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2011. 7. 27. 23:48일상에서...

2011년 7월 27일.

 

어제부터 엄청난 폭우가 몰아 닥친 중부지방,

하필이면 이런 날에 이틀에 걸쳐 바이어 4명이 방한하는 바람에 이틀내내 함께 지방 곳곳을 다니게 되는 일정이 잡혀 버렸다.

 

어제는 오후에 비가 집중되어 평소보다 교통정체가 약간 심한 정도로 끝났지만, 밤새 쏟아 부은 빗줄기에 오늘 아침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아침 9시에 삼성동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에 교통정체를 감안하여 어제보다 20분 정도 더 일찍 집에서 출발하면서 그 똑똑하다는 스마트폰의 티맵을 켜서 소요시간을 예측해 보니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10분 일찍 도착할 수 있겠네...

 

평소보다 더 막히는 인덕원 길을 뚫고 과천시내를 거쳐 남태령고개 아래 관문사거리를 향해 가는데...차가 꼼짝을 하지 않는다.

반대쪽 물이 차오른 길을 무리하게 주행하다 시동이 꺼진 승용차들은 사람들이 나서 밀고 가고...

 

 

내가 주행하는 반대쪽 차선은 이미 중앙분리대를 뚝 삼아 관악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개울을 만들어 흐른지 오래 되었고, 관문사거리의 지하차도와 주변도로가 모두 침수되어 좌/우회전, 직진이 불가능해진 상태.

한시간 반 정도를 오도가도 못하며 서 있는다. 이미 이 곳에서 바이어들과의 약속시간은 지나가고....

 

 

한참을 기다린 후에 겨우 사당/남태령 방향의 길은 터준다.

여전히 양재쪽 경부고속도로 방향은 침수로 통제 중...

 

 

남태령도 좌측 관악산에서 쏟아져 내린 돌덩어리들과 토사들로 도로가 다 막혀 있는데, 그나마 주변 군부대에서 나와 차선 한개는 차가 다닐 수 있도록 정리를 해 준다.

고마운 군인 아저씨들... 

 

 

주말이면 항상 지나치던 사당역 1번출구 앞, 알 수 없는 개천과 돌다리가 만들어져 있다.

이 곳에서 우회전해서 가려고 했는데....

 

 

사당역에서 양재역으로 가는 길도 우면산 산사태 때문에 통제가 되고, 동작대교 방면도 차들로 가득하니 나름대로 골목길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골목길들도 다 마찬가지.... 

 

 

우면산의 산사태로 쏟아져 내린 토사와 돌덩이들, 나뭇가지들이 한참 아래까지 흘러 내려 왔다.

저 위에서는 소방대원과 구급차들이 인명구조 작업중...

항상 사당역에서 블님들 만나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지나치던 길, 어쩌면 오늘도 바이어 만나러 가는 길에 지나칠 수도 있었던 길...

오전 8시반경에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하니, 저 아래 관문사거리에서 도로 정리가 일찍 끝나 내가 그 시간에 지나갔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제 점심시간이 되어 배도 고픈데, 문을 열은 식당을 찾을 수가 없다.

일대가 정전이고, 그 와중에 들이닥친 물을 퍼내느라 모두 바쁘다. 

 

 

집에서 나온지 7시간 만에, 오후 3시가 다 되어 삼성동에 도착하여 바이어들 태우고 음성으로 가는 길은 한산하고 날씨도 쾌청하다.

참으로 좁고도 넓은 나라...

 

어제 오늘의 폭우로 우면산 뿐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로 많은 인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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