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11. 00:22ㆍ산행일기
- 산행일자 : 2014년 2월 9일
- 산행코스 : 불광역-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승가봉-문수봉-대남문-구기탐방안내소
- 산행동무 : 수가, 풍경소리, 강선수, 샷마스타, 한선수, 권선수 (솔맨, 펭귄, 피터팬 - 뒷풀이 합류함)
순천의 풍경소리님이 1박2일간 찐~하게 서울근교산을 걷고 싶어 올라 오신단다.
경기북부의 일명 "들개" 산고파님이 그 첫날을 빡세게 돌린 후 넘겨 주신다 하셨으니, 둘째날은 비교적 강도를 낮춰서... 그리고 풍경소리님이 지난 번 불수사도북 때 남겨두었던 대남문~불광동 구간을 잇는다는 의미로 코스를 계획해 본다.
전날, 촌사람 좋아할 것 같은 김치굴전도 직접 부치고, 연유덤벅 딸기도 준비하고...
애시당초 가볍게 똑딱이를 들고 나가려던 계획이었는데 하루종일 눈발이 날리는 것을 보고 설경이 좋겠다 싶어서 대포카메라 배터리도 만땅으로 충전시켜 놓고 잠이 들었다.
당일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전날 준비해 놓은 것들을 배낭에 차곡차곡 집어 넣고, 평소 잘 먹지 않던 아침밥까지 챙겨먹다 보니 시간에 쫓긴다.
십분정도 일찍 나가겠다고 생각한 것이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가려던 찰나에 지갑을 빼놓고 나온 것을 깨닫고 다시 집으로... 아무래도 늦었다 싶어 그냥 차를 몰고 평촌역으로... 다행히 지하철은 곧바로 들어오고, 환승역에서도 계단 내려가는데 다음 지하철이 바로 들어오고...
불광역을 두정거장 정도 남겨둔 시점에 신발끈도 다시 묶고, 모자랑 장갑도 꺼내 쓰고, 카메라도 세팅을 하려는데... 카메라 전원이 안들어 온다.
이걸 어째~~ 배낭이 갑자기 천근만근 무겁게 느껴진다.
결국 한 7분 정도 늦었다.
나만 빼고 다들 진작에 도착해서 내 흉을 보는 통에 지하철 타고 오는 내내 귀가 간지러웠는데... 믿었던 피터팬님은 또 급한 일이 생겨 못 나오신다고 하니 안그래도 무겁던 배낭무게에 더해 어깨가 더욱 더 묵직해진다.
아니나 다를까, 출발한지 몇분 지나지 않아 엄한 둘레길로 안내를 하고, 나름대로 포토존에서 사진찍으라고 잠시 들렀다고 둘러대기도 하고...
오늘 보기 드문 북한산 설경을 핸폰카메라로 담고 있자니 안그래도 속에서 열불이 올라오는데, 그토록 사진 찍히기 좋아하고 나더러 사진 잘 찍는다고 칭찬해 주던 한기성씨도 오늘은 나한테 찍어달라는 소리를 안하고, 그나마 친구가 가져온 똑딱이 앞에 포즈를 취한다.
나 뒤끝 긴걸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이다. ㅋㅋ
수가님이 담아 보내 주신 단체사진. 그러다 보니 수가님이 빠졌네~
족두리봉 위에서.. 앞으로 걸어갈 비봉능선이 한눈에 들어 온다.
맨뒤로 산성주능선 부근에는 서서히 구름에 덮여가고 있고...
족두리봉 조망 포인트에서....
맘씨 좋은 풍경소리님한테 블로그 올리고 버릴 사진 있으면 처분해 드릴테니 몇장 보내달라 하니 이날 찍은 사진을 통째로 보내 주셔서 그중에 몇장 뽑아 내 폰카 사진이랑 섞어 산행기를 꾸민다.
향로봉 지나 비봉을 향해서~~
수가님 作
설경 멋지다~
비봉 아래쪽은 이렇게 지키고 서 있고...
비봉을 좌측으로 돌아서
풍경소리님과 둘이 비봉을 올랐다.
피터팬님이 전에 언젠가 비봉 오름길 별거 아니다는 말만 철썩같이 믿고 처음으로, 그것도 풍경소리님을 안내한답시고 올라보자 먼저 제안을 했는데...
산꾼들 말은 정말 믿을게 못된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닫는다.
마른바위길에서도 나같은 바위치들 한테는 결코 만만할 것 같지는 않아 보였는데, 아이젠 신은 발이 바위위 살짝 덮인 눈길에 한번 미끄러지고 나서부터는 엄한 발끝에 힘만 들어가고 발걸음이 안떨어지기 시작한다.
어찌어찌 힘들게 진흥왕순수비까지 오르긴 했으나....
행여나 돌풍이 불어와 휘청할까... 갑자기 발이 꼬여 자빠질까... 별의별 걱정 속에 비석에 바짝 달라붙어 막상 별 도움도 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 비석옆구리를 꼭 붙잡고 서서 인증샷하는 내 모습이 내가 보면서도 풍경소리님과 너무 비교되고 웃긴다.
그래도 비봉에서 내려다 본 향로봉과 족두리봉까지 이어지는 아랫능선길과
앞으로 걸어갈 윗능선길의 조망은 오늘의 최고였지 싶다.
비봉에서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여 겨우 내려오고 나니 다리가 후들거린다는게 어떤 건지 알 수 있었다. 어찌나 힘을 주었는지....
사모바위 앞에 미리 도착해 점심상을 펼친 일행과 다시 합류하여 간단한 점심을 마치고, 수가님은 구기동으로 먼저 하산을 하시겠다고 일찌감치 마음을 정하셨는데....
강선수와 샷마스타 둘이서 계속 쌈질이다. 여기서 수가님과 함께 하산을 하네.. 계획대로 대남문까지 가겠네... 한동안 니탓이네 내탓이네.. 티격태격 열댓번도 더 결정이 바뀌더니 결국, 가장 중요한 뒷풀이장소를 미리 섭외해 놓는다는 명분을 만들어 둘 다 수가님을 따라 같이 하산하기로 한다.
사모바위 이후로는 네명이 남아 진행하게 된다.
풍경소리님께 깍아지른 문수봉 바위오름길을 보여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약간 앞서간 한기성씨와 권선수는 길따라서 그대로 청수동암문으로 진행한 것 같다.
어차피 대남문에서 만날 것이라 생각하고, 풍경소리님과 함께 후덜덜한 바위길을 오른다.
이근처 어디에서 누군가 눈길에 10여미터를 미끄러져 내려가다 난간에 걸려 멈춰진 흔적을 발견하고 다시금 다리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청수동암문으로 향한 두분은 아무래도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 생각하고 이곳에서 너무 여유를 부렸는가... 문수봉 옆 산성주능선에 올라 연락을 해 보니 이미 대남문인데, 천천히 하산 시작하겠다고...
얼른 대남문으로 내려와 풍경소리님과 사이좋게 연유범벅 딸기를 나눠 먹고 우리도 바로 하산.
인기만점 풍경소리님~~
비록 여러가지 개인사정 때문에 이날 함께 산행을 하진 못했지만, 얼굴이라도 보겠다고 여러분이 또 나와 주셨다. 부럽 부럽~~
저녁식사 거하게 하고, 불광역으로 이동하여 커피로 이번 풍경소리님의 서울나들이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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