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허브아일랜드

2012. 3. 25. 00:38일상에서...

2012년 3월 24일.

 

다음 주말, 여러 블벗님들과 부산으로 1박2일 여행을 가기로 해 놓고 일정표를 들여다 보다 장모님 생신과 겹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미리 미리 확인을 했어야지.... 노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서 그만 깜빡하고, 앞장서서 멤버까지 다 구성해 놓은 마당에, 게다가 중요한 것인 내가 꼭 가고 싶은 여행이란 사실이다.

할 수 없이 궁리 끝에 생각해 낸 것이 처남들을 비롯한 온 처가식구들이 모이는 다음 주말에는 가고 싶은 부산으로 튀는 대신에, 한 주 앞서서 따로 장모님을 모시고 애정과 물량 공세를 퍼붓는 작전을 펼치기로 했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금요일 저녁 퇴근 후, 엄청나게 막히는 길을 뚫고 처가집으로 가서 장모님을 모시고 오는 것부터 작전이 시작되었다.

보통은 차안에서 묵묵히 운전만 하는 나인데, 살갑게 이야기도 건네고... 집에 와서는 최신 3D TV로 신기한 입체영화도 보여 드리고...

 

하룻밤을 보내고 토요일 아침, 다음주 수학여행에서 보일 장기장랑 준비를 한다는 승연이만 빼고 온 가족을 차에 태우고 포천으로 향한다.

일단, 뱃속이 든든해야 노는 것도 더 즐거울테니 이동갈비로 점심을 먹으러 간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가던 그 집으로....

 

요렇게 숯불을 지펴서...

 

 

 

 

요렇게 구워 먹었다.  배불리...

 

 

 

 

점심을 먹고 나서 두번째 일정은 얼마전 산고파님을 통해서 알게 된 신북온천.

유난히 물이 매끄럽고 좋아서 과거에도 장인, 장모님 모시고 여러번 갔었던 곳인데, 언젠가부터 재정문제 때문에 영업을 중지한 이후로 몇년 동안 못 가봤었다.

재개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조만간 가보리라 마음을 먹었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 물맛을 다시 보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집 여자들... 목욕탕에 들어만 가면 기본 세시간, 나는 길게 해 봐야 한시간. 차이나는 시간을 어디선가 때워야 하는데....

산고파님의 추천대로 신북온천 뒷산인 종현산에 올라 망원경으로 여탕이나 훔쳐 볼까도 생각해 봤지만, 어젯밤 눈이 내려 산정에 쌓여 미끄러운데다 시간이 조금 부족한 듯 싶다.

어차피 온천 이후 일정은 근처에 있는 허브아일랜드로 모셔 밤에 하는 불빛축제의 야경을 구경시켜 드릴 생각이었는데, 해 있는 낮에 혼자 여유롭게 먼저 구경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구해 놓은 새 픽처스타일을 세팅하고 테스트겸 카메라 들고 한바퀴 돌기 시작한다.

 

 

 

 

 

 

 

 

 

 

 

 

허브 아일랜드에 허브나 팔아 먹는 곳 아닐까? 별 볼 것 있으랴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했는데.... 서서히 빠져 든다.

게다가 요즘 들어 왜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이쁜 것들이 좋은지.... 곳곳에 눈길이 가기 시작한다. 집 꾸며 놓은 것 하며, 여러가지 다양한 소품들....

 

 

 

 

 

 

 

 

 

 

 

 

기념품과 선물가게 앞에서... 그런 곳에 들어가는 것을 별로 좋아 하지 않는데, 밖에서 살짝 들여다 본 모습이 너무 이뻐서 둘러 보기로 한다.

 

 

 

 

 

 

 

 

 

 

 

 

마침 가게 앞쪽에 흡연구역이 보이길래 잠시 쉬었다가 본격적으로 구경을 시작한다.

참... 얄밉게도 이쁘게 꾸며 놓았다.

 

 

 

 

 

 

 

 

 

 

 

 

 

 

 

 

 

 

 

 

 

 

 

 

이 많은 물건들을 다 어디서 구해 왔는지... 신기하다는 생각도 해 보고...

 

 

 

 

 

 

 

 

 

 

 

 

풍경소리님이 특허낸 포즈인데.....

 

 

 

 

그냥 하늘의 구름이 이뻐서....

 

 

 

 

 

 

 

 

중앙무대로 내려오는데 그다지 눈길이 가지 않는 밸리댄스 공연을 하고 있다.

 

 

 

 

 

 

 

 

 

 

 

 

온실로 들어가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얼은 몸을 녹이며 접사 연습을 또 한동안 해 보지만, 꽃술에 들이대는 접사는 역시 빛과 삼각대가 있어야 제대로 표현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나온다.

탐론 60mm 매크로 렌즈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도 고민해 본다.

 

 

 

 

아까 온천에 우리집 여자들을 먼저 내려 주고 나온지 3시간이 넘게 흘렀는데, 아직도 두시간은 더 할 기세다.

한시간 후에 문 닫는다는 말을 전해 주니 투덜대며 그 때 맞추어 나온단다.

나도 사우나권만 끊고 들어가서 폭포탕, 마사지탕, 이벤트탕, 야외온천탕 등등... 탕이란 탕에는 모조리 몸을 다 담궈보고 샤워까지 하고 나오니 딱 40분이 흘렀다.

그나저나 정말 여기 물은 예술... 비누칠을 하지 않아도 온몸이 매끈거린다.

 

 

 

 

가족들을 다 픽업해서 다시 허브 아일랜드로 옮겨 온다.

 

 

 

 

천상 여자, 꽃과 이쁜 것을 좋아하시는 장모님... 실내화원에 들어 와서는 꽃향기에 취하기 시작하셨다.

 

 

 

 

 

 

 

 

하늘은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곳곳에 불빛이 어둠 속을 화려하게 밝히기 시작한다.

 

 

 

 

 

 

 

 

차에서 삼각대를 가져 왔어야 하는데... 광량이 생각보다 부족하다.

조리개를 다 열어도 셔터속도가 나오질 않고, 오히려 불빛이 뭉개지면서 제 색상이 살아 나질 않는다.

 

 

 

 

 

 

 

 

 

 

 

 

 

 

 

 

 

 

 

 

 

 

 

 

 

 

새로운 픽쳐스타일 때문인지... 자동 화밸의 맹점인지... 가끔 보이는 노란기운에 묻여 탈색되어 버린 초록을 어떻게 구해낼 것인가 하는 고민이 또 시작된다.

참으로 오묘하고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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