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31. 20:43ㆍ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1년 12월 31일
- 산행코스 : 안양예술공원-삼막사-삼성산통신탑-망월암-서울대수목원후문-우회등산로-수목원정문-예술공원
- 산행동무 : 나홀로
겨울이 되면서 게으름만 늘고, 산행을 하기 위해서 나가는 것이 자꾸 귀찮아진다.
따뜻한 방안에서 늦게까지 자는 것이 좋아지고, 문밖을 나서면서 얼굴에 와닿는 싸늘한 느낌이 싫어서 더욱 그렇다.
오늘 새벽같이 일어나 북한산 일출산행을 나서는 분들은 집안에 난방이 잘 안되서 그럴까? 라는 쓸데없는 상상도 해 본다.
다음 주말, 지리 종주를 앞두고 마냥 게으름을 부리다가는 중간에 낙오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에, 가까운 삼성산에서라도 체력훈련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은 꾸역꾸역 배낭을 싸서 나선다.
막상 나서서 걷기 시작하면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데...그 나오기까지가 힘드네...
안개가 뿌옇게 낀 하늘, 조망도 없는데 전망대 능선으로 올라봐야 볼 것도 없고... 오늘은 짧고 굵은 코스를 택해 바짝 오르기로 한다.
요기서 시작~~
암릉이 많은 다른 코스와 달리 흙길로 이루어진 명상의 숲 코스.
삼막사를 거쳐 곧바로 통신탑으로 가야지~~
삼거리에서 삼막사 방향으로...
삼막사.
삼막사 옆으로 난 우회등산로를 무시하고, 뒤로난 급경사 사면을 그냥 치고 올라간다.
잡목이 그리 많지 않은데다 우회하는 것보다 거리가 훨씬 짧기 때문에 이게 낫다.
약 15분 정도 올라 오니 저 멀리 국기봉에서 이어지는 능선과 만난다.
건너편은 관악산, 이쪽은 삼성산. 그 사이의 골을 따라 오른쪽으로 가면 안양예술공원, 좌측으로 가면 서울대 방향.
아주 조그마한 암자인 망월암.
예전에 강선수와 무너미고개를 찾아 헤메이다 우연히 만났던 곳인데...
삼성-관악 사이의 골길을 따라 서울대수목원 방향으로 걷던 중에 빈 초소가 보이기에 들어가 앉아 쉬어 간다.
벽에 써놓은 낙서가 재미있어 한참 구경을 하며...
걷기 좋은 편안한 길...
서울대수목원 후문에 이르렀는데, 개구멍을 통해 넘어 들어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사유지라서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도 보이고, 우회로 안내표지판도 있는데...꼭 저런 사람들이 있다니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우회로를 향해 가는데... 엄청 후회했다.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수목원 안쪽길은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가는데, 내가 가는 우회로는 자꾸만 고도를 높인다.
하산하는 것으로 이미 입력이 끝난 내 머리 속에는 또 혼란이 찾아 온다.
이만큼이나 올라 왔는데....
또 올라간다.
뭐 뜬금없는 길 한가운데 놓인 벤치도 보이고....
얼추 봐도 삼성산의 7부능선까지는 다시 올라 갔다 내려온 느낌.
저 아래 수목원 개구멍으로 편하게 내려온 일당 중의 한명이 지들끼리 떠드는 말이 뒷통수에 들려 온다.
"멍청하게 왜 우회로로 다녀? 개구멍 두번만 통과하면 되는데..."
울컥한다.
새해는 흑룡해라고 하는데, 이건 청룡이네~~
이 시간이면 어김없이 네파매장 앞에서 흘러 나오는 섹소폰연주를 잠시 지켜 보다 번데기 두컵 사들고 집으로 귀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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