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14. 23:37ㆍ산행일기
2011년 9월 14일.
추석연휴의 마지막 날 밤 11시를 넘어서.... 우리 회사에서 올해는 연휴를 하루 더 연장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만 빼고 전 직원이 다 알고 있었던 사실을 나 혼자만 모르고 출근준비를 하며 연휴기간 오간 이메일을 들춰 보다 알게 되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공짜 휴일을 하루 더 얻게 되어 신난 기분은 잠시 뿐... 사람 마음이 그게 아닌지라, 곧 진작에 알았다면 알찬 계획을 세웠을텐데...라는 욕심이 울컥 올라 오면서 미친 듯이 인터넷을 뒤지며 할 일을 찾기 시작한다.
설악에 가볼까? 산여인님이 다녀온 평창에 가볼까? 레테님과 산여인님은 지금 주무시고 계실까? 머리 속에 생각만 맴맴거리다가 결국은 아무런 소득도 없이 잠자리에 든다. 에이~ 속 편하게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생각해 보자~ ㅎㅎ
이도 저도 안되면 혼자서 가까운 하늘공원이나 다녀와볼 량으로, 여기저기 전화를 넣어 보니 공사다망하신 산여인님께서 오늘만 특별히 시간을 할애하여 화악산을 안내해 주겠다고 하신다.
무지무지 바쁜 와중이라던 산여인님, 오히려 나한테 빨리 안나온다고 독촉이 심하시다.
부랴부랴 세수하고 옷 입고 배낭메고 전농동으로 가니 산행준비를 완벽히 마치고 기다리고 계신다.
그 바쁜 와중에 하던 일 다 제껴놓고 이렇게 나를 기다려 주시는 모습을 보니 가슴 속 한구석이 울컥해진다...ㅋㅋ
화악터널에서부터 시작하는 편안한 길... 3주전에 산여인님이 다녀 왔을 때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라고 한다.
까실쑥부쟁이.
고마리
물봉선
바늘꽃
닻꽃. 거의 시들어진 상태지만 그 나름대로의 멋이 있어 보인다.
투구꽃
오늘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금강초롱.
귀한 꽃이라고 들었는데, 오늘 화악산에서 실컷 보게 된다.
야심차게 거미줄과 금강초롱의 조화를 구상하고 있는데, 산여인님이 다가와서 주변 잡풀을 제거해 주신다며 거미줄이 매달려 있는 줄기대를 확 걷어 버리신다. 겉으로는 미안스러워 하는데... 그 속은 모를 일이다.
산여인님이 "발명"해 내신 오늘의 "구조".
나도 따라서 해 봤는데, 집에 가져와서 보니 제일 낫다.
오늘도 하루를 꼬박 채우고 집으로 가는 길.... 오늘 하루의 길안내에, 귀가길에 만두전골까지 사주시는 산여인님한테 고마운 마음과 한편으로는 묵직한 카메라 속의 사진에 뿌듯한 마음을 안고 귀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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