스도 괜찮았죠?

 

점심포인트에서 바라 본 월출산의 설경... 멋지다~

 

 

 

 

 

 

 

 

 

 

 

 

커피까지 끓여 먹고 땡땡해진 배를 안고 천황봉을 오른다.

하늘은 이제 완전히 벗겨져서 파란 속내를 마음껏 펼쳐 보인다.

파란하늘에 떠다니는 흰구름과 월출산의 암봉들 사이에 박혀 있는 흰눈의 풍경이 조화롭게 느껴진다.

 

 

 

 

 

 

 

 

 

 

 

 

 

 

 

 

 

 

 

 

 

 

 

 

 

 

 

 

누가 그랬지? 복어바위라고...

 

 

 

 

 

 

 

 

 

 

 

 

 

 

 

 

 

 

 

 

 

 

 

 

 

 

 

 

 

 

 

 

 

 

 

 

 

 

 

 

 

 

 

 

 

구정봉 방향. 장군바위라던가?

옆으로 100미터만 돌아가면 구정봉인데... 마눌님이 힘들어 하는 바람에 구정봉은 이번에도 바이패스한다.

다른 분들은 구정봉에서 천황봉을 올려다 보러 가시고...

 

 

 

 

 

 

 

 

 

 

 

 

마지막으로 천황봉을 뒤돌아 보니 파란하늘에 흰구름이 꼭대기에 걸려 있는 모습... 복 받은 날이다.

 

 

 

 

 

 

 

 

 

 

 

 

오늘도 산에서 노을빛을 보며 하산한다.

 

 

 

 

억새밭.

 

 

 

 

얼마전 우연히 한 사진사이트에서 HDR사진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되어 틈틈히 공부도 해 보고, 이번에 시도해 보았는데... 많이 어설프다.

조만간 좀 더 세련된 HDR사진을 뽑아 보리라 다짐해 본다. 

 

 

 

미리 가져다 놓은 양이레님의 승용차에 6명이 구겨 타고 천황사 들머리로 편하게 이동하고, 미리 점 찍어 두었던 나주의 하얀집 식당에서 맑은 국물에 고기가 푸짐한 나주곰탕으로 저녁식사를 한다.

양이레님은 다음 날 또 무등산에 오르겠다고 광주로 이동하고, 서울팀은 모두 집으로.....

 

교통이 불편해서 잘 가지 않게 되는 명산 중에 명산인 월출산의 사시사철을 다 보고 싶어진다.

2년전 초가을에 다녀왔던 기억이 아쉬워진다. 그 때 산에 대해 조금만 더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또 다른 2년이 지나고 나면 지금의 기억이 아쉬워질까?

한편으로는 가까이 있는 여수분들이 부러워지기도 하면서... 내가 특별히 좋아하게 된 산이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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