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4. 00:12ㆍ산행일기
- 산행일자 : 2011년 10월 22일
- 산행코스 : 국사당(밤골매표소)-밤골폭포-숨은벽능선-바람골-염초골-약수암공터-노적봉안부-용암문-중흥사지-중성문-산성탐방안내소
- 산행동무 : 아리, 펭귄, 양이레 (피터팬님 찬조출연, 블랙로즈님 도시락 지원)
2년째 북한산 단풍산행을 놓쳤던 터이라 올해에는 기필코 숨은벽 단풍을 보리라 마음을 독하게 먹고, 다음 주에는 늦을 것이라는 생각에 제주여행의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북한산행을 계획한다.
마침 이 계획을 듣고 포항의 양이레님도 합류하기로 하셔서 더 기대가 된다.
첫 KTX를 타고 올라 오시라 했는데, 아침 잠이 많으셔서 아예 야간열차를 타고 오는게 마음이 편하시단다.
부지런하신 펭귄님이 일찌감치 양이레님과 만나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고, 나는 블랙로즈님과 명학역에서 만나 승용차로 출발하여 국사당 입구에서 모두 집합하는 계획이었다.
제주여행의 후유증에 그 많은 사진을 정리한다고 퇴근 후에도 늦게 자고 했더니 머리 속이 멍한 느낌이다.
출발하려고 차에 올랐는데, 블랙로즈님과 만나기로 한 장소도 머리 속으로는 전에 만났던 금정역을 생각하고 있는데, 입으로는 명학역이라고 말한 것 같다.
전화해서 물어 보니, 내가 명학역이라고 했다고... 벌써 나와 계시단다.
집에서 5분거리, 수백번을 다녔을 명학역 가는 길을 헷갈려 다른 골목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약간의 알바를 하고 돌아 나와 겨우 명학역에 도착하여 보니... 블랙로즈님 또한 상태가 별로 좋지 않으시다.
일명, 백수과로사 일보직전이시라고... 결국 싸오신 도시락만 건네 주시고 집으로 돌아 가신다.
국사당입구 밤골매표소, 철이 철인지라 차들로 꽉 차서 주차할 자리를 못찾다가 어정쩡한 자리 하나 겨우 발견하여 주차를 한다.
피터팬님은 이곳까지만 함께 하시고 되돌아 가신다. 섭섭....
북한산에 능통하신 아리님의 뒤만 졸졸 따라 간다.
우측 앞의 545봉과 저 멀리 도봉산의 오봉과 자운봉일대.
안구건조한 해골바위와 계곡을 뒤덮은 단풍도 내려 보는데, 양이레님은 사진을 담느라 정신이 없으시고... 이 때부터 약간의 정신줄 이탈의 전조증상을 보이고 계셨다.
545봉까지는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는데... 든든한 대장님이 계시니 이럴 때가 아니면 혼자서는 갈 엄두도 못낸다.
545봉에서 내려다 본 숨은벽 전망바위위에는 사람들이 계속 몰려 올라 온다.
아리님이 사람들 많이 다니는 길과 한적한 길 중에 선택을 하라고 하신다.
절벽 건너 뛰고, 밧줄 내려야 올라갈 수 있는 길만 아니면 한적한 길이 좋다고 하니 바람골로 안내를 하신다.
결과적으로 너무나 잘 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염초 1, 2, 3 봉 중에 하나일 것이라고...
염초골의 자그마한 공터에서 도시락을 까먹고, 본격적인 단풍구경이 시작된다.
염초골을 빠져나오니 약수암 위의 넓은 공터가 나온다.
이즈음에서부터 양이레님은 정신이 거의 빠져 나가시고...
우리 서울사람은 아니지만 경기도민들도 북한산 단풍의 고운 빛깔에 흠뻑 취해간다.
계속 해를 안고 걷는 길이다 보니 단풍의 색깔이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것이 더 없이 환상적이었다.
옛 북한산장터에서 아리님이 내 주신 숙제. 출제자의 의도를 알 수가 없어 여러장 담았는데, 그나마 이게 가장 나은 듯...
중흥사지부터는 국사당에 주차한 차를 회수해 오고자 혼자 먼저 하산을 시작한다.
주위에서 자꾸만 이천사라고 치켜 세워주다 보니 그 별명에 걸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점점 심해진다.
애시당초 강선수와 같은 캐릭터를 잡았으면 참 편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를 잠깐 해 본다.
그리고, 그 이천사라는 칭호를 전국구로 확실하게 굳히기 위해서는 양이레님을 포항까지 모셔다 드리고 와야 하나? 라는 갈등도 잠시 해 본다.
혼자 하산하는 길에 담은 중성문.
찍으면서도 별 생각이 없이 담았는데, 펭귄님이 오늘 담은 사진 중에 작품이 하나 있다면서 보여 주신 것과 비슷해서 펭귄님 김빼려고 부득불 올린다.
저녁식사는 지축역 근처의 경남식당의 아구찜.
이미 피터팬님, 솔맨님, 풍경소리님, 소울님이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계셨고, 곧이어 혼자 사패산을 찍고 내려온 샷마스타까지 합세하여 북적북적한 저녁자리가 되었다.
잠시 후부터 솔맨님과 풍경소리님은 무시무시한 불수사도북 종주에 들어 간다고 하니 무사종주를 기원하며 사이다 한잔, 양이레님을 만나 반갑다고 또 한잔....
하나 하나 참 좋은 사람들.... 이렇게 하루를 마치고 또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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