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21/12/30-실버클라우드호

2022. 1. 13. 16:50여행일기

제주에서 한달살기...

언제적부터 머리속으로만 꿈꾸어 왔지만 선뜻 나서기에는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았다.

어쩌면 그것을 핑계로 내 삶의 패턴에 변화를 주기 싫었는지 모른다.

후자가 맞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자 오기가 생겨 일단 해보자는 결심이 선다.

이왕 가기로 한 것, 새해를 제주에서 한 번 맞이해 보자.

다행히 뜻이 맞는 동반자도 생겼다.

 

배멀미 전력이 있어서 제주항까지 항해시간이 가장 짧은(약 2시간30분 정도) 완도항을 승선지로 택했다.

완도까지 장시간 운전을 하고 내려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긴 했지만, 육지에서의 장거리운전은 아직까지 나한테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짐 챙길 것도 없이 이불장, 옷장, 신발장, 욕실장 그리고 사무실 업무장비 등등, 집과 사무실에서 생활하던 살림 그대로 싹 털어서 여행용 가방 몇 개에 나누어 담아 차에 때려 싣고 완도로 출발.

 

 

듬직하게 생긴 실버클라우드호.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마어마하게 큰 배였다.

 

 

배에 차를 처음 실어 보는지라, 아주 넉넉하게 자정쯤에 도착을 하여 승선수속을 하니 벌써 차를 싣고 있는 중이라고...

관계자의 지시에 따라 재빨리 캠핑카들 뒤로 줄을 섰지만, 뒤늦게 온 다른 차들은 들여 보내면서 내 차를 비롯한 카니발 외 비교적 덩치 큰 차들은 옆줄로 빼서 줄창 대기를 시킨다.

특대형화물차도 들어가고, 일반승용차도 들어가고, 중형 SUV/RV차들도 들어가고... 카니발들만 열외다. ㅠㅠ

차량선적 담당자들이 선박내에서 차량들을 가지고 중량균형을 맞추기 위해 테트리스를 하며 이리저리 끼워 맞추고 있는 모양이다.

항해안전을 위한 조치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약 1시간반 좀 넘는 기다림 끝에 겨우 주차자리를 할당 받고 주차를 하니 인부들이 후다닥 달려 들어 네바퀴를 모두 선체바닥에 꽁꽁 묶는다.

 

 

여수나 목포에서 출발하는 배에는 1인용 침대객실이 있는데, 완도에서 출발하는 실버클라우드호에는 2인실부터 침대객실이 있어 혼자 여행하는 나는 아예 예약 자체가 불가능했다.

2등의자 또는 2/3등 마루형객실 밖에 선택할 수 없어 마루를 선택했는데, 딱딱한 바닥에 누워서 가는 것이 힘들었다.

게다가 파도가 높아서 그랬는지, 누운 상태에서 몸이 들썩일 정도로 배가 흔들려서 멀미도 났다.

돌아오는 배편은 목포로 가는 퀸제누비아호의 1인 캡슐침대칸을 탔는데, 약 5시간의 더 긴 항해시간에도 오히려 나는 편하게 왔다.

반면, 내 근처의 1인침대실에 계셨던 분들은 내 코골이 소리에 고통스러우셨을지 모르겠다.

파고가 덜했던 영향도 있는 듯 하다.

 

제주항에서 빠져 나오자마자 제주 3대 해장국중에 먹어보지 않은 모이세해장국집으로 가서 지난 밤새 꼬인 속을 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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