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해변길 5코스 (노을길)

2015. 12. 21. 14:39여행일기

- 날짜 : 2015년 12월 19일

- 걸은 코스 : 대하랑 꽃게랑 인도교 - 백사장항 - 기지포 - 두여전망대 - 방포 - 꽃지, 그리고 운여해변

- 함께 걸은 동무 : 펭귄, 샷마스타

 

한동안 솟구치질 않던 산행에 대한 의욕이 타오르기 시작해서, 이번 주말에는 수리산 내지는 청계산을 길~게 걸어 보려고 맘먹고 있던 차에 L님의 전갈이 들어 왔다.

"이번 주에 별 일 없으시면 청계산 한 번 갈까요?" 라고 내가 먼저 선수를 쳤지만, 태안 해변길 어쩌고 저쩌고 하는 꼬임에 결국은 넘어 가고 말았다.

그러더니 D day -1 에 심한 감기몸살이 와서 정작 본인은 못가신다고 하니... 이런 황당한 일이 있을데가 없었다.

하긴, 그렇게 꼬임수까지 쓰며 가고 싶었던 곳을 못가게 되어 가슴앓이 하고 계실 본인은 또 얼마나 원통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보니 나의 황당함은 많이 상쇄가 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행선지를 산행으로 바꾸네 마네 하다가 마땅한 대안이 나오지를 않자, 그냥 원안대로 가는 쪽으로 당일 아침 만나 차안에서 1분만에 결정이 되고....

나는 겨울바다에 뭐 특별히 볼 게 있겠나 싶어, 운동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혼자 묵직한 배낭을 메고 걸음을 나선다.

 

우리가 걸어갈 방향은 남쪽의 꽃지방향인데, 바로 뒷길 역방향으로 드르니항과 백사장항을 연결해 주는 대하랑꽃게랑 인도교가 눈길을 끈다.

오늘 시간이 넉넉하다고 하니, 잠시 뒤로 돌아 다리를 구경하고 돌아 나오기로 한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백사장항의 모습.

 

 

 

 

 

 

 

 

 

 

 

 

다리를 건너 드르니항 앞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 나와 백사장항에서 본격적인 트래킹을 위한 준비를 한다.

 

 

 

 

출~ 바~ 알!!!

 

 

 

 

2011년, 꽃지에서 시작하는 안면송길이란 트래킹 코스를 걸을 때에는 표지판도 거의 없어서 길 찾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 태안해변길은 길 잃으면 바보소리를 들을 만큼 안내가 잘 되어 있었다.

 

 

 

 

진짜 그냥 하루 때우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폭신한 소나무 숲길을 걷다보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막 좋아지기 시작한다.

펭귄님은 솔향을 맡아 보라고 하시는데, 이상하게 나한테는 느껴지지가 않는다.

새소리도 들린다고 하지만, 그 소리도 들리지 않고...

코도 막히고 귀도 막힌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ㅎㅎ

 

 

 

 

 

 

 

 

빈 의자를 담고 계시기에 슬그머니 가서 앉아 보았다.

변변치 못한 모델이지만 사람이 있는 것이 그림이 좀 더 낫지요?

 

 

 

 

백사장해변의 끝, 삼봉해변과의 경계에는 삼봉이 위치해 있는데, 역광에 빛나는 실루엣이 자꾸만 눈길을 잡아 당긴다.

 

 

 

 

삼봉절벽의 아래 쪽 해변에는 거대한 무언가가....

 

 

 

 

백사장해변의 송림을 뒤돌아 본다.

 

 

 

 

길은 숲길을 걸을 수도 있고, 해변으로 나가 모래사장을 자유로이 걸을 수도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이제 숲길에서 벗어나 바다를 옆으로 걸어 보기로 한다.

 

 

 

 

 

 

 

 

 

 

 

 

 

 

 

 

 

 

 

 

 

 

 

 

 

알고보니 이곳이 국립공원관할이라고 한다.

어째 안내도 잘 되어 있고, 안전/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했더니...

 

 

 

 

기온이 낮아 위아래 내의까지 껴입었더니 해가 오르면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겉옷을 벗으면 춥고, 입으면 땀이 나고... 비니를 벗으면 귀가 시린데, 쓰면 머리에 김이 나고...

절충하여 겉옷은 그냥 걸친 채로 지퍼를 열고, 비니는 머리에 그냥 얹고만 가기로 했다.

 

 

 

 

 

 

 

 

제주의 형제섬 같은 느낌이 드는 섬이 보인다.

 

 

 

 

 

 

 

 

근처에서 커피를 한 잔씩 마시며 쉬어 가는데, 이미 이곳 해변길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어린왕자가 생각 나서 길게 담아 보았다.

 

 

 

 

두여해변 전망대에 올라 섰다.

지층운동에 의해 형성된 신기한 형태의 습곡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가 풍경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거의 평지로만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했던 이번 코스가 후반부에 몇개의 작은 야산을 넘게 되어 있었다.

운동량 부족은 커녕 이제 힘이 부친다는 생각이 들 무렵, 꽃지의 명물인 할아비 할미 바위섬이 눈에 들어 온다.

 

 

 

 

 

 

 

방포와 꽃지를 이어주는 꽃다리 인도교.

 

 

 

꽃지의 최고명물은 할아비할미 바위이지만, 사람도 너무 많고 복잡해서 빙둘러 해변으로 나가 본다.

 

 

 

 

여기서 5코스는 끝!!  6코스 샛별길이 시작된다.

 

 

 

 

꽃지해변을 담아 본다.

 

 

 

 

 

 

 

 

 

 

 

 

생각보다 훨씬 좋았던 노을길을 걷다 보니 그만큼 시간도 많이 걸렸고, 일몰시각까지 시간이 남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오히려 서둘러 운여해변으로 출발해야겠다는 것으로 바뀌고 말았다.

일몰 시간을 적당히 여유있게 맞추어 도착한 운여해변...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리고 유명한 그 일몰장면을 따라서 나도 카메라에 담아 본다.

 

 

 

 

악어???

 

 

 

 

여기저기에 내놓는 사진상으로는 와~ 하면서 근사해 보이지만, 실제 촬영하는 모습을 보면 약간 실망을 할지도 모른다.

 

 

 

 

해가 넘어가고 나서 몽환적인 분위기의 운여해변 앞바다.

이 곳이 마음에 든다.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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