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제비봉

2010. 9. 16. 15:48산행일기

산행일시 : 2010년 8월 29일

산행코스 : 얼음골 -> 제비봉 -> 장회나루 -> (차량으로 이동) -> 계란재 -> 삼거리 -> 옥순봉 -> 삼거리 -> 구담봉 -> 삼거리 -> 계란재 원점회귀

산행동무 : 솔맨, 산여인

 

전 날까지 산행지를 결정 못하고, 아침에 사당역에서 만나 차안에서 약 10분간의 회의 결과 단양의 제비봉과 구담-옥순봉, 그리고 시간이 허락되면 언젠가 아다메오님 블로그에서 봤던 악어떼까지 만나 보기로 합의하고 출발을 한다.

 

영특하신 산여인님...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에 비즈니스센터에 들어가 인터넷으로 산행지의 정보를 쫙 훝어 놓으셨다.

그러나...그 영특함이 오늘 하루 종일 내 뒤통수를 때리는 흉악함이 될 줄이야......

 

얼음골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산여인님이 콩국수를 준비해 오셨다는 말을 듣고 예의상... 내 배낭이 비었으니 짐을 하나 달라고 했더니 선뜻 콩국물 병을 건네준다.  내심, 물기 뺀 국수를 줬으면 했는데...물보다 무거운 걸쭉한 콩국물을....

 

산행은 초입부터 제비봉 정상 100미터 전까지 끊임없는 오르막이 계속된다.

산여인님이 너무나도 상냥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옆에 와서 살짝 속삭인다.  "이선수님!! 앞장서서 가세요. 앞에서 가시면 힘이 덜 들거예요~~" 하면서... 살짝 눈물이 핑 돌 뻔 했다.

 

그런데...사람 앞세워 놓고 엉덩이가 탱탱하니 어쩌니 중얼대면서 바짝 뒤에 붙어서 저벅 저벅 따라오니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진다.

어느 정도 진을 빼놓고는 두 분이 또 살짝 앞으로 나서면서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끌어 당긴다. 순진한 나는 간격을 유지하려고 또 다시 힘을 쓰기 시작한다.

이내,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지치는 모습을 보이자 이젠 종적을 감춰 버린다.

 

제비봉 바로 아래에 위치한 절벽. 위에서 두 흉악한 인간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측으로 빙 돌면 길이 있으니 빨리 올라 오라고....

 

정신이 반쯤 나갔는지... 이정표 사진을 찍고 나서 가려다가 정상이 얼마나 남았는지 보려고 다시 카메라를 켜서 찍은 사진을 확대해 본다.  그냥 앞에 있는 이정표를 바로 보면 될 것을.....

 

힘든 건 힘든거고... 정상에 올라오니 조망이 환상이다.

마음이 들뜨니 충주호의 S라인 물줄기와 자기의 몸매를 비교하는 무리수를 두기 시작한다.

 

정상부근에 적당한 자리에 앉아 간식과 과일을 먹고 장회나루 선착장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은 얼음골에서 올라오는 길과는 전혀 딴판으로 탁 트인 조망으로 내내 충주호의 아름다운 풍경과 기암절벽, 멋들어진 산길을 보여준다.

 

 

이 길을 곧장 가면 충주호로 퐁당하려나?

 

 

 

멋들어진 풍경과 막걸리 한사발에 들떠서 오버하는 여인님...ㅋㅋ

 

솔맨님의 물개쇼를 대신한 퍼포먼스 서비스.

 

뒤돌아 보니 저런 아찔한 계단길도 내려왔구만...

 

유람선이 멋지게 물살을 가르며 나간다.

 

 

 

선착장 앞으로 내려오니 솔맨님이 히치하이킹을 해서 차를 가져오자고 하신다.  난 이미 두차례의 쓴맛을 본 적이 있는지라 안한다 했더니 혼자 다녀오겠다고 용감히 나선다.

 

그 사이에 세수 좀 하고, 담배나 한대 피우려고 배낭을 뒤지는데 이상한 물건이 손에 잡힌다. 묵직한 돌덩이 두개가 왜 내 배낭 안에 있지?  산여인님 왈, 지리산 화대종주 무사일탈을 기원하는 두 분의 마음이란다.

그러면서 한 술 더 떠서 어차피 차를 타고 이동할텐데, 왜 콩국물을 차에 놔두고 오지 짊어 지고 다니냐고 묻는다.  그러게.....ㅎㅎ

 

하루종일  이리 치이고... 저리 당하고 제 정신이 아니다.

오늘 산행의 테마는 이선수 지리산 화대종주 전지훈련으로 두 분이서 모의했다고 이제서 실토를 한다. 으~~~

 

재간꾼인 솔맨님이 어느덧 히치에 성공하여 차를 회수해서 돌아오시니 올라 타고 구담이와 옥순이를 보러 고고싱~~~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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