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23. 19:09ㆍ여행일기
마음 같아서는 한달이고 두달이고 더 있을 수 있겠다.
집 떠나온지 2주 정도가 되어 가니 빨래거리도 쌓이고... 제주에 빨래방은 과장을 조금 보태 편의점 만큼 많지만, 이용하는 과정도 복잡하고 좀 찜찜한 느낌도 들어서 양말 몇 개만 손빨래를 하였다.
무엇보다 업무환경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다 보니 회사업무에 집중이 되지 않고 수동적인 대응만 자꾸 하게 되는 걸 깨달았다.
하루 이틀 더 머문다고 떠나는 아쉬움이 없어질 것도 아니고, 만약 아쉬움도 하나 없이 떠난다면 그 여행이 과연 백점짜리 여행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아쉬움을 많이 품고, 숙소연장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짐을 쌌다.
앞으로의 일상 속에서는, 어느날 또 짐을 싸서 제주로 훌쩍 떠나는 상상을 하며 지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리라.
제주를 떠나는 날,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가는 지름길인 516도로와 1100도로에는 눈이 내려 도로가 통제되었다.
할 수 없이 우회하여 중산간도로를 통해 제주항으로 가는데, 운전중에 창밖으로 보이는 설경이 또 예술이었다.
채훈이네서 먹었던 고사리육개장의 맛이 너무 희안해서, 제주항 근처의 고사리육개장 맛집을 찾아 갔는데 대기줄이 너무 길어 포기했다.
안그래도 우회하느라 시간을 지체했는데, 기다려서 점심을 먹을 여유가 없었다.
4번 부두로 찾아가 오래 기다리지 않아 차를 배에 실은 후, 셔틀버스를 타고 승선수속을 하러 터미널로 이동한다.
이번에는 낮에 출발하는 선편이라 배에 올라 여기저기 둘러보며 구경을 한다.
오~ 여기 타이타닉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 같아.
굿바이~ 씨유어게인~
제주로 들어 올 때와 달리, 나가는 배를 목포행 퀸제누비아호로 택한 이유 중에 하나가 1인 캡슐룸이었다.
마루바닥 선실과는 천지 차이로 아주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또 다른 큰 이유로는 운행시간대, 가능한 몸이 깨어 있는 시간대에 움직여 당일로 집까지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내 침대는 2층에 있는 자리였고, 평일이어서 그런지 아래도 옆에도 빈 자리가 많았다.
제주 다녀와서 올린 글을 읽고 의정부 산모씨한테 톡이 왔다.
숙소의 냉장고 탱크소리는 코드라도 뽑아 놓지.. 본인 탱크 소리는 어쩔겨~ 코드를 뽑을 수도 없고.
혹시라도 내가 자는 사이 소음이 발생해서 피해를 보신 분들이 내 주위에 계셨다면 죄송하다 말씀 드릴 수 밖에.
한숨 푹 자고 일어나 핸드폰을 열어 보니, 진도를 지나 신안 앞바다를 지나고 있었고 일몰시각이 임박해 있어 갑판에 나가 보았다.
바람이 어마무시하게 불어 대서 핸드폰을 들고 있는 손을 놓칠 뻔하기도 하고, 물방울이 뺨을 세차게 계속 때린다.
도저히 버티기 힘들어 얼른 철수.
목포항에 접안할 즈음, 차량운전자는 차로 가서 하선 준비를 하라는 방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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