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천성산 산행기

2012. 11. 25. 14:02산행일기

- 산행일시 : 2012년 11월 24일

- 산행코스 : 내원사 - 천성산 제2봉 - 은수고개 - 제1봉과 화엄늪 갈림길에서 제1봉 방면 - 천성산 정상(제1봉) - 원효암 - 홍룡사 (택시로 차량회수)

- 산행동무 : 펭귄, 몽몽, 산여인, 샷마스타

 

10월초 재약산 이후로 얼마만에 이루어진 블벗님들과의 단체공지산행인지...

그간 간간히 개별적인 약속으로 벗님들과 산행도 하고 만남도 하긴 했지만, 왁자지껄 깔깔거리는 걸음도 걷고.. 함께 어울려 산상에서 식사를 나누는 것도 너무 오래된 일이다 보니, 언제나 즐거움이 가득했던 그 분위기가 몹시도 그리웠다.

역시나 오랫만의 다함께 만남인지라 차안이 시끌벅적, 여수로부터의 응원메시지도 도착하고, 포항에선 몸상태가 좋지 않아 합류하지 못한다는 아쉬운 소식도 전해 듣는 동안 어느덧 양산이다.

 

다른 계절이었다면, 내원사 매표소부터 내원사까지의 그 계곡길도 참 아름다웠을 법한데... 지금은 그냥 차로 쓍하니 통과하여 내원사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오르는 코스를 선택한다.

애초엔 공룡능선을 따라 제2봉까지 오르려던 계획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는 생각과 힘만 들고 볼거리에선 실망스럽다는 양이레님의 조언을 따라 조금 짧고 편한 코스를 택한 것이다.

내원사 바로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원사 방향으로~~

 

 

 

 

신라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역사 깊은 내원사.

하지만, 지금도 한창 수리 중이고 수리된 건물은 너무나 깨끗하게 반짝거려서 겉모습에서는 별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아마도 수리 중이라서인지... 물이 흘러 나오지 않아서 고인 물을 먹었다가는 해탈보다는 배탈이 날 것 같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보고....

 

 

 

 

법당스타일의 지붕을 이고 있는 귀여운 공중전화박스에도 힐끗 눈길 한 번 주고 간다.

 

 

 

 

어느덧 따뜻한 남쪽의 산에도 겨울이 시작하나 보다.

 

 

 

 

드디어 시작한 계단으로 이루어진 깔딱길... 한 30분 정도 급경사 계단을 오른다.

 

 

 

 

오늘 산행출발지인 내원사와 올라온 계곡길. 그리고 그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영남알프스의 산군들.

 

 

 

휴~~ 제2봉 도착. 사방으로 조망이 탁 트인 이곳에서 잠시 쉬며 아이스크림 하나씩 빨고 간다.

이 힘든 길을 아이스크림 장수가 어떻게 올라 왔을까? 궁금해했는데, 알고 보니 임도가 바로 아래까지 이어져 있었다.

 

 

 

 

공군부대가 주둔했었다는 천성산 정상이 저 멀리 보이고...

 

 

 

 

 

 

 

 

조금 가까워진 정상...

 

 

 

 

그리고 조금 멀어진 제2봉...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메인메뉴는 산여인님이 한땀한땀 직접 빚은게 아니라... 멸치만 다듬어 우려낸 육수에 수퍼에서 사온 백설군만두를 넣어 끓인 떡만두국.

산여인님~~ 만두국의 국물맛이 정말 최고였답니다~~ 제가 준비해 온 달걀 두알이 들어가서 화룡점정을 찍은 감이 없잖아 있긴 했지만...

그리고 굴무침과 우리 엄니가 승연이 생일이라고 준비해 주신 "소"갈비찜. 사실, 샷마스타가 차에 타자마자 돼지갈비 싸왔냐고 물어봐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제2봉에서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의 좌측에는 임도가 나란히 뻗어 있었다.

처음엔 이 임도가 제2봉을 거쳐 정상까지 이어지는 그 임도인 줄 알았는데, 제2봉으로 연결된 임도와 정상으로 연결된 임도가 각각 다르고 연결이 안되더라는 것.

얼핏 이 길을 따라 편안하게 걸어 볼 생각을 했는데, 심한 알바를 할 뻔...

 

 

 

 

정상가는 길목인 은수고개.

내내 선두에서 걸음을 이끌던 산여인님이 갑자기 이곳에서부터 너무 표나게 후미로 쭉 빠지신다.

혹시 지뢰밭이 가까와 오기 때문에 그러는거 아니냐고 캐물었더니 절대 아니라고 하신다.

 

 

 

 

 

 

 

 

 

 

 

 

 

 

 

 

이곳 지뢰지대가 시작하는 갈림길에서 철조망의 좌측으로 따라가면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군부대입구로 향하고, 우측으로 돌아가면 화엄벌 뱡향이다.

결국, 제2봉에서 이어진 길이 정상을 가운데 두고 이곳에서 좌우측으로 갈라졌다가 반대쪽 원효암에서 다시 합쳐지는 형태다.

그 중간에는 두개의 길이 연결되는 지점이 없다. 모두 지뢰지대와 그를 둘러싼 철조망에 막혀 있다.

 

 

 

 

우리는 철조망이 쳐진 등로 옆을 따라 정상방향의 길을 선택하여 가던 중, 바로 내 뒤에서 걷고 계시던 펭귄님이 악!! 하면서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신다.

뒤돌아 보니 날카로운 철조망의 가시에 귀를 스치며 부상을 입으신 것... 일단 휴지로 피를 닦아 내고...

 

 

 

 

부대입구에서 몽몽님의 응급키트로 지혈과 밴드를 붙이고...

이후로 천성산의 정상은 제1봉이란 어정쩡한 이름에서 "귀떼기펭봉"이란 사연이 가득한 이름으로 불리우게 되었다는 전설~~

이쯤 되면 절대로 정상을 포기할 수 없는 명분이 생긴다.

 

 

 

 

 

 

 

 

저 철문 안에 있다는 천성산의 정상. 가끔 행사가 있을 때면 개방을 하고, 내년 1월에는 완전개방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는데... 철문 옆에 바로 철조망이 뜯긴 구멍이 있더라~

 

 

 

 

화엄벌의 시원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이곳 정상에서 내려다 본다.

이 자리에서 바로 내려설 수 있다면 불과 몇백미터 밖에 되지 않는 거리지만, 합류지점까지 나갔다가 다시 1.7킬로 정도를 반대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상황.

그래서 이번에는 시간관계상 화엄벌을 들리는 것을 포기하고 이 모습으로 만족한다.

 

 

 

 

 

 

 

 

우리나라의 특별했던 역사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일로 이해는 하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볼 때마다 아쉽고 안타까운 모습들일 수 밖에 없다.

 

 

 

 

 

 

 

 

이제 귀떼기펭봉을 뒤로 하고 원효암까지 이어지는 임도길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원효암. 내원사에 부속하는 암자라고 한다.

이곳부터는 다시 산길을 따라 홍룡사 방향으로... 시간이 여유있었다면 들렸을 화엄벌도 이곳에서 다시 길을 바꾸어 올라가게 된다.

 

 

 

 

 

 

 

 

홍룡사 도착.

양산콜택시에 전화를 해놓고 살짝 둘려보려고 했는데, 하필 홍룡사입구 마을에서 마침 시동걸고 출발하시려는 기사님께 연결이 되어 5분도 안되어 올라 오시는 바람에 부랴부랴 배낭둘러 메고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홍룡사->내원사 택시비는 넉넉히 15,000원을 드리고 차량회수.

내원사계곡가에 있는 산마루라는 음식점에서 양념맛이 끝내주는 닭볶음탕 두접시와 볶음밥으로 푸짐한 저녁을 먹고 서울로 출발~~

'산행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몽가북계 심설산행기  (0) 2012.12.09
기금거황 환종주 산행기  (0) 2012.12.02
첫눈맞이 태백산행  (0) 2012.11.18
지리산 서북능선  (0) 2012.11.11
북한산 단풍산행  (0) 2012.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