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월계곡, 관암산-백운봉

2015. 8. 24. 11:40산행일기

- 산행일자 : 2015년 8월 22일

- 산행코스 : 동월계곡-도덕봉갈림길-자티고개-백운봉-관암산-동월계곡

- 산행동무 : 피터팬, 나비공주, 한선수, 권선수, 샷마스타, 강선수 (나까지 선수란 선수는 다 모였네~~)

 

이번 산행에 대해 강선수가 뒷풀이 스폰을 하겠다고 말이 나온지 한달여가 지났고, 정식으로 공지를 한지도 일주일이 지나가는데, 도무지 어디에 있는 산을 어떻게 걷겠다는 것인지 감이 안잡힌다.

스폰을 하겠다고 말을 꺼낸 넘은 아예 산행코스에 관심이 없이 현지인 산행가이드를 한명 고용할까? 라는 시답잖은 말이나 내뱉고, 공지를 올린 넘은 검색해보면 다 나온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고....

이건 아무리 봐도 산행들머리나 찾을 수 있을런지 걱정이다.

 

나라도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강선수가 말하는 동월계곡의 지도를 펼쳐봤는데, 산이름도 공지에 올린 것과 조금 다르게 표시되어 있고 무엇보다 등로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난감하다.

이럴 때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역시 피터팬님, 피터팬님 역시 초대를 받은 입장이다 보니 알아서들 하겠거니 하고 따로 코스공부를 안하셨는 모양이다.

여차저차 상황 설명을 드리고 대장을 맡아 달라 부탁드리니, 산행지도와 GPS트랙까지 핸드폰에 다 입력해 오시고... 이제서야 안심이 된다.

 

피터팬님, 요즘 붓글씨에 심취해 계신가 보다.

얼마전 우리 단체 카톡방에서 퀴즈정답자 상품으로 내걸었던 손수 붓글씨를 쓴 부채를 가방에서 우르르 꺼내 하나씩 나눠 주신다.

그때 퀴즈정답을 맞추며 혼자 상품을 받았다고 좋아하던 모여인이 땅을 치고 억울해 할 일이다.(정작 그 분은 아직 만날 기회가 없어 부채를 못받았으니...)

 

 

 

 

오랫만에 새벽부터 일어나 부산을 떨었더니 피곤해서 잠시 눈을 붙였는데, 일어나 보니 차에서 내리라고 한다.

허겁지겁 산행준비를 하고 피터팬님을 필두로 한 꼬리를 따라 잡는다.

 

 

 

 

원래 산행들머리는 저쪽으로 빙~ 둘러서 가야하는데, 막바로 사면을 치고 오르자는 대장님의 이끌음에 쫓아 오기는 했지만 입에서 욕이 절로 나오는 길이다.

워낙 가파른 경사에 디딤발은 자꾸만 무너지고, 곳곳에서 나무가지가 할퀴어댄다.

그렇게 어렵사리 능선에 올랐는데, 이 능선이 아니고 저 능선이라고... ㅋㅋ

 

 

 

 

다행히 골이 깊지 않아 비스듬히 능선을 갈아타고 나니...

이후부터 나타나는 길은 나뭇잎이 푹신하게 깔린 순한 완사면의 연속이다.

 

 

 

 

오늘 산행에서 조망이라고는 달랑 여기 한 곳이었던 것 같다.

산행중 간간히 대장님께서 지금 어디 어디를 지나고 있다고 설명은 해 주셨지만, 사방팔방이 다 막혀 있는 숲길이다 보니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는 수 밖에...

 

 

 

 

나비공주님과 강선수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우리의 목적지가 요앞의 봉우리냐? 저 뒤에 있는 봉우리냐? 하는 것...

강선수한테 결과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냥 그때 그때의 자기 느낌대로 사는 넘...

 

 

 

 

오늘 처음으로 만난 이정표라서 한 장 담아 본다.

산고파님이 이어걷고 있는 대전둘레산길 중의 일부에 속하는 듯 하다.

 

 

 

 

나름 계룡산국립공원에 속하는 모양인데, 동학사와 갑사가 있는 그 동네와는 관리의 차원이 너무나 다르게 느껴졌다.

 

 

 

 

이번엔 또 다시 둘레길 이정목.

 

 

 

 

첫번째 목표봉우리인 백운봉.

 

 

 

 

두번째 봉우리인 관암산.

누군가 단체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는데, 내가 봐도 장소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 계곡에 가서 물놀이하며 담기로 의견을 모은다.

 

 

 

 

대장님은 관암산 오름길에 계곡으로 질러 내려갈만한 길을 찜해 놓았다면서 또 다시 쌩길을 뚫고 하산을 시작하신다.

안전제일 평화주의자인 나는 평소 돌아 가도 길을 따르자는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또 하나 산에서는 피터팬님 말을 들어 손해날 일이 없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 주저없이 따라 내려 선다.

 

 

 

 

역시~~

그다지 거칠지 않은 쌩사면을 잠시 따라 내려서다 보니 희미한 길이 나있는 것이 보이고, 어느새 희미하던 길의 흔적이 뚜렷해지더니 뻥 뚫린 공터가 나타난다.

배낭의 남은 과일을 털어내고, 이제부터는 산길이 아닌 인공적으로 다듬어 놓은 길을 따라 걷는다.

몸주위를 맴돌던 수십마리의 날벌레들도 더 이상 따라 오지 않는다.

 

 

 

 

강선수가 말하던 계곡가 음식점에 도착했다.

그런데, 자랑질하던 계곡에 물이 없다.

알탕은 고사하고 발바닥이 겨우 젖을 정도의 수량 밖에... ㅋㅋ

오늘 유난히도 땀을 많이 흘리면서도 하산해서 풍덩할 생각만 머리에 담고 있었는데, 허탈감과 땀내에 젖은 찜찜함에 어쩔 수 없이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샤워를 한다.

일이 꼬일 때는 한꺼번에 꼬이는지... 호스를 들고 이리저리 몸구석구석을 씻다가 가슴근육에 쥐가 난다. 이 넘의 저주받은 유연성....

악!! 소리와 함께 샤워하다 말고 주저앉아 한참을 주물주물...

겨우 다 씻고 보니 타월을 안들고 들어 왔네~~ 젠장!!!

대충 손바닥으로 물기를 털어내고 새옷으로 갈아 입으니 축축함이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그래도 훨씬 상쾌한 느낌이다.

 

 

 

 

샤워 들어가기 전에 세팅준비하던 백숙사진을 찍었는데, 여러 사건을 동반한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뼈만 남아 있더라~

애시당초 물에 젖은 닭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터라, 이후에 나온 닭도리탕도 감자와 야채, 국물만 조금 건져 먹고는 스폰서인 강선수한테 불평불만을 늘어 놓기 시작한다.

숯불구이 닭바베큐가 있다고 하더니 어찌된거냐? 교촌치킨 두마리를 당장 나가서 사와라...

덩달아 샷마스타도 옆에서 항의를 시작한다. 멍멍이 수육을 사준다더니 이깟 닭고기로 땡치는거냐? 등등... 빨간 머리띠를 두르기 일보직전이었다.

 

 

 

 

궁지에 몰리자 강선수가 식당주인한테 특별히 부탁해서 삼겹살 바베큐가 준비되기 시작한다.

얌얌.. 맛있네~~ 근데, 이것저것 음식을 찌끄덕대다 먹어서 그런지 많이는 못먹겠더라.

 

 

 

 

식사와 함께 쏘맥을 한잔 마시고, 배부르고 시원한 산속에 있으니 이제 졸음이 살살 온다.

강선수는 식당주인이 요 위에 짓고 있는 펜션을 보러 가자고 하는데, 나는 건축에 관심이 없으니 평상에 누워 한숨 자야겠다고 자빠져 버린다.

한선수는 배낭을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남고,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남아 있을 명분이 없어 따라 나서는 것 같아 보였다. ㅋㅋ

 

아~~ 정말....

그렇게 먹고 나서 집에 가자고 차에 올라타자 마자 샷마스타가 하는 말이 출출한데 근처에 짬뽕 잘하는 집이 있다니 한그릇씩 먹고 가자고 한다. 인간 같지 않은 넘...

결국은 빙수로 타협을 보고, 공주 설빙으로~~~

가는 길에 공주에서 공주님이 어쩌고 저쩌고 실없는 농담 따먹기.. ㅎㅎ

거대한 빙수에 팥추가, 게다가 칼로리 잔뜩일 것 같은 토스트까지 잔뜩...

오늘 산행 때 흘린 땀의 양을 봐서는 나의 경험상 무조건 2칼로는 빠졌을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산행 전과 변함이 없다.

피터팬님은 오히려 500그램 늘으셨다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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