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19. 03:15ㆍ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1년 9월 17일 (무박산행)
- 산행코스 : 거림마을-세석대피소-촛대봉-연하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천왕봉-중산리
- 산행동무 : 펭귄, 산여인, 소울, 샷마스타, 그리고 찬조출연-풍경소리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우리 블방식구들을 위해 피터팬님께서 지리산 구절초산행을 기획하셨는데, 피치못할 개인사정이 생기셔서 산행일을 며칠 앞두고 취소가 되고 말았다.
작년 이맘때 피터팬님을 따라 나서 보았던 지리의 그 모습이 눈 앞에 가물거리고, 풍경소리님과 세석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도 마음에 걸리고 있는데... 나만 그런게 아닌 모양이었다.
한두분씩 의견이 다시 모이기 시작하여 다시 지리산행팀이 꾸려지게 된다.
거림에 도착하여 하늘을 올려 보니, 예쁜 달무리가 져 있었다.
어두운 숲길을 아무 생각없이 걸어 오르다 보니 날이 밝으며 어느덧 거림코스의 유일한 전망터에 도착하니 삼신봉 방향을 운무가 산을 타며 넘어 다니고 있다.
사뿐거리는 발걸음으로 가장 먼저 세석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계신 소울님.
예전에 이용하던 식수대 자리. 지금은 이곳이 폐쇄되고 그곳에서 70미터나 아래로 옮겨져 있다.
작년 화대종주길, 태풍 때문에 발이 묶여 세석대피소를 두명이 전세내어 사용하며 저 식수대 옆 흐르는 물에서 홀딱 벗고 샤워를 즐기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맛에 무거운 짐을 지고 예까지 올라 오는거지...
산여인님이 준비해 오신 부대찌개와....
소울님이 준비해 오신 밑반찬, 그리고 산여인표 밤밥.....
늦게 도착한 풍경소리님이 준비해 오신 귤맘표 갈비와 밑반찬들은 먹느라 정신이 없어 미처 담아 내지도 못했다.
상다리가 부러지게 음식을 차려 놓고, 중산리에서부터 성삼재까지 당일 역종주 중인 풍경소리님을 기다리느라 잠시 벽소령 방면으로 영신봉이 보이는 세석대피소 위 꽃밭에 올라가 보기로 한다.
드디어 도착하신 풍경소리님과 반가운 해우를 하고, 떠들석한 아침식사와 따뜻한 커피 한잔....
오늘 중으로 성삼재까지 가셔야 하니 갈길이 바쁘신 풍경소리님과는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우리는 반대방향으로 길을 향한다.
항상 웃는 얼굴의 사람 좋은 풍경소리님... 우리 밥 드시고 당일 종주 성공하신겁니다~~ㅎㅎ
촛대봉으로 오르는 길, 잠깐씩 보이는 파란 하늘이 감질나게 만든다.
이제 본격적인 구절초 사냥에 나선다.
구름이 조금만 더 걷혀 주었으면 참 좋을텐데...
그 아름다운 연하선경도 구름에 갇혀 전체의 모습을 보여 주질 않는다.
그래도 보일듯 말듯한 모습이 더 섹시해 보인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펭귄님이 투구꽃이 아닐 수도 있다고 하셨지만, 나는 그냥 투구꽃이라 하련다. 머리 아퍼~~~ㅋㅋ
장터목대피소도 구름에 갇혀 있다.
아마도 혼자 왔다면, 조망이 없는 천왕봉을 들리느니 이곳에서 한참 놀다가 중산리로 바로 하산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부추꽃.
통천문을 지나고...
역시나...천왕봉에도 조망이 없다.
악명 높은 중산리 돌계단 길을 처음으로 내림한다고 무릎보호대까지 차고 단단히 준비를 한다.
수리산과 화악산에서 이틀연속 혹독한 체력단련을 해서인지 오늘 출발부터 발걸음이 여느 때보다 가볍고 컨디션이 좋다.
그러나, 항상 게임은 끝나 봐야 결과를 아는 법....
개선문을 통과하고......
로타리대피소까지는 그런대로 잘 왔다.
정말 지긋지긋한 중산리코스의 돌계단길.... 이후부터는 악몽이다.
한걸음 내려 놓을 때마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허벅지에 힘도 빠지는 느낌이다.
먼저 내려가 차를 가져 오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내 무릎이 우선이다.
중산리매표소까지 무릎의 열을 식히기 위해 몇 번을 쉬었는지.....
망바위.
겨우 기어서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발빠르게 도착하여 몸단장까지 다 마치고 단정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계신 소울님, 후미팀도 1.5km 뒤에 거의 다 내려 왔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하신다.
차량회수는 무신 얼어 죽을 차량회수....그냥 기다렸다 같이 택시타고 가지...ㅋㅋ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나오니 계곡에서 뱀과 함께 알탕을 하고 내려 오신 산여인님이 이어 도착하신다.
산 위에서는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엄살을 부리시더니 갑자기 눈빛이 초롱초롱해시면서 산을 하나 더 타니 마니 하면서 허세를 부리기 시작한다. 내참...허구많은 사람들 중에 하필이면 강선수를 닮아 가시네....
곧이어 샷마스타와 펭귄님이 도착하고, 멀리 나가기도 귀찮으니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올라 가기로 하는데....
이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 콜라만 드시던 펭귄님이 막걸리를 앞장 서서 주문하고 벌컥 벌컥 들이키신다.
이분도 강선수를 닮아 가는건가?
이래저래 희안한 광경을 많이 본 오늘 하루의 지리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서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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