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 눈꽃 산행기

2011. 12. 5. 00:07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1년 12월 4일

- 산행코스 : 양떼목장주차장-양떼목장-주차장-국사성황당옆길-전망대-선자령-주차장

- 산행거리 : 12.24 km

- 산행시간 : 6시간 21분 (이동시간 5시간 11분, 휴식시간 1시간 10분)

- 산행동무 : 레테, 펭귄

 

 

 

 

 

 

 

 

지난 주 내내, 강원도 산간지역에 폭설이 내렸다고 한다. 그래서 계획한 선자령 눈꽃 산행...

게다가 근 한달 보름만에 함께 하는 산행이다 보니, 이래저래 가슴이 설레인다.

오랫만에 바깥바람을 쏘이는 나의 애마도 오랫만의 외출에.. 선자령의 항상 주차하던 그 자리를 찾아가다가 그다지 경사가 심하지도 않은 눈길에 처박혀 꼼짝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바로 이 곳 앞에서 한시간을 넘게, 바퀴 밑을 파보기도 하고.. 바퀴 밑에 나무 같은 것들을 끼어 넣어 보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 도움을 받아 밀어도 보고... 결국, 영특하신 레테님의 말씀을 듣고 보험사 긴급출동을 요청한다.

20분도 안되어 도착한 견인차의 도움을 받아 간단히 올라섰지만, 그 한시간 사이에 줄을 저어 도착한 산악회버스에서 쏟아져 나온 엄청난 인파들에 휩싸여 주차장과 산행들머리는 난리가 났다.

 

 

 

그나마 사람들이 덜 몰리는 양떼목장 방향으로 들머리를 잡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거기에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네. 양떼목장 이후로 길이 없다.

어제 다녀온 솔맨님 일행이 걸었던 길이 있을테지만, 이미 눈에 깊이 파묻여 보이질 않는다.

발 한번 잘못 딛으면 엉덩이까지 빠지는 그런 길... 

 

 

 

결국은 다시 하산하여, 남들을 따라 국사성황당 옆의 임도길을 따라서 오르기로 한다. 

 

 

 

차 때문에... 많은 사람들 때문에... 빈정 상하고 꿀꿀했던 그 기분은 어마어마한 눈의 향연과 파란색 물감을 풀어 놓은 하늘에 이미 저 깊은 곳으로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솔맨님이 어제 미리 와서 등로 다져 놓고 하늘엔 파란물감 풀어 놓고 오셨다 했는데, 등로작업은 빵점이지만 하늘색깔 작업은 잘 해 놓으신 것 같다.

 

 

 

온통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수백, 수천그루.... 

 

 

 

 

 

 

 

 

 

 

 

 

 

 

 

 

 

 

 

추위라면 질색을 하시던 레테님, 엄청나게 불어제끼던 눈보라와 칼바람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출발부터 꽁무니가 보이질 않는다.

나는 뒤로 쭉쭉 밀리는 눈길에 걸음이 힘들어 죽겠는데... 날렵한 몸매로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마구 치고 올라 가신다.

요즘 힘이 남아 도신다더니... 정말인가 보다.

 

 

 

 

 

 

 

 

 

 

 

 

 

전망대 데크 앞에서....

 

 

 

 

 

 

 

동해바다 쪽은 연무가 끼어 잘 보이진 않는다. 

 

 

 

오랫만에 만난 펭귄님과 괜히 친한 척...

 

 

 

 

 

 

 

비박하고 내려오시는 팀들을 몇 만났는데, 이분은 오늘도 주무시려나 보다.

 

 

 

 

 

 

 

물매화 찾는다고 이 일대를 헤집고 다닌 일이 엊그제 같은데...

 

 

 

어마어마한 세기의 바람이 불어 올라오며 눈가루를 얼굴에 때려 대던 곳. 

 

 

 

 

 

 

 

 

 

 

 

 

 

 

 

 

 

 

 

저 뒤로 넘어 하산하는 길도 등로가 보이질 않는다.

할 수 없이 정상만 찍고,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 하산이다. 

 

 

 

 

 

 

 

 

 

 

 

 

 

 

 

이런 날이 아니면 언제 눈밭에 누워 보랴~

울 애인, 솔맨님과 함께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 분이야 워낙에 자주 드러 누우시는 분이니.... 따라해 본다.

 

 

 

돗자리를 꺼내어 썰매도 타 보고....

 

 

 

이렇게 놀다 보니 또 하루 해가 저물어 간다.

일찍 시작하나 늦게 시작하나 해가 저물어서나 하산하는 이 습관... 어쩌겠는가.

 

 

 

하얀 눈밭에 떨어지는 노란색 석양빛이 참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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